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in kor •  7 years ago  (edited)

요즘 가상화폐와 관련된

얘기가 많이 나와서

평소와 다르게 

뉴스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처음 시작은 뉴스검색이었는데

어느샌가 샛길로 빠져있다.

네이버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국민일보에서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기 위해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따뜻한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었는데

그 중 

'[아직 살만한 세상] 치매에 걸린 엄마가 기억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내 눈에 들어 왔다



이게 무슨말인가 몇번을 읽어 보고 나서

마음 한켠이 뭉글해졌다.

글쓴이가 어렸을 때 레고가 갖고 싶어 엄마한테 레고를 사달랬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엄마는 시계를

사줬다.


글쓴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일이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테지만,

엄마는 글쓴이가 레고를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시계를 사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못내 미안해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엄마는 치매에 걸렸음에도 

어릴 적 글쓴이가

레고를 좋아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못사줘서 마음이 안좋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계말고 글쓴이가 좋아하는 레고로 사줄거라고 말한다.

(기사원문 : http://naver.me/GmCAaKPa )


내가 어렸을 때 투정부리고 

금세 잊어버렸던 것들을 

내가 기억도 못하는 일들을

부모는 가슴속 깊이 미안해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이 하고싶다고 하는 것은

뭐든지 다 해주고 싶고,

갖고 싶다고 하는 것이 있으면

내가 일을 더 하더라도 사주고 싶은..

내 몸이 아프다가도 자식이 아프다고 하면

슈퍼우먼이 되어 지켜주고 싶은..

그런 마음..

부모 마음이란게 그런것 같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보고 나면,

내 마음 또한 따스함으로 채워진다.

엄마가 만들어준 김치도

어머님이 손수 농사지어 보내주신 농산물들도

더욱더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된다.

곁에 있을 때, 볼 수 있을 때 더 찾아뵙고

잘해드려야 겠다는 기특한 생각도 하게된다.

엄마로 좀 더 힘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 마음이

화난 일상 혹은 누군가가 미운 일상 보다는

따뜻한 일상의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지길 바래본다.


그리고 어둡고 불안한 기사보다는

밝고 마음 따뜻한 기사들로

'아직도' 보다는

'여전히'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책 속 글귀 하나

<엄니의 사회학적 병명>

엄니의 사회학적 병명은 치매이다.

울 엄니가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이유는

그 옛날이 너무 불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불행했던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소거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의 어떠한 예술품보다

더욱 더 예술스러웠던 당신의 김치찌개가

당신의 기억에서 소거되어 소금국이 되고,

학교에서, 일터에서, 지친몸으로 돌아오던

나를 맞이하기 위해 나와서 서성이던 집앞의

기억이 소거되어 바깥세상과 격리되어지고,

그렇게 하나 둘 뜰채로 건진 세상의 모든

기억들을 걸러내어 하나씩 지워 나간다.


엄니 다행이에요

떠올리면 힘들고 슬픈 기억들

차라리 다 잊고 떠나가세요.

세상의 모든 기억 다 지워버리고

단 하나만, 단 하나의 기억만

가지고 떠나가세요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는 기억 하나

-박광수의 '앗싸라비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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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있을 때 잘 해야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나 가족에게나요. 저는 그것을 잘 못해서 어제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이 끝이 아니니까 여유롭게 잘 행동해보려고요. 죄송합니다. 저도 여기다 속풀이를 하네요 ㅠㅠ

놀라운 눈 사진
한국이 여행객을위한 장소를 꼼짝 못하게하고있다.

어흑 르바님ㅠ
있을 때 잘해야한다고ㅠㅠ 말씀을 드렸는데ㅠ
일단 위로의 댓글보팅 드리고 찾아뵙겠습니다^^

열심히 빌고 빌어서 살짝 소강 상태이지만 사실... 결 to the 별...
아직은 모릅니다 ㅠㅠ 일단 그런데 최선을 다해보고 있습니다 ㅠㅠ

빌고빌어서ㅠ 결to the별ㅠ
연애할때는 수십번 만났다 헤어지는 것 같아요 결투더별이 아니길 바래봅니다ㅠ

원래 그런 거겠죠? ㅠㅠ흑 ..오늘 만나서 조금 풀었다가 다시 멀어지고...어렵네요 ㅠㅠ

참 가슴이 뭉클하네요 ~ 이게 부모의 마음같아요..
해주고 싶어도 해줄수 없어 미안함 .. 그런 마음을 몰라주는 자식
이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되네요..
holic7님 좋은글 감사해요..

