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것은 나의 사랑이야기이다...
첫 회사에 입사하고 몇년이 지난후, 매너리즘에 빠졌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고민하다가 항상 공부하고 싶었던 일본어를 시작하기로 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히라가나, 가타카나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운명의 그를 만나게 된다.
두둥-
그는 나의 니홍고 센세.
"미나상! 곤니찌와 ^^!"
그는 매우 수려한 외모로 학원내에서도 이미 인기 Top.
아마도 이런 외모로 기억.
(요즘 새로이 발견한 뉴페이스! 사실은 사카쿠치 켄타로 사진을 어딘가에 써먹고 싶었습니당^^)
십년도 더 되었으니 기억이 왜곡,조작되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는 누가봐도 미남이라고 인정할 만큼 잘생겼었다.
무엇보다 여유있게, 능숙능란하게 여자아이들을 잘 다뤘다.
기본적으로 츤츤츤~ 츤을 날리다가 방심하는 사이 이런 멘트를 날리는 남자였다.
"(심드렁하게 바라보며) 어, 김상. 지난번 머리 스타일보다 지금이 더 낫네.
난 단발머리 잘 어울리는 여자가 좋더라."
"오모낫..! 센세!!! 꺄아아아앙~~~"
"아나따 뭐야, 얼굴이 썪었어...! 눈 아래 까매! ヾ(´д` )"
"뭐에요!!!!!!!!!! 회사에서 야근했단 말이에요!"
"뭐... 내가 먹던건데 하나 먹던가."
비타민을 쥐어줌.
"아힝힝힝힝~~모야아~~~~센세에에에에~~~~"
막 이런 얼굴로
츤츤츤~거리다가 지나가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저런 멘트 날려주면 여자들은 기냥 죽는기다.
그는 너무나 빛나 보였지만,
나는 그저 수많은 학생중 하나.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평범한 나.
열심히 히라가나 외우는 학생 중 하나.
"아.이.우.에.오! 카.키.쿠.케.코! 사.시.스.세.소!"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나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날이 왔습니다.
이예이!! ٩(`・ω・´)و
어느날의 수업시간.
교재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상황을 일본어로 설명해야 하는 것이었다.
교재에는 지하철을 타야 하는 사람이 지폐를 들고 지하철 티켓 사는 기계 앞에서
안절부절하며 서 있는 모습.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어로 말해봅시다.
정답은, "지폐를 교환기에서 동전으로 바꿔 티켓을 삽니다."
"자, 그럼 누가 대답해볼까나아~음..."
"자, 거기 동그란 학생! 말해보세요."
Σ(゚д゚|||) 나요? 와따시????!!!!
오뫄낫!
갑작스럽게 지목받은 나는 심장이 쿵쾅쿵쾅쿵쾅쿵쾅!!
그가 나를 바라보며 말하고 있다!!!!!!!! 저 눈으로!!!!!!!
제대로, 잘 말해야만 해!!!!!!!!! ((o(;△;)o))
하지만, 이미 나는 패닉상태. 뇌의 모든 기능은 멎었다. 하앜하앜....
그리고 기세좋게 대답했슈.
"꺼...껌을 삽니다!!!!!!!"
그것도 한국말로..!!!!!
응? (・ิω・ิ;;)?
전혀 예상못한 답변에 놀람.
"....왜...? 도우시떼? 껌을???"
"그..그러니까........껌사면 동전이 남으니까...."
아앜!!!!!!!!!!!!!!!!!!!!!!!!!!!!!!!
망..망했어!!!!!!!!!!!!!!!!!!!!!!!!!!!!!!!!!!!!
쥬시후레쉬 살래? 스피아민트 살래? 엉?
아니면 휘바휘바?!
(´Д⊂ヽ 엉엉~ 이게 뭐야아아아!!!!!!!!!
대신 그 일로 그는 확실히 나를 기억하게 되었다.
"크하하하하하!! 수달상!!!!!!
너무 웃겨!!!!!!!!!!너무 재밌어!!"
_| ̄|○... 젠장.....!
...그..그래도 수십명의 학생중 날 기억한다는건..
이..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는..거 아닐까?! (о゚д゚о) 호오?
그렇지만, 이미 그의 주변에는 학원에서 가장 날고 기는
이쁘고 몸매 빵빵인 여자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도저히 접근할 수 없어!
