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옥타비아

in kr-art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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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ylic on paper / 48×36cm



노무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다. 내 친구 기웅이는 못마시던 소주를 몸에 가득 털고, 실기실에서 목놓아 울었다. 구슬픈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아니 개인적인 연도 없는데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에 의아했다. 대체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의 정치적 신념을 지극히 공유하는 관계란 저런 것일까? 반면 나는 다수의 정치인을 혐오해본 적은 있지만 특정 정치인을 열렬히 좋아해본 적은 없었다.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기웅이처럼 목놓아 울지는 못했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슬펐다. 가끔 TV토론회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에서 '사람'을 생각하는 진짜 정치인의 모습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내뱉는 어떠한 언어도 빈말같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웃겼다. 나는 웃긴 사람을 좋아한다. 다른 것보다는 노회찬의 유머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내가 체감하는 슬픔 중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그의 죽음 이후에 정치인 노회찬을 돌아보는 기사들을 읽었다. 그가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많이 펼치고 누구보다도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한 것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성소수자와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위한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사실은 처음 알았다. 국회의원으로서 최근에 그가 힘썼던 개혁 대상은 바로 국회였다. 그의 꿈은 자본과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사람이 그 어떤 가치보다 위에 있어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를 더 알았다면 나도 기웅이처럼 울 수 있지 않았을까.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미지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 묘사된 도시를 하나씩 그림으로 그리고, 소설 내용을 축약/각색하여 구성된 시리즈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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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I  N  V  I  S  I  B  L  E     C  I  T  I  E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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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노회찬 의원의 죽음은 지금까지 본 누구의 죽음보다 슬퍼요.

정치인의 죽음에 이렇게 안타까웠던 것은 저도 처음입니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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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스스로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지 못할 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준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참 괜찮다고 생각했던 분이라,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추모의 글들을 보니 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가를 뒤늦게 깨닫게 되네요.

그분 기사가 올라올 때마다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서 타놓을 수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했을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떠나보낸 다음에야 그 가치를 깨닫는
꽤 둔한 존재들이죠.
광장의 작가 최인훈님도 소천하셨네요. 안타까운....

갑자기 떠난 존재일수록 더 빈자리를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때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다른 말이 없어요 ㅠㅠ

그러게요. 더 나쁜 놈들은 더 뻔뻔하게 잘만 사는데....ㅠㅠ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분의 말씀이 저는 제일 좋았어요. 매일 아침 등교길에 듣는 뉴스공장에서 수요일마다 나오셔서 그 재미있고 좋은 말씀들을 쏟아내 주셨는데.... 다시는 들을 수 없음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사람이 너무 아깝습니다. 저는 아침에 그 뉴스를 듣고 하루종일 마음만 뻥 뚫렸다가 그날 밤 아이들을 재우고 혼자 목놓아 울었습니다...

라디오를 통해 정기적으로 목소리를 들으셨었군요..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저는 뉴스공장은 아니지만 예전에 노유진 정치까페를 참 재미나게 들었었는데 그 생각이 나네요.

왜 자꾸 조은 사람들이 먼저 가는지.. 너무나 열씸히 살아오신 분 이젠 푹 쉬셨으면 좋겠네요

네. 더불어서 노회찬 의원이 지향하던 세상이 조금이라도 이뤄지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님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들이 다들 비슷한가봅니다

그가 받은 돈은 대가성 뒷돈이 아니어서 조사받고 해명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것조차도 용납을 못할 만큼 스스로에 대한 도덕성이 높았던 분이었네요 누구는 전국토를 황폐하게 만들고 수조원을 해쳐먹어도 끝끝내 자기는 잘못한 것 없다고 오리발 내미는데 말이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자금법이 문제라는 기사도 봤어요. 결국 돈과 인맥 있는 사람들만 정치를 하게 되어 있다는 요약이었는데.. 어떻게 이유를 대든 그의 죽음은 정말 아쉽습니다.

또 한명의 소신을 가진 인물이 아쉽게도 세상을 떠났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관련 기사를 계속 볼수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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