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Art)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in kr-art •  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Ria 입니다 ~_~

오늘은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오랫만에 전시회를 보고 왔어요!
저는 원래 전시회를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창 때는 진짜 1-2주일에 한 번씩 가기도 했었어요. 인사동 근처에 있는 MMCA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장소에요! 유럽에 있을 때도 미술관이라 하면 무조건 들어가서 한 작품이라도 보고 나오곤 했어요.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려서 그런지 그림을 정말 좋아해요. 항상 작품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표현력에 감탄하며 부러워하곤 해요. 여유가 생기면 꼭 한 번 그림을 배워보고 싶어요. 특히 유화를! ;)

사설이 길었네요~ 오늘 제가 다녀온 전시회는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이었어요!
블라맹크를 아시나요? 사실 저는 이 전시회가 있기 전에 블라맹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그는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이끌었던 프랑스 화가라고 해요. 우와, 야수파 그림을 좋아하는데! 국내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개인전이기도 하다니! 안 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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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파를 대표하는 화가, 마티스의 그림! 이런 느낌이에요~)
출처: Google Image

전시관 내에서는 사진 찍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서 함께 작품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네요ㅠㅠ

전시회에서 느낀 것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블라맹크는 직접 본 풍경, 장면들을 화폭에 옮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주로 도시의 한 장면이나 자연의 한 장면을 그렸는데, 특히 점점 멀어져 가는 길을 그린 그림에서 마치 내 앞에 저 길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한 발자국만 나가면 작품 속으로 들어갈 것 같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 저 거리를 거닐 수 있을 것 같다.'

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몰입감이 너무 강렬해서 한 참을 작품 앞에서 발을 뗄 수 없었어요. 이처럼 그의 작품은 관람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는 음울하고 어두운 감정을 자주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감정을 그림을 통해 풀었던 것 같아요. 그의 작품 속에 시그니처 컬러는 모두 톤 다운된 어두운 색들이에요. 하늘은 늘 어둡고 겨울을 많이 그렸더라구요. 어쩌면 날이 좋은 장면도 우울한 날로 그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분명 바닷물은 맑은데, 하늘만 어두운 작품들도 있었거든요. 해가 짱짱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어두운 색을 사용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거운 감정들을 억지로 해결하려고 한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 감정을 담담히 풀어내는 방법을 택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관람하며 그 감정이 전이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작품마다 이건 직접 보면서 그린 것 같다, 사진을 보면서 그린 것 같다 혹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그린 것 같다하는 추측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더라구요. 표현법이 무척 직설적인 것 같아요. 실사처럼 정교한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그가 참조한 자료와 그림이 완벽하게 일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기했어요.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블러리한 것 같지만 그 안의 디테일은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그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더라구요. 사실 세상이 그리 또렷하게 보이진 않잖아요. 그 때문인지 공감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물감의 질을 살린 과감한 터치도 좋았고 블랜딩이 서로의 경계를 지키고 있는 것도 좋았어요. 블라맹크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뭔가가 있는 것이 분명해요. 저는 전시회를 관람할 때,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관람을 하는 편이라 항상 힘들어 하면서 작품 하나 하나를 감상하거든요. 그럼에도 작품의 아우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블라맹크의 작품이 그만큼 파워풀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단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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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블라맹크는 책도 썼다고 해요. 그래서 그의 작품 옆에는 각주처럼 책에서 발최한 문구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림 옆에 글을 배치할 때는 더욱 심사숙고를 해야할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구들을 작품의 해설이라고 생각할텐데, 작품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문구들도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은 오히려 관람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았어요. 물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품과 작품의 결합은 두 손 들고 찬성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만. 그리고 나머지는 관람객에게 맡기는 것이죠~

별로 크지 않은 전시회라 두 시간이 안 되게 관람했던 것 같아요.
오랫만에 전시회를 가니,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요. 역시 저는 문화를 향유하며 살아야 하나봐요ㅠㅠ 그동안 너무 쩔어 있는 삶을 살아서, 간만에 일상의 단비가 되어준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고마워요 블라맹크! 좋았습니다. 멋졌어요. 마음에 들어요 당신의 작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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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nice thank you

My pleasure! :)

안녕하세요 리아님 저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게시물 보고 들어왔어요 :-) 참고로 유화를 직접 그리면 비용도 비용이고 냄새가 장난 아니라더라고요!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냄새라ㅠ 코가 예민해서...ㅋㅋㅋ큐ㅜ
문화 예술을 사랑하신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