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여물어가는 7월 / 주응규]

in hlee6917 •  last year 

[청포도 여물어가는 7월 / 주응규]

임 사랑하는 넝쿨진 가슴이
알알이 멍울지는 칠월에는
푸르디 시린 눈물을
차마 흘릴 수 없습니다

푸른빛 철철 물결치는 강(江)에
눈물을 떨궈본들
임께서 알아볼 리
만무(萬無)하기 때문입니다

덩굴진 가슴 갈래갈래
샘솟는 사랑이 송아리를
볼땀스레 맺었습니다

칠월을 새파랗게 씻기는 장맛비
청포도 속살 깊이 파고들면
옥구슬 빛 청아한 자태로
연가(戀歌)를 부릅니다

칠월의 뜨락에 다래다래 열려
임 바라기를 하는
청포도의 순결한 사랑은
임께서 쏟아붓는
애련(愛戀)한 볕에
새금새금 여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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