^^

  ·  7 years ago (edited)

아...갑자기
가족사진 노래가 생각나요

" 나를 꽃 피우기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 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 길 피우길"

저도 그 노래가 생각나요

그런 노래도 있군요?
왠지 들으면 눈물이 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ㅠ

김진호 가족사진 들어보셨나요?? 어제 댓글 읽다가 문득 듣고 싶어서 밤에 듣다가 눈물 뚝뚝...


링크걸어드려요~

손수 링크까지 감사합니다^^
우리 아버지의 일상을 담고 있는 노래네요ㅠ눈물이 날까봐 낮에 들었는데 고요한 밤에 들으면 폭풍 오열할듯요ㅠ
좋은 노래 감사합니다. 부모님께 잘해야겠어요ㅠ

@bree1042님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포스팅을 읽고 이 글을 접해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치매가 신파에서 빠질 수 없는게, 그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더 사랑하지 못해서 아시워하셨을까요.
저도 생물학적으로는 아이의 아빠가 되었지만, 마음을 전해주는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빠는 되는게 아니라 되어가는거라니 노력해야깄지요?
우리 가정의 작은 행복만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이 작은 화목함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브리님의 포스팅도 읽어봐야겠네요~^^
후피님은 충분히 마음을 전해주는 좋은 아빠가 되실듯 합니다^^

좋은 아빠가 되려 노력해야겠지요 : )
감사합니다!

뭉클한 사연이네요..ㅠ 잘보고 갑니다.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넵 감사합니다

마음 아프네요...ㅠ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네요 ...ㅠㅠ

ㅠㅠ 자세히보면 맘아픈 사연이네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게 부모의 마음이겠죠! 여건이 안되어 자식에게 해줄 수 없는 마음이야 오죽했을지... 그 당시의 미안함이 얼마나 컸으면...ㅠ

그러게요 그당시 부모마음이야 커서 똑같이 자식을 낳아봐야 조금은 느낄 수 있을 듯하네요ㅠ

마음이 뭉클해지는 글이네요...
부모의 마음이 이런거겠지요..

넵^^

저희 엄마가 치매 예방약을 드시고 계시고, 가끔 정말 걱정스러울 정도로 이상한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있으셔서 이 글이 남의 글같지가 않네요. 저도 원글이 무슨 말인가 싶어 두번을 읽었더니 이해가 되네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홀릭님 우리 부모님한테 잘 하자구요.ㅜㅠ 보팅이 안되네요~내일 아침에 다시 시도해 봐야할 것 같아요..힝..

그런 사연이ㅠㅠ 치매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병같아요~기억도 잘 못하고 실수도 하고.
그러게요 옆에 계실때 잘해야하는데 두아이 키우느라 힘들다는 핑계로 자꾸 미루게되네요ㅠ

  ·  7 years ago (edited)

저는몇해전 엄마를 천국으로 이사시켜드렸어요~
엄마 라는말만들어도 눈물이 나요
폭풍눈물흘리고갑니다
너무보고싶네요..

ㅠㅠ 옆에 있을 때 잘해드려야하는데. 살면서는 참 쉽지가 않아요. 꼭 시간이 지나고 느끼게되네요

치매여도 잊고싶지 않은가봐요. 자식은 가슴에 새기고..

그러게요 치매가 제일 마음 아픈 병인것 같네요ㅠ

어릴적 어머니께 철없이 응석부리고 투덜되었던게 모두다 부모님 가슴에 맺혀 있고 기억되어 있는게 아닌지 걱정이네요ㅠ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