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 여덕주]

in kozani •  last year 

[리모델링 / 여덕주]

뭐라 할까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
어느덧 달걀이 두 판 하고도 여덞개

꽃 지고 잎 진
낡은 집에 사는 나는
리모델링 연속 중이다

변모한 지붕은 하얗게 변색된 지 오래전
가끔 옿칠을

마음보다 앞서가는
눈망울엔 두 바퀴가 걸렸고

식당은 여러 개 보조기구를 사용
제 것은 몇 개 안된다

예고 없이 찾아온 내리막길엔
브레이크가 없는 듯
무기력을 향해
달려만 가는

그대의 강
건너딛는 두 기둥은 게 걸음
삐걱거리는 신음 소리

고목이 되어버린 나무엔
꽃이 피지 않는
빛바래져 가는 노을빛

마음은 언제나 초록 햇빛
누가 말해주나
서녘 끝자락 리모델링으로 흘러가는
묵언의 강물을

과거와 현재의 중간에서
버릴 수 없어
나뒹구는
나는 너를 삼킨 바람이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