오늘은 첫날 이었습니다.
제게는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정식으로 일하는
첫날이었고
우리 반에서 1년을 함께 지낼
1학년들의 첫날이었고
전학가기 전 마지막 일주일을 보낼 우리 안이에겐
엄마와 아빠없이 보내는 첫날이었습니다.
저는 입학식을 위해 1년에 몆 번 안하는 화장을 하고
치마도 입고 출근했습니다.
우리 안이가 봤다면 일년 중 얼마 없는 일이라
한참 엄마를 치겨세워줬을거예요.
입학식에 온 아이들도 형님이 됐다는 자부심으로
눈을 반짝이며 입학식에 참여했습니다.
우리 안이가 입학할 땐 코시국이던지라
줌으로 간단히 인사를 하고 끝났어요.
우리 안이도 입학식을 했다면
오늘 온 아이들처럼 의젓하려고 노력했겠지요?
아이들 사이로 1학년 안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한 상상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올해 만난 아이들은 표정이 밝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얼굴들이었어요.
질문도 당차게 하고
선생님과 벌써 밀당을 시도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
착하고 예쁜 아이들을 만난 것 같아서
저도 기뻤고 아이들과 재미난 추억을 쌓으며
예쁘게 키워야겠다 생각했답니다.
안이는 오늘 부모없이 첫날을 준비했습니다.
6시에 일어나 스스로 준비를 다 하고
일찍 학교에 갔다고 합니다.
3학년 담임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듣고
신학기에 대한 실망이 컸는데,
막상 만난 선생님이 키 크고 잘생기신데다
상냥하고 친절한 분이라며 두근두근해 하고 있습니다.
엄마아빠의 빈자리를 가득 채워주시는
선생님을 만나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저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첫날이면서
익숙함과는 한발씩 떨어진 생활이 시작된 날.
불안하고 떨리는 시작이지만
우리가 우리의 힘이되고
의지가 되는 단초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