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

in ko •  3 years ago 

평평하기만 하고 비탈지지 않은 곳은 없고,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

无平不陂 无往不復

<주역 지천태괘 구삼효 효사>


이제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살 것 같다. 아직 한낮은 기세등등한 여름이지만, 해만 저물면 열기가 확연히 풀이 죽는다. 역대 뜨거웠던 2021년의 여름이 언제 다 지나갔나 싶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다. 항상 즐거움이나 어려움만 계속되진 않는다. 하지만 그 정점을 지나기 전까지는 영원히 이 추세가 지속될 것만 같다. 지난 겨울, 지난 여름 그렇게 자연에서 호되게 배웠으면서 매번 같은 착각을 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다.

부동산도, 주식도 끝없이 오를 것만 같지만 언젠가는 충분히 쉬어갈 것이다. 미국 달러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 주전까지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로 달러가 너무 많이 풀려, 당분간 달러 가치가 상승할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처음의 전망들이 무색할 정도로 달러 강세를 예측한다. 미안한 얘기지만 지금 달러가 오르니까 앞으로 달러가 오른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이런 사후적 후견지명은 누가 못하랴.

물론 나도 전문가는 아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신통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 모두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여름(또는 겨울)만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변화의 원리를 다루는 주역에서는 이것을 无平不陂 无往不復(무평불피 무왕불복) 즉 평평하기만 하고 비탈지지 않는 곳은 없고,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고 했다.

건방지지 말자.
자만하지 말자.
잘났다고 뽐내지 말고,
못났다고 좌절하지 말자.

인생은 항상 오고 가는 것. 겸손하고 의연한 마음으로 순간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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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겨야 할 글귀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