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스마일의 진실

in kr-art •  7 years ago 

01.jpg

얼마 전 동료가 태국에 여행 다녀왔다고 합니다. 태국이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이 친절해서 참 좋았다고 하더군요. 치앙마이에 갔는데 가게마다 사람들이 모두 기분 좋게 웃으며 대해줬다고... 그러면서 우리나라로 돌아오니 다시 불친절한 사람들을 보게 되어 시무룩하다고 하네요. 역시 태국 사람들이 착하다고...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국 여행을 꽤 했고, 한 때 의료 관광쪽 논문들을 살펴보다가 태국을 조사해 본 적이 있거든요. 그러다 태국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소개해 볼까 합니다.

태국인 : 한국인과 거의 정반대의 성격

태국은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외세의 식민 지배를 받아본 적이 없는 나라 입니다. 태국이란 나라의 기원은 현재의 태국 지역에 무리를 지어 살던 수많은 부족들로, 그 중 타이족을 중심으로 한 부족이 몇몇 부족들을 규합하여 아유타야라는 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이것이 태국이란 나라의 시조로, 아유타야가 번성했던 시기는 13세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변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늦은 편이죠.

태국인들은 매우 자유로운 성향의 민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며 놀기 좋아하는 민족으로, 이웃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의 부조에 새겨진 타이 군인들의 표정에는 당시 타이 사람들의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앙코르 와트의 벽에 새겨진 군인들의 모습을 보자면, 다른 군인들은 질서 정연하게 행동하는데 비해 유독 제멋대로 행동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은 군인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타이 군인들로, 태국인들의 자유 분방한 성향은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동남아시아의 지도를 살펴보면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열강들이 아시아로 침략의 손길을 뻗어나갈 즈음, 태국이 그 위치나 지형적으로 매력 없는 곳이 전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동남아로 진출하는 길목에 떡 하니 위치해 있죠. 지금도 세계여행을 떠나는 유럽인들이 아시아의 출발점으로 삼는 곳이 태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은 1차,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유럽과 일본, 미국 등 열강들의 식민 정책에서 모두 비껴갈 수 있었는데요. 이것 역시 태국인들의 자유 분방한 성향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우세합니다.

당시 태국 왕실에는 늘 친유럽파와 친미파, 친일파들이 같이 있었습니다. 왕실을 비롯한 정부는 늘 강대국들과 친하게 지내는 외교 스탠스를 취해 왔죠. 프랑스가 베트남을 침략할 무렵엔 친프랑스파를 중심으로 프랑스에 협조 했고, 일본이 길을 내달라고 시비를 걸어왔을 때는 일본에 기꺼이 협력을 하였으며 ( 이 때 내 준 것이 콰이강의 다리 건설과 그 통행권입니다 )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배할 징후가 보이자 바로 연합국측에 붙어 2차대전 패전국에서 벗어나기도 했죠. 그 후 연합군 편이라는 명목을 굳건히 하기 위해 6.25 때는 한국에 파병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태국인들은 우리 눈에 보기에 '줏대 없는' 민족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태국인들의 이런 성향은 태국에 오랫동안 평화가 끊이지 않도록 만든 주된 원동력으로 작용해온 것도 사실 입니다. 세상에 무조건 더 좋은 민족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외세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뻣뻣히 버티는 민족성이 더 우수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저 그런 주장을 하는 국가의 편협한 의견일 뿐입니다. 민족성은 결국 그 나라의 생존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태국이 역사적으로 한 번도 누군가에게 점령당해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엄밀히 말해 미얀마로부터 패배한 적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무에타이라는 무술이 바로 미얀마와의 200년 넘은 전쟁을 통해 발달한 군용 무예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미얀마는 결코 강대국이 아니었습니다. 경쟁국이었다고 하면 될라나요. 패배 후 얼마 안 가 다시 미얀마를 몰아내기를 반복하며 긴 싸움을 이끌어나갔죠.

태국인들이 자유로운 성향의 사람들인 것은 지금의 태국을 만든 원동력이자, 결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 뿌리를 찾아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겠지요.

