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어머니의 올해 두번째 생신을 맞이하며.

in kr-1000club •  7 years ago  (edited)

엄마 생신 (2)(634x800).jpg

올해만 벌써 두번째 어머니 생신입니다.

어떻게 일년에 생신이 두번이나 있을까요? 답은 아들이 불효자라 그렇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생신은 음력입니다. 그래서 미리 달력에 음력 8월 8일을 어머니 생신으로 체크해 뒀는데, 어플이 오류가 났는지 제가 실수를 했는지 9월 8일이 어머니 생신인 줄 알고 놀래켜드리려 몰래 서울을 한번 왔었죠.

음력 8월 8일은 양력 9월 28일이더라구요 ^^ 음력 양력을 하나도 모르는 저는 뭔가 이상하다는 못했답니다. 민망해서 준비해 뒀던 생신선물도 그냥 미리 드려버렸습니다. ㅋㅋ 덕분에 어머니는 올해만 두번째 생신축하를 받으시겠네요. ㅋㅋㅋ

어머니의 진짜 생신을 맞아, 연휴 기간동안 공부할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로 올라왔답니다.

어머니는 이제 예순이십니다. 아버지는 마흔, 어머니는 서른 다섯에 저를 가지셨으니, 옛날의 평균 출산 연령을 생각하면 저는 정~말 늦둥이었지요

어머니 아버지가 연세가 많으신것에 불만이 하나 있다면, 나와 함께할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로 건강관리, 운동좀 하시라는 잔소리가 늘었습니다. 아버지는 억지로 수영장으로 모셔가기도 했구요.


존경하는 사람을 뽑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저의 어머니 아버지를 뽑습니다. 저는 어머니 아버지같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것 같아요.

부모님은 어렸을때 부터 "결과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네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느냐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신 분들이에요. 말씀만 그렇게 하시고 실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눈치를 주시거나 했다면 저도 알아차렸겠지만, 지금까지 자라오며 한번도 성적 때문에 혼나거나, 죄책감을 느꼈던 일이 없다는 것(그럴만한 성적도 꽤 받았는데도요)을 돌이켜보면 부모님께 참 감사합니다.

또 부모님은 매는 몇번 드셨어도(그래도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이지만) 한번도 본인 감정을 주체하지못해 체벌을 하신다거나, 맨손으로 체벌을 하신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체벌을 받을때도 물론 엉엉울긴 했지만 돌아보면 어렸을때부터 한 인격체로 대우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너무 저희 부모님 자랑만 신나서 한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아들은 20대 중반이 되어서도 2주만 집에 못가도 우울해하고, 틈만나면 서울에 오려고 하는 마마보이가 되어버렸습니다 . 글을 쓸때는 어머니라고 쓰지만 저는 항상 이나이를 먹어서도 엄마 아빠라고 두분을 부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왠지 멀어보이기도 하고, 저는 별로더라구요.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자신을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나는 나의 어머니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부끄럽지만 꼭 알려드려야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께 받은 사랑을 다 갚는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제가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도록, 어머니 아버지가 오래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엄마생신2.jpg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맛이 많이 들어있는 케익이 없길래 그냥 어머니가 좋아하는 맛들만 모아서 사왔습니다. ㅋㅋ 숫자2 초는 올해 두번째 생신이라서 켜봤습니다 ^^>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저를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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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실수땜에 부모님 한번 더 뵙고 왔네요 ^^
맨손 체벌은 보통 순간적으로 욱해서 나오는 경우죠.
부모님 인품도 좋으신 분이고
또 늦둥이라 더 이뻐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도 또 글속에 느껴지듯 착한 아들이니 더 이쁘고 기특하겠지요.

@starjuno님,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보스턴에 거주하시면 외로우시진 않나요? 저는 한달간 도쿄에 교환학생으로 가있었는데, 나는 해외에는 못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가족과 친구가 없으니 너무 외롭더라구요.

다시한번 따스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cat과 king 소식보러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

네 외국살이가 고비를 넘겨야 내 팔자거니 하면서 살아져요.
외로움도 습관이 되고 어느덧 생활이 되면
그 속에서 내 삶을 찾게 되더라고요.
저도 자주 놀러 올께요.

그렇군요 ㅜㅜ 스팀잇이 우리 생활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저희 집도 음력으로 생일을 합니다ㅎㅎ 그래서 양력 생일 땐 친구들이랑 놀고 음력생일땐 가족이랑 보내죠. 음력 생일은 세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요ㅠ 저도 아직 엄마아빠라 부르는데 어른 되기는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ㅎㅎ

@followme95님 반갑습니다 ^^

그렇군요~ 저희집은 저는 양력으로 하고 부모님은 음력으로하셔서 제가 음력을 못셉니다 ㅋㅋㅋ 나이를 먹으니 집밖에서 엄마아빠라 하기가 뭔가 눈치보이긴 하더라구요 ㅋㅋㅋ 정말 어른이 되는건 참 어렵네요 ㅎㅎ

ㅋㅋㅋㅋ 실수는 재미있지만 결과적으로 부모님을 두 번 뵐 수 있었다니 좋은 것 같네요 부모님 생신 잊지 않고 챙기시려는 마음부터가 효자인거죠~:)

닥스훈트님 댓글과 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어머니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말을 부모님이 들으시면 정말 행복해 하실 것 같습니다. ^^ 맹독성 리트리버님의 부모님이 건강히 장수하기를 기원합니다

@centering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

표현이 부족한 아들이라서, 조금 더 표현해야겠어요 ^^ 감사드립니다!

분명 부모님께서도 @toxic-retriever 님의 마음을 다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조금더 표현하셔서 부모님께 마음을 전달해주세요^^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바랍니다^^

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reply84님 ^^!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여기신 부모님~그러하길래 지금의 toxic-retriever님이 있지않으셨을까요^^ 훈훈한 글 잘보고가요~

@khj1225 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

정말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여긴다는게 어려운 일이긴 한것 같아요. 저도 제 자식이 성적이 내 기대보다 좋지 않을때, 네가 한 노력에 스스로 부끄럽지 않다면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

리트리버님도 부모님도 다 휼륭하세요~
자녀가 부모님을 존경하는거 어찌보면 당연할수있지만
그리 흔한일도 아니거같아요~
잘성장하신 리트리버님 좋은 아들이세요
부모님들이 든든하고 흐뭇해 하시겠어요.

@white-rose님 따스한 응원 감사드립니다 !

부모님께서 워낙 많은 사랑주셔서 저도 부모님을 많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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