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대 여행기(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in kr-army •  6 years ago  (edited)

정말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오늘 타산지석으로 삼을 분을 이디야에서 만났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디야에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여성 한 분이 분노하면서 여기 사장 연락처가 어떻게 되는지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었다.

"여기요! 사장 어디 있어요?" 

"여기요! 사장 번호 좀 알려줘요."

"여보! 그거 먹지말고 기다려!"

나는 책을 보다가 하이톤에 짜증내는 소리가 거슬려서 책을 덮고, 무슨 일인지 귀만 쫑긋 세웠다. 테이블을 보니 그 여성분은 팥빙수를 시켰다. 나는 팥빙수에서 머리카락과 같은 비위생적인 것이 나온 줄 알았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점주의 전화번호를 그 여성에게 알려주었고, 여성은 밖에서 점주님과 통화하고 들어와서는 자신이 주문한 빙수를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다시 주고는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는 또 한마디 했다.

"저기요! 팥 좀 더 줘요."

"장사를 장사같이 해야지."

"우리 아들도 여기 자주 와요. 그래서 온건데."

나는 너무나 불쾌하고 어이가 없었다. 고작 팥을 더 달라는 요구를 저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디야 자리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던 2명의 손님이 나보다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나 역시 평온하게 책을 보다가 짜증나서 가게를 나갔다. 그 분은 아실까. 자신의 행동으로 3명의 사람들이 불편한 마음으로 가게를 나갔다는 사실을...

 

<출처: 픽사베이/ 성난 여성 주먹>

다시금 그 분을 통해 깨달았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개인에 따라서는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 역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는 있다. 나 역시 결과로 과정의 정당성을 증명해야했던 군대에서 있을 때,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top team 3등도 해보고, 다른 소대에게도 인정받는 성과들을 빠르게 냈다. 좋은 성과가 있었고 일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만 나의 분노를 사용했기 때문에, 소대원들은 내 분노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을 것이란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나는 전역하고 여러 책을 보면서 많이 반성했다. 나와 이 여성이 난사한 부정적인 에너지는 사라지는게 아니다. 내가 만든 부정적인 에너지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쌓인다. 그리고 나 때문에 상처받은 그는 다시 제 3자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난사할 것이다. 또는 나와 이 여성의 모습을 통해 분노가 성과와 이익을 만드는데 탁월하다고 오해할지도 모른다. 

특히 나는 훈련중에 힘들다고 말하거나 아프다고 말하던 그들의 의견에 대해서 나약한 자세라고 분노했다. 내가 전역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용서'였다. 나는 용사 한 명 한 명과 연락하며, 당시 나의 잘못된 리더십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고맙게도 모두 내 용서를 웃으며 받아주었다. 비록 용사들이 나를 용서했지만, 앞으로도 용서를 구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 그리고 오늘의 여성분은 본인의 갈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단 역시 분노뿐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휩쓸려서 분노로 모든 갈등을 해결하려고 한다.

자신의 갈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더 좋다. 분노로 모든 갈등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본인에게 돌아간다. 군에서 그렇게 덕망을 잃은 간부를 본 적도 있다. 여성 분이 말한 아드님은 앞으로 덜 맛있는 커피를 먹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좋은 방식은 어떤 것인가? 당연히 '대화'이다. 대화만 잘해도 일상에서 겪는 갈등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과연 그 여성분이 좋은 말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팥을 조금 더 요청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힘들다는 용사의 말에 조금만 참고 견뎌보자라고 격려했다면 어땠을까? 단정할 수 없지만 그 여성분은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서 팥을 추가해서 팥빙수를 먹었을 것이고, 단언하는데 나는 top team 1등을 했을 것이며 더 명예로운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자. 그리고 기억하자. 분노는 분노로 되돌아올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출처: 픽사베이/ 대화 이야기 사람들>

아래 영상은 우리가 내뱉는 분노. 즉 부정적인 언어가 가지고 오는 참혹한 결과다. 실제 내가 모셨던 대대장님께서는 이 영상을 수시로 용사들에게 보여주라고 하셨으며, 떠나시던 그날도 다른 어떤 말도 안 하시고 옆 전우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고 하셨다. 꼭 한 번 보길 권한다.

지식채널e - Knowledge of the channel e, 욕의 반격

 <동영상 출처: 지식채널e/ 욕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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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주머니를 보고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시다니...
대단하심..

저도 언짢은 기분으로 나오면서 문득 나도 똑같이 했던 적이 떠올라서 반성하는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그 여성이 안타깝더라구요ㅠㅠ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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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Blog Is Very Good nice pinterest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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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I do my best in order to find perfect pictures explaining my to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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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첫 응원왔습니다^^ 즐거운 한주 되세요!!
/ 다니의 뉴비 지원 프로젝트(8월 3주)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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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죠. 내게 안 오면 자식들에게...

정말 그런거 같습니다. 돌아돌아 자신에게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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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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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반성해야겠네요~~
오늘저의행동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글이었어영~^^
감사합니다~^^

@bbooaae님께서는 겸손하시군요. 스스로 자신을 볼 수 있다는건 성장을 의미하죠.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