그의 옆에 있기에 나는 너무 뚱뚱하고 못생겨 보였다.
.......
....
....
그래! 10키로만 빼면 나도 이뻐질거야!!!!
어떤 연예인도 10키로 빼니까 겁나 이뻐지더라!
(살도 빼고 후가공까지 들어간것까지는 몰랐던 순진했던 시절)
나도 10키로 빼는거야!!!!!!!!
그렇게 나는 사랑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스물넷.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다이어트 역사를 읊어보겠습니당.
Ⅰ. 운동의 시작
어떻게 살을 빼야 할지 전혀 몰랐던 나는 우선 무작정 헬스장에 등록하게 된다.
약 2년 동안 매일 하루 3시간씩 운동을 했다. 무식하게 했다.
하루 1시간 반동안 런닝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근력운동을 했다.
하지만, 기초체력이 워낙 부족하고 운동을 워낙 싫어해서 너무 우울하고 괴로운 시간이었따.
그렇게 10kg을 감량했지만, 운동으로 살 빼는건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다.
Ⅱ. 덴마크 신문물 도입
언제부터인가 덴마크 다이어트라는것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끔.
덴마크 어느 국립병원에서 개발한 식단으로 2주만 하면 5kg 빠지고 건강한 체질로
돌아간다나 뭐라나. 2주만 견디면 된다니 뭔가 신박해보인다!
같은 회사 여직원들을 선동하여 다함께 덴마크 국립병원 병원식을 먹기로 하다.
그당시 자몽이 시중에서는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다함께 회사로 자몽 한박스씩
인터넷에서 주문하였다. 자몽이 박스째 회사로 발송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여직원들의 덴마크 다이어트로 인하여 2주후로 회사 회식이 미뤄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굶주린 여직원들의 히스테리로 인하여 남직원들이 그만두라고
하소연을 하였으나....우리는 해냈노라!
2주후, 각자 3~5kg씩 감량을 성공하였다.
그리고, 미뤄둔 회식이 끝난후 집나갔던
오키로가 요요를 던지며 룰루랄라 돌아왔다.
.........
....
하지만, 빡세게 운동해서 살을 빼는 것보다는 쉬웠다.
조금만 살이 찌는것 같으면 계속하여 덴.다를 반복하였다.
반복할수록 빠지는 것보다 요요로 더 찌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Ⅲ. 우유식초
그 다음 유행한 다이어트는 우유식초.
우유에 감식초를 타서 한잔씩 마셔주면, 식초가 뱃속으로 들어가 내장지방을
없애준다는 원리였다. 생각보다 맛은 좋았다.
우유식초 덕분인지 2kg 정도 감량은 하였으나, 위산 과다분비로 속을 버리고 말았다.
Ⅳ. 한약 다이어트
한약 다이어트가 붐이 일기 시작했다. 입맛을 떨어뜨려주고 혈액순환을 돕고,
살 빠지는 침을 맞으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단다. 매주 2,3번씩 침을 맞고,
한약을 먹었다. 입맛은 떨어졌으나, 기분도 떨어졌다.
긴 우울증이 시작되었다. 밥 먹다가 갑자기 열받아서 상을 뒤엎기도 했다.
가족들이 말 한마디만 잘못 하면 "으아아아악!!!!!!" 갑자기 괴성을 질렀다.
살은 빠졌지만, 신경은 한껏 예민해졌고, 우울증은 더욱 심화되었다.
- 이때 잠시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지방, 부모님댁으로 들어가게 됨 -
Ⅴ. 걷고, 또 걷고..
부모님 가게일을 도우며 프리랜서 일을 했다. 가게에 오는 진상손님들과
부모님의 간섭으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지방이라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 그 근처에 흔한 카페도 없었다. 갈 곳도, 할일도 없어서 분을 삭이기 위해
그냥 계속 걷고 걸었다.
다행히(?) 진상 손님들은 매일 방문해 주었고, 화를 삭이기 위해 걷고.
매일 그렇게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Ⅵ. 산야초 다이어트
당시 다이어트에 목숨걸고 있었던 한 친구가 신박한 아이템을 발견했다며
산야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효소인데, 이것만 먹으면 몸이 정화되고 체질이
개선된단다. 방법은 다른 음식은 절대 먹지 않고 물에 산야초만 타먹으면 된다는 것.
이때 했던 다이어트가 내 인생 최고 빡세고 독하게 했던 다이어트 였다.
