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은 살아있음을 알게해준다.
한동안 심적으로 불편했다.
그래서 미친듯이 책을 읽었다. 눈이 침침해지니 더 나이 들기 전에 더 많이 읽고 싶기도 했다. 인문책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지만, 마음 한곳에 찜해두고 멀리했던 '왕좌의 게임'을 이참에 읽었다. 드라마를 한 번 더 본 느낌이었다. ;;
책만 읽고 있으니 치매걸릴것 같았다.
아프리카로 나를 이끌어주었던 커피. 커피 익어가는 시절 농장에 커피따러갈 겸 킬리만자로가 있는 모시로 떠나기로 했다.
오토바이 타고 갈련다. (잔고장으로 10일 동안 운행도 못했는데, 전선 끊어지고 갑자기 앞바퀴 쇼바 실린더가 터져서 오일이 샜다.) 몇일간 수리를 맡겼는데 부품이 없어서 못고친다고 한다. 흐르는 오일 맞고 갈 요량으로 달리는데 계속 흘러서 오른쪽 바지는 까매졌다. 언제 다 나올려는지...
어제 토요일 아침에 출발했다. 가죽잠바와 바지가 필요했지만 없으니 달리는 바람에 무릎이라도 보호하고 싶었다. 가까운 마트에 가서 물 하나 사고 비닐봉지 두개를 갖고 나왔다. 이 층에 올라가 바지속에 봉투를 대고 바늘로 꿰맸다. 마침 반짇고리가 있었는데 바늘이 너무 작은게 들어있었다. 바늘귀에 실 넣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정말이지 실을 입으로 빨면서 십분은 고생했다. 정말 우연히 실이 꿰졌다.
먼저 바가모요(Bagamoyo) 라는 항구도시로 갔다. 바가모요는 탄자니아 3대 항구다. 다레살람 탕가 바가모요. 오래전 노예무역으로 유명했던 유적이 많고 독일의 식민지 유적이 있다. 이 항구를 개발하는데 중국이 투자한다는데 이번엔 딱히 둘러본 곳이 없어서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운 해변만 보고 점심과 함께 맥주만 마시고 왔다.
날은 흐리고 몸도 피곤한데 가끔있는 구글지도의 오류로 숙소를 찾다 힘빼고 멋진 카페에서 커피마시다 엎드려 졸았다.
작은 도시에 무너진 빈 건물과 사람이 살고 있는 낡고 초라한 집들이 묘하게 편안하다. 다레살람의 번잡함도 없고 삐끼들의 귀찮음도 없다. 음치나라고 부르지도 않고 그냥 편안하게들 대해준 느낌이었다. 여느 시골에 다닐 때 보다 편안함이 있는 도시였다.
유일하게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말걸고 라삐끼(친구)라고 부르며 주먹치기 하고 악수한곳은 어촌수산시장에서 였다. 오토바이를 보고 10여명이 몰려와서 자기들 끼리 이야기를 한다. 빠르냐고.. 이거 23년 된 할배라 겁나게 늦다고...근데 좋다고..
이런곳에선 사진 찍기도 미안했다. 그래도 찍고 싶은 마음에 몇 장 찍었다.
여기서 고기를 기름에 튀겨서 판다.
노예들이 팔려갈 때 보라고 만들어 놨다는... 노예가 성당까지 도망치면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
대략 이곳저곳 주변을 둘러보고 미리 정해놓은 숙소에 일찍들어와서 저녁도 거르고 잤다.
오늘 아침을 먹고 루소토(Lushoto)로 향했다. 구글로 찍으니 258km에 4시간 50분 정도 나왔다. 일찍가면 오토바이로 가도 세네시면 도착할듯했다.
중간에 두 번 쉬면서 천천히 달리는데 12시 반쯤에 길에서 체인이 끊어졌다. 체인엔 연결부위가 있는데 이곳 핀이 빠져서 끊어졌다. 황당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했다. 땡볕에 한시간 가까이 끌고 갔다. 작은 오르막을 오를 땐 땀 좀 흘렸다. 언덕에 있는 마을로 오르는 중간쯤에서 쉬고 있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 말을 걸더니 올라갈 때 뒤에서 밀어주며 수리점 까지 함께했다. 고마워서 천실링 줬다. 땡볕에 오토바이 끌고 마을을 걸으면 기분 좋다;;. 이렇게 걸으면 말 거는 사람도 많고 안됐다는 듯이 바라본다. 타고갈 땐 그냥 휙 지나칠텐데......
루쇼토 입구를 놓치고 멍때리며 달리다가 한시간을 더 달렸다. 돌아와서 언덕을 오르다 보니 5시가 넘었다. 얼마나 춥던지... 저녁 6시 조금 넘어서 숙소에 들어왔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니 얼었던 몸에 생기가 돌고 배가 고프다. 이곳은 지금 12도. 해발 1370m다. 식후에 프링글스 8500실링.(4200원)
이곳도 독일식민지 시절 휴양지라서 그런지 서양인이 많다. 탄자니아에 있으면서 제일 많이 봤다. 그런데 이들중 많은 이들은 텐트를 치고 머물고 있다. The Lawn's Hotel 하룻밤 $25. 텐트는 $10. 내일은 좀 싼방으로 ...
공기좋은 산장에서 할 일이 없으니 스팀이 생각났다.
오토바이 여행 좋으다 좋아요~~~^^
저도 꼭! 하고 싶은 여행 방식 이에요
그런데... 난 가족이 있네?ㅡ ㅡ; ㅎㅎ 쉽진 않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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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으시면 캠핑카죠...ㅋㅋ 스팀많이 올라서 꼭 장만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멋모르고 간곳이 완전 비포장이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역쉬 차가 좋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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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예요!!! 신기한 경험의 연속이네요. 커피를 직접 따러 가신다니! 바지에 비닐을 달 생각을 하시다니!! 어떻게 땡볕에 걸으시나 했는데 남반구란걸 잠시 잊었군요ㅋ
숙소는 완전 시골에 있을 줄 알았는데 와인에 스팀이라니, 완전 시골은 아닌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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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터넷이 잘 안되는 곳에 있으니 잘 안들어오게 되더라구요.
루소토라는 곳은 산 정상에도 마을이 있는데 그곳까지 전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산골짝이 3G가 더 잘 됩니다. 놀라울 뿐이네요.
오늘은 속에 바지까지 껴입고 비닐댄 옷을 입었는데 무릅이 너무 시립니다..ㅠ
남반구라 아직 완전 뜨겁진 않지만 ㅎㅎ 걸을 때 헬멧밖은 겁나게 뜨거웠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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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 써주셔서 너무 반가워요. ㅠㅠ
자주 써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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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ㅎ 힘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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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절 번창했던 건물은 어느새 시들어가고, 노예 신분이었던 사람들은 그냥 한결같이 살아가는군요. 오토바이 여행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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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나마 유적이 남은 곳이 이곳이라네요...유적이 별로 없는 탄자니아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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