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위로 / 한재선]

in hlee6917 •  last year 

[바람의 위로 / 한재선]

괜시리
사소한 일로 마음에
허기가 찾아드는 날이면

하던 일 내려놓고
앞산 오솔길로 마음이 먼저
길을 나섭니다

실타래 같은 상념은
앞서거나
뒤에서 머뭇거리고
한구석에 담아놓은 쓸쓸한
기억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
그 자리에 머물다가
흩어졌다가
함께 걷다가

망초 꽃대에 걸터앉은 바람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배시시 입꼬리 올리며
하얀 꽃향기 사르르
채워집니다

오솔길을 유유히 날아가는
한쌍의 새처럼
가벼워지라고
사랑하라고
감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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