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 이재무]

in kozani •  last year 

[국수 / 이재무]

늦은 점심으로 밀국수를 삶는다

펄펄 끊는 물속에서
소면은 일직선의 각진 표정을 풀고
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
신혼 적 아내의 살결 같구나

한결 부드럽고 연해진 몸에
동그랗게 몸 포개고 있는
결현의 저,하얀 순결들!

엉키지 않도록 휘휘 젖는다
면발 담긴 멸칙국물에 갖은 양념을 넣고
코 밑 거뭇해진 아들과 겸상을 한다

친정 간 아내 지금쯤 화가 어지간히는 풀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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