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월이 다 가지 않았다. 회사에는 나를 제외한 전원이 긴 소매 셔츠를 입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일본인 직원 한 명은 이주 전 부터 반팔을 입고 왔기 때문에, 시기상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습하고 덥다. 오늘은 온도가 낮아서 선선하고 책상에 앉아 있으니 조금 춥게 느껴지지만, 역시 출근길에 이마나 등에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통풍이 잘 되는 반팔이 쾌적하게 느껴진다.
작년에는 정말 일만 하다 보니 바깥 날씨를 정말 모르고 살았다. 에어컨 밑에서 콜록콜록대며 가디건 차림으로 실내 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USB선풍기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고객사 안이라 아마존에서 천 엔을 주고 구입한 아재 느낌 가득한 부채로 더위를 달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여름이 되어 정말 더운 날에 에어컨을 틀어 준다는데, 좌석 사이사이에 선풍기도 어느 정도 배치해준다고 한다.
환절기에는 별다른 배려가 없는 듯 하다. 바깥에는 시끄러운 소음이 가득하지만, 더우니까 창문을 몽땅 개방해 놓았다. 아무도 바깥의 소음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는 불평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아주 조금 흩날리는 비를 맞았다. 월요일 오전이라 다른 날보다 훨씬 일어나기 힘들었는데, 쨍쨍한 하늘보다는 차라리 조금 내리는 비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월과 칠월에 장마 대비해서 이것저것 사놔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