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저주에 관한 이야기이며 실화입니다.
전라도에서 떵떵거리며 잘 살다가 술과 기타 등등을 좋아 하셔서 다 말아먹고 제주로 내려가신 부모님이 직접 겪으신 일입니다.
제주 가셔서 평생 처음으로 남의 집 일도 해보고 그러다가 조금씩 돈을 모아서 다시 일어설 기반을 닦아 나가시는 도중에
건강원 하면서 개 장사를 해보시겠다고 개를 기르기 시작 합니다.
한두마리로 해서 나중에는 수백마리 까지 늘리십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평소 잘 알던 개장수에게 개를 왕창 사면서 개값으로 천 이백만원 인가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시골 양반들이 흔히 그러하듯 뭐 영수증이나 그런 것 없이 믿음 하나로 현찰로 줬다고 합니다.
계좌이체 라도 했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
근데 이 양반이 나중에 돈 받은 적 없다고 오리발 내면서 결국 소송까지 가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은 평생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일 없이 지내 오셨고 누구에게나 호인이다 좋은 사람이다 소리만 들어오다가
법원까지 가게 되니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어 넋이 나갈 지경 이었습니다.
특히 어머님은 그냥 순박한 시골 아줌마 ,정 많고 사람좋은 아줌마였는데 이런일 겪으니 화도 나고 정신도 없고 뭐 그랬답니다.
법원에 가서도 그 개장수가 자기는 개만 주고 돈 받은 적 없다고 큰소리 치자
보다못한 어머니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방언이라도 하듯 말을 하기 시작 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돈을 안줬다면 내 살이 썩어 죽을 것이고 당신이 돈을 받었다면 당신 살이 썩어 죽을 것이요”
결국 법원에서는 개장수 편을 들어 줬다고 합니다.
개똥 치워가면서 한푼두푼 벌어온 생돈 천여만원을 다시 물어주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몇 달 후에 개장수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병원에 있으니 좀 찾아와 달라고 ...
절대 얼굴도 마주보고 싶지 않은 인간이였지만 죽어가는 목소리로 하도 간절하게 전화 하고 또 전화를 해대서
결국 두분이서 찾아 갔습니다.
가서 사정을 들어보니 참..세상에 이런 일이 있구나.
개장수가 개한테 밥을 주다가 팔을 물렸답니다.
뭐 별 거 아니겠지.된장 바르면 낫겠지 했는데 이게 별 일이 아닌게 살이 썪기 시작한 겁니다.
그제서야 광견병 증상이라는 것을 알았다네요.
침대에 누워서 다 죽어가는 얼굴로 어머니에게 돈 안받을 테니 살려달라고 빌었답니다.
법원에서 퍼부은 “당신살이 썩어 죽을 것이요.” 했던 어머니의 저주가 생각 났는가 봅니다.
개장수는 결국 병원에서 살이 썩어가는 채 죽었습니다.
제 상식에 요즘 세상에 개한테 물려 죽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래도 죽은 것은 죽은 것이라 .
그것도 저주처럼 쏟아부은 그 말대로 팔부터 썩어 죽었다는게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우연히 생긴 일인지 어머니의 분노가 만든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을 무섭게 받아 들이는 일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