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서관에 거의 가지 못해서 집에 있는 책들을 주로 읽고 있다. 몇 챕터만 읽었던 책들도 있고, 아예 읽지 않고 모셔둔 책들도 많긴 한데 마음에 끌리는 책을 찾지 못했다. 심리학 책들을 모아논 곳으로 가서 이 책을 꺼냈다.
이버리 길버트의 What the nose know, 우리나라 번역으로는 "왜 그녀는 그의 스킨 냄새에 끌릴까" 란 책으로 부제에 '후각심리학' 이 있어서 예전에 구입했던 책이다.
예전에 아마 6장 정도 까지 읽었던 것 같은데, 시간을 내서 처음부터 읽어 보았다.
2004년 린다벅과 리처드 엑셀은 후각수용체를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다. 이들의 업적을 소개하는 노벨 재단의 보도자료에 사람들은 대략적으로 1만가지의 냄새를 인지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 1만개의 수치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궁금해하며 냄새에 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첫장부터 많은 질문을 남긴다. 냄새를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가, 혼합 냄새는? 냄새는 코가 맡는 것인가 뇌가 맡는 것인가? 등등등 이에 대한 답은 뒤에 이어진 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냄새와 관련된 실험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수행하고 있었다. 화학자부터 심리학자, 요리사, 의사까지 그 직업도 다양했다. 저자가 소개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는데 방귀 냄새에 대한 것이었다. 남성과 여성의 방귀냄새 중에 같은 양을 맡았을 때 어떤 것이 더 지독하느냐에 대한 것이었는데 ㅋㅋㅋㅋㅋ 예전에 읽었던 스테판 게이츠의 [책] 방귀학 개론 이 생각이 났다. 물론 답을 알고는 있었는데 ㅋㅋㅋ [여자가 남자보다 방귀를 더 적게 뀌지만 냄새는 더 독하다. 다만 남성이 한번의 방귀양이 더 많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독한 것은 비슷하다]
또 본인의 논문과 그에 대한 관련 주제로 "인간도 개만큼 후각이 뛰어나다" 는 이야기를 했다. 마약견과 같은 개들도 훈련을 통해 마약 냄새를 구별하는 것 처럼, 인간도 똑같이 훈련을 통해 여러 냄새들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례를 들었고, 실질적으로 과학적으로도 인간과 개의 후각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를 이해하려면 후각이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앞에 소개된 노벨상의 주제인 후각 수용체의 용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간략히만 소개하자면 후각 수용체가 많으면 그 만큼 탐지할 수 있는 냄새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쥐의 경우 1500개, 개의 경우 1000개, 생쥐는 900개, 침팬지는 350개, 인간은 340-380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후각수용체가 많다고 냄새를 비례해서 받는 다는 것은 아니기에, 비슷한 냄새를 맡는 것들을 묶어 분류하면 인간과 개는 대략 300 종류를, 쥐는 282 종류가 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개와 인간의 후각 능력은 비슷하다고 한다. 다만 개의 경우에는 바로 근처의 냄새를 잘 맡지 못하지만, 먼 곳의 냄새를 잘 맡을 수 있고 인간은 그 반대 라고 한다.
또 이 책은 여러 감각 중에서 후각이 많이 무시되었다면서, 후각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음식도 후각이 없으면 아무맛도 느끼지 못하며 사랑도 후각과 관련이 있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속해 나간다. 소개된 후각심리학 실험중 재미있던 것은 어느 한 교수가 물에 뭍힌 솜을 가지고 악취가 나는 약품을 풀었다고 거짓말을 하며 강의실에서 냄새가 느끼는 학생들은 손을 들어라 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들었고, 심지어 앞 자리의 학생은 냄새로 인해 수업 거부를 했다는 이야기였다. 오오!
자신이 기르는 개나, 자신의 아이의 냄새 등등을 사람이 구변 할 수 있을까란 실험도 상당히 신기했다. 엄마는 자신의 아이의 배변의 냄새를 다른 아이의 배변의 냄새보다 더 향기롭다고 느낀다라는 실험 결과와 그 해석도 신선했다.
책의 후반부는 후각을 고려한 영화, 광고 등과 이러한 미래에는 어떻게 후각이 통제(?) control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상당히 재미있는 주제들이 등장한다.
음식 이야기와 냄새 이야기를 하는 장이 있는데 거기에 우리나라의 음식인 김치도 등장한다.
여기서 서양 사람들이 김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 알 수 있었다...;; 더 뒷부분에 이러한 김치에 대한 내용을 하나 더 확인할 수 있었는데 ㅋㅋㅋ
이런 ㅋㅋㅋ 이름을 봐서는 일본계 미국인인가? 아무튼 ㅋㅋㅋ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많이 소개된 책이어서 재미있게 책을 잘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