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새벽, 술에 잔뜩 취한 친구가 전화해서는
저번에 니가 들려준 노래가 뭐냐고 묻는다.
- 그 있잖아~ 여자 둘이 발랄한 목소리로, 해피해피 뭐라고 하던거.”
- 아 제이레빗 해피띵스?
- 응 그거, 그것 좀 불러줘봐.
- 내가? 지금?
친구는 그 노래를 들으면 내가 생각난다고 했다.
내가 생각 날 때도 그 노래가 떠오른다고 했다.
친구는 오랫동안 공들여왔던 일이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고, 복잡한 연애사에, 함께 일하던 이들의 배신에 여러 가지로 힘들어하던 때였다. 언제나 삶에 도전하고, 멋지고, 바른 친구였는데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음악을 듣다가 친구 생각이 나서 유튜브 링크를 보내줬다. 그땐 그냥 짧게 고마워- 라는 말뿐이길래 별 감흥이 없었나 했는데.
우리의 주제곡이 될 줄이야.
[youtube
우린 서로 삶이 지칠때 만나면 가볍게 술 한잔을 하고 노래방에 가서 해피띵스를 부른다.
회식이나, 다른 이들 앞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우리 둘만 신나게 부를 수 있는 노래. 그
리곤 조금 부끄럽게, 신이나서 계속 흥얼거리며 집으로 간다.
그러면, 정말 다 별일 아니게 된다.
[youtube
사실 제이레빗을 좋아하게 된 건, 다른 친구 때문이었다. 반대로 내 인생이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을 때였다.
술에 취한 사람, 야근에 취한 사람이 가득한 막차에 간신히 올라서서 졸고 있을 때,
힘내! 라는 문자와 함께 ‘제이레빗 - 요즘 너 말이야’ 링크를 친구가 보내왔다.
아- 정말... 사람 많은 버스 안에서 엉엉 울어버렸다.
다행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술 취한 여자가 구남친이라도 떠올리나보다 했을 테지.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친구가 나에게 보내는 응원 같았다.
그래서 난 그 노래를 들으면 그맘때의 나와, 그 친구가 떠오른다.
그리고 내가 어느정도 기운을 차렸을 때쯤 다른 친구에게 제이레빗-Happy things’를 들려줬다.
"언젠가 모두 추억이 될 오늘을
감사해 기억해 힘을 내 MY FRIEND"
우리의 삶에는 가끔 통속적인 위로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떠오르게하는, 그리고 날 응원하는 친구가 있다는 든든함을 느끼게 하는 음악이 있다는 것.
그런 사소한 사건들이 모여 우리 삶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머쓱해서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이야기, 위로, 사과
어떤것이든, 당신에게도 전한다.
우리의 BGM이 되길 바라며
[youtube
Posted from my blog with SteemPress : http://231.jeju.kr/3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