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하러 한시간 나왔다.

in il-diary •  7 years ago 

이렇게까지 움직인건 첨이다.

진작부터 생각했던 일인데 게으름과 혹시나 하는 애매한 마음에 오늘에야 갑자기 뱅기표하나 사겠다고 나왔다. 요즘은 계속 인터넷이 하세월이다. 은행앱은 아예 열리지도 않고 포털은 십분은 기다려야 얼굴을 볼 수 있다. 사실 꼭 인터넷이 연결되야 사는건 아닌데 이게 참으로 사는 맛을 좌우한다. 벗어나야지 벗어나야지 하면서도 허전하게 빠지는 매력이 있다. 인터넷안돼도 나름 잘 지냈었는데...

한시간을 나와도 딱히 의자에 앉아서 커피한잔 마실곳이 없어 뻘쭘뻘쭘 한바퀴를 돌았다. 맥주겸 식당겸 운영하는 길가 열린 식당에 들어와 먼지 풀풀맞으며 시간을 보낸다. 해 떨어지면 노을보며 가련다. 이십여분만에 맥주컵에 빠진 파리는 6마리, 나중엔 미워서 걍 냅뒀는데 다른 놈이 또 빠진다. 손가락으로 건져내고 다 마셨다. 십분을  헤엄치던 파리는 취하지도 않았는지 잘 날아간다. 음주운전 무사하실...

두어달전에 먹고 버린 수박씨에서 싹이 나와 수박이 3개나 열렸다. 그중에 하나는 주먹만한데 옆집 단원이 점심때 보고나서는 나보고 저거 알았냐고 묻는다. 나는 꽃 하나 피는것 까지 매일 보는데 말이다. 모래 땅에서 저절로 수박이 열린다고 좋아하면서 뭐라뭐라한다. 나는 가끔 물도 주고 매일같이 인사하는데 말이다. 물론 처음엔 물을 안줬다. 수박이 모래 밭에서 살아남을지 말라 죽을지 궁금했다. 내가 심은 상추는 이미 오래전에 몇일 비운사이에 벌래가 다 먹어버렸다. 두번을 심어서 한 잎도 먹지 못했다. 그리고 그자리에 어디서 날아왔는지 파파야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 파파야를 잘 키워서 열매한번 맺혀볼까나... ㅎ 그럼 몇년을 여기 살아야겠넹... 그러기 위해서 담주엔 킬리만자로 입구에 다녀올 예정이다. 흠...입구까지만...ㅠ 

일주전만해도 비가 와서 땅이 파이고 수렁이 생겨 트럭 수십대가 길에 묶여있었다. 그땐 비포장 다니는게 재밌었다. 지금은 마른 비포장길이라 차들이 다닐때마다 엄청난 먼지가 날린다. 목으로 눈으로 입으로 ... 비나 왔으면 좋겠다. 미세먼지 없는 곳에 산다고 좋아하다가 먼지한번 먹고나면 젠장이다...오늘도 차만 보인다...

그래도 행복한 하루다. 오늘이 보름인가... 달밤에 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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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6마리 ㅋㅋㅋ 파리랑 나눠마셨네요 ㅋㅋ
나름 수박에 정성을 다해서 두통 나온거군요 ㅎㅎ 파파야나무자라는거 너무 신기합니다. 파파야 열리면 사진 꼭 올려주세요^^ 인터넷이 잘 안되니 힘드실런가 ㅜㅜ.

ㅋㅋㅋ파파야 이 나무에서 열리는거 보실려면 오랫동안 묵은친구 합니다. ㅎㅎ

숯 포스팅 이후로 아무런 소식이 없으시어 궁금하던 차에 포스팅을 주셨습니다. 한국 가시려고 비행기표 사러 외출을 하셨는지요?

한국은 아니구요.
엘에이 다녀올일이 생겨서 몇일 다녀올렵니다. 한인마트갈생각만납니다. ㅎ
감자탕~~

  ·  6 years ago (edited)

태극에 오심 제가 감자탕 쏩니다. 맛난 감자탕이요! 다레살렘에서 LA가시려면 노선을 어찌 만드시나요? 한국들려서 가십니까? 아님 두바이 경유 엘에이루요?

맥주도 그곳에선 귀한가봅니다. 파리랑 나눠마실 수도... 음주운전이라니 탁월한 표현이시군요 ㅋㅋㅋ 수박 적당히 크면 뒤집어주셔야 합니다. 짚도 좀 깔아주시고... 햇볕 안받고 있는부분은 흙과 붙어서 썩어버립니다.....

수박이 두개가 병들었어요....ㅠㅠ 우앙우앙...
이곳에서 병맥주 살려면 빈병을 가져가야 살 수 있어요. 아니면 그곳에서 마시든가....ㅋㅋ

와 저도 인터넷도 느려지고 노트북도 이상해져서 이것 저것 백업 후 포맷해야 되는데 다 귀찮아요.
파리 빠진 맥주를 드시다니... 매우 귀찮으셨나 봅니다. ㅎㄷㄷ 저는 예전에 파리가 빠져서 치워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새 잔을 가져다 주시던데, 파리만 빼고 가득 채운 잔인지 알 길이 없어 찝찝했던 기억이 있어요. ㅋㅋ

ㅋㅋ 인터넷이 안돼니 컴으로 책만보다보니 이렇게 늦네요...
파리쯤이야....글게요ㅠㅠ
생각해보니 이곳에선 파리정도로 웨이터 부를 일이 없네요....ㅎ

그래도 행복한 하루다ㅜㅜ담담한 글에 아프리카 풍경이 스치네요 건강하셍ㆍ느!!

ㅎㅎ 아프리카 그리우시죠...
열두시간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야생의 평지를 바라보면 왜이리 가슴이 뛰는지...
나는 사자보다 가젤에 감정이입하는데...
요즘은 밤에 제법 쌀쌀합니다.
아...연결되지 않는 삶은 외로움에 그믐달만 바라봅니다.

요즘 안보이셔서 찾아 봤더니 13일전에 다녀가셨네요.^^

찾아주시는 분이 있어서 너무 고맙습니다. ㅎ

자주 소식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