일주일 정도 하는 것이었는데, 욕심을 부려 거의 3주간 산야초만 마셨다.
그리고 매일 줄넘기 1000개씩 했다. 마른 몸을 향한 집착은 극에 달해 있었다.
특히 55사이즈 옷을 입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다.
몇번에 걸쳐 했던 산야초 다이어트로 드디어 목표 몸무게까지 얼추 성공하였다.
그 당시 사진을 얼마전에 찾아 봤다가 깜짝 놀랐다.
목은 얼굴과 몸에 비해 너무 가늘고 길고, 동그란 얼굴 골격은 그대로 남아 있어 흡사
송이버섯 같은 형태였돠...........................
눈 아래는 움푹 꺼지고, 볼살은 거의 없어서 볼품 없었으며, 오히려 지금보다 나이들어 보였다.
그래도 살쪘다고 매일 극단적으로 굶고 운동을 했다.
위에 열거한 다이어트 외에도 중간중간 깨알같은 다이어트를 했다.
황제 다욧, 1일1식, 고단백 다욧, 샐러드만 먹는 다욧 등..
그리고 그후...
내 몸은 완전히 망가졌다.
무슨 짓을 해도 더이상 살은 빠지지 않고,
몸의 흡수력이 상당히 높아져서 뭐 하나를 먹으면 고스란히 몸에 그대로 흡수되는 느낌.
무엇보다 식욕 조절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몇년동안 꾹꾹 누르고 참기만 했던 그 식욕이...!
그 욕망이...!!! 그 배고픔이...!!!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폭주기관차처럼!!!!!!!!!!!!!!!!!!!!!!!!!
그렇다.
몸은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미칠듯한 허기는 인간의 의지로 참을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10년에 걸쳐 살을 뺐지만 남은 것은
엉망이 된 몸과 더이상 조절할 수 없는 식욕.
그 무엇을 해도 빠지지 않는 내성덩어리 몸...
통제력과 자제력을 잃은 나는 자다가도 일어나서 먹고,
허겁지겁 맛을 느끼지도 않은채 꿀떡꿀떡 삼켜서 밀어넣었다.
몸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나는,
결국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 다음편에서 계속
아아. 나의 사랑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않았구나.
다시 센세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렇게 날 재미있는 학생으로만 생각했던 센세.
어느날,
우연히 동네에서 산책하다 만났다.
그의 커다란 멍뭉이와 함께.
"센세!" ٩( ᐛ )و ✧
"아, 수달상!!!!!"
"멍뭉이랑 산책중인가봐요. 어?! 군밤 사셨어요?"
그의 손에 들려져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밤 봉지를 보며 물었다.
"무슨 소리야?"
"그거 군밤이요. 나도 줘요!!!"
"( ´_ゝ`)?......뭔 소리야. 이거 얘 똥이야."
아... 똥...............대형견의 응가는...
엄청난거구나~
(`・ω・´) 뀨~
그리고,
그때는 몰랐습니다마는,
그 만남후 그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그것이 그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흐른후 알게 되었습니다.
사요나라...
나의 사랑도 사요나라...
우리의 마지막은..
똥이었구나!
개똥!!!!!!!!!!!
ヽ(´∀`)ノ 꺄하하하하하!!!!!!!
내 볼에 흐르는건 눈물이 아니야.
잠시 감기에 걸렸을 뿐이야..
난 눈에서 콧물이 나와....쿨쩍....
이 이야기가 뻥이라고, 그저 웃기려고 썼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화에요.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도 멍뭉이 응가 들고 있는 모습이었고요.
뭐 나름 멋있는 작별의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요.
마지막 만남을 기억하면 슬프기 보다는 레알 똥이라서 웃을수 밖에 없으니까.
이 에피소드들 외에도 진짜 레알 시트콤같은 이야기들도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
이거 레알 실화 내 얘기임.
진짜 뿅!
ㅋㅋㅋ 시트콤 같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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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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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글 잘 읽고 갑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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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즐겁게 썼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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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도 완료된 제품입니다.고객님.
저도 다이어트 한 십년한 것 같은데 이젠 다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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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흑흑 ㅠ.ㅠ
워낙 먹는 즐거움이 있는지라 걍 받아들이고 살려고요.
그냥 건강하게만 살자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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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해야 외국인의 어뷰징을 막을 수 있을 지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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