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한테 개명에 대한 말씀을 드린 적 있었다. 엄마를 통해서. 처음에 반응이 없다가 내가 지어준 이름!! 하면서 난리 났었다. 그때 아쉬운 대로 한자만 바꿔서 개명했다. 지금 재개명 신청해놨는데... 아빠가 나에게 너무한 일을 자행하셨다고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다.
백신 2차까지 맞는 거 보류하고 상황보다가 해지되면 나는 안맞으려 했음. 아빠가 결단코 맞으라고 각서 쓰게 함. 2차 맞고 나흘(?) 만에 백신패스 해지. 일상생활 거의 문제 없이 가능함. 아빠는 맞아두면 건강에 좋다고 함. 백신패스 해지됐다고 문자 보내니깐 잘 해지됐다고 말함. 그래 아직까지 맞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 백신 1차 맞는 날에 나는 눈물을 머금고 재개명 신청을 하러 법원에 갔지.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나도 나름 고민 많이 했다고. 그러나 나의 신체에 대한 결정 권리를 당신이 판단하고 강요하셨기에. 오랫동안 폐쇄적인 생활을 하다가 길게 봐도 내 인생이라는 결론을 내렸지.
내 돈 번다고 공장이나 아르바이트라도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엄마가 아서라고 하셨다. 울 아빠가 좋아하는 게 공장이라서 내가 한번 공장 들어가면 인생을 거기에 박제시켜놓을 거라고. 내가 기나긴 시간 고민을 했더니 나오는 결말. 내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이 가장 좋은 거야. 내가 원하지 않는 건 추릴 줄도 알아야 하고 그걸 가려내는 것도 능력이겠지. 인생이 그림판이라 치자면 내가 아닌 것에 나를 퍼즐처럼 맞추면서 남의 그림을 완성시켜 줄 필요는 없지.
재개명 신청은 기각 많이 한다던데, 허락된다는 이야기도 있고 안된다는 곳도 있고 잘 모르겠네. ㅇ.ㅇ 맘이 답답해서 인터넷에 부모님 몰래 개명, 하고 검색 쳐봤더니 은근히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에 위안이 되더라고. 개명 허가나면 난 세련된 와인바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될 거야. 비슷한 경우인 사람이 있다면 나랑 공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