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나 게임이론은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공리에서 출발한다.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인 유전자' 의 마지막 장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이타적인 특징>이고 이기적이라 하더라도 협력하는 종족이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렇게 살아남는 종족이 선택하는 전략이 진화게임에서 말하는 ESS(Evolutionary Stable Strategy)이다. 이런 이기적인 유전자의 이타적인 특징을 책으로 쓴 게 리트 매들리의 <이타적인 유전자>이다. 그런데 이를 오래전에 한 인류학자가 이기적인 인간의 이타적인 특징을 사회인류학적 측면에서 책을 썼다.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이다. 선물이나 잔치를 베푸는 것의 댓가는 전쟁과 투쟁이 아닌 공동체의 신뢰를 얻는 장치이자 거래인 것이다.
선물은 늘 유형이든 무형이든 반대의 급부를 준다. 증여론을 쓴 마르셀 모스는 진화게임의 ESS를 인디안의 포틀래치나 태평양 섬들의 쿨라에서 찾아내었고, 이는 본질적으로 공동체가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내는 구조이고 가장 경제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현대에서는 김영란법에서 보듯이 기프트(선물)이 정의로운 거래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기프트나 증여는 마르셀 모스가 그의 책 마지막 장 결론에 쓴 문장이 그 본질을 보여준다.
<증여의 주제, 즉 증여 속에 들어 있는 자유와 의무, 후한 인심 그리고 주는 것이 이롭다는 주제가 마치 오랫동안 잊어버린 주요동기의 부활처럼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주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 오랜 세월동안 인류가 터득한 ESS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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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무언가 선물하고 싶어지는 밤이네요.
쿠쿠님의 글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찬찬히 곱씹어보면 홍삼진액이 나오는걸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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