태국인들은 타인에게 간섭하는 것도 싫어하고, 간섭 받기도 무척이나 싫어 합니다. 싫은 소리도 듣기 싫어하고, 따라서 남들에게 자신들이 싫은 소리 자체를 안하려고 하죠. 사실 이는 자유로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기분 좋은 말만 하고, 웃고 재밌게 잘 지내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말하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요건'을 충실히 이행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장점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민족성도 그렇지만 세상에 절대적으로 좋은 성격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태국인들은 쉽게 상처를 받고, 뭐든 힘겹게 하기 보다는 대충 대충 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타인이 자신을 괴롭히면 때로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분노에 차는 일도 있습니다. 태국인들이 모두 착해 보이지만, 뒤끝이 무척 센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종종 복수극이 펼쳐지는 일이 많습니다.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한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서 상자에 넣어 들판에 버리는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바람핀 남자의 중요 부위를 아내나 여자친구가 흉기로 자르는 사건도 종종 발생하죠. 태국인들의 이같은 성향 덕분(?)인지 영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은 태국이지만 태국의 공포 영화는 그 독특함과 섬뜩함으로 유명합니다. 센스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 센스라는 것은 사실 태국인 본연의 성향과 관계가 있다는 뜻이지요.

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즉 우리로 치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의 이름이 '싸눅 닷컴' 입니다. 싸눅이라는 것은 '재미있다' 라는 뜻이죠. 포털 사이트의 이름까지 이렇게 지은 것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재미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태국인들이 특히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재미있는 광고 영상 입니다. 영상 기술 역시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지만, 태국인들이 만드는 광고는 웃기고 황당한 광고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역시 태국인들의 타고난 본성이 재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겠죠.

얼마 전 거구의 한국인 한 명이 태국 파타야에 놀러 갔다가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지역 버스에 해당하는 썽태우라는 교통수단에 그 한국인이 탔는데, 기사가 다른 사람이 앉게 자리 좀 비켜달라 했지만 무시했다고 합니다. 기사는 화가 나서 패거리들을 불러와 집단으로 폭행을 가했고, 그 한국인의 한 쪽 다리가 불구가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현지 경찰은 적극적으로 수사할 의지가 없기에 결국 범인은 잡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태국인들이 순하고 착해 보인다 해서 화나게 만들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성격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성격은 어떤 면에서 장점이, 어떤 면에서 단점이 각각 있습니다.

여행 소개 영상이나 책에서 태국인들을 천사로 표현한다던지, 태국인의 웃음을 천사의 미소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들을 보곤 합니다만...

태국은 왕족과 군부가 나라 경제를 들어 먹고 있어 일반 국민들은 영원히 부자가 될 수 없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왕족과 군부의 부정부패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독재자나 극우 대통령들은 간디나 넬슨 만델라급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 때 2PM의 닉쿤이 태국의 왕족이라 해서 유명해진 적이 있었죠... 태국은 왕족이 너무 많아서 (결국 크게 해먹기 위해 조금이라도 왕족과 줄을 대놓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그만큼 많았죠) 닉쿤이 어떤 의미로 왕족이라 한 건지는 의문이 드네요.

타이 스마일...태국과 잘 통하는 일본인 만큼이나 태국인의 두 얼굴 중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오 개인적으로 알고있는 태국인들이 많은데 좋은정보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7 years ago (edited)

잘 봤습니다. 태국에서 살고 있는 저로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네요. 태국은 아직도 계급 사회입니다. 그러다보니 가능하면 많이 웃는 민족성을 갖고 있죠. 윗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고...성격도 뒷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가능하면 부딪히지 말아야 하는데 한국 사람들의 특유의 큰 목소리 때문에 가끔 사고가 나는게 태국인들은 그렇게 큰 소리를 지르면 자신을 해 하려 한다고 느낀다는군요. 아무튼 잘 봤습니다. 그런데 태국의 첫번째 국가는 아유타야 보다는 수코타이로 봐야 하지 않을지요? 1238년에 설립되어 120년이나 강건 했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수코타이군요 지적 감사 드립니다

저도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늘 감사 드립니다!

  ·  7 years ago Reveal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