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 여행기(시지프 신화-계속1)

in kr-book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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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척 어렵다... 한 페이지를 3번 정도 볼 때도 있다... 단어 하나 심지어는 쉼표 하나도 함부로 쓰지 않는다는 카뮈이기에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나 왜 카뮈가 이런 내용을 넣었는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솔직히 많다. 다만 카뮈는 핵심만은 분명하게 표현했음으로 핵심을 설명하는 근거들은 나의 추측으로 이해했다. 나는 이번 한 번으로 시지프 신화에 대한 글을 정리할 수는 없다고 본다. 여러번 나누어서 정리할 생각이다. 오늘은 그 시작이 되겠다.


이분법적인 세계관에 동화되지 못하는 삶을 그린 '이방인', 재앙 앞에 인간의 모습을 그린 페스트. 이 두 작품이 그리는 세계에서 부조리란 사라질 수 없다. 그리고 카뮈는 우리가 사는 세계 역시 부조리하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나는 고인이 된 카뮈에게 묻고 싶었고 따지고 싶었다. 세상을 이렇게 부조리하게 표현하는 당신이 독자들에게 진정으로 말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원래 세상이 부조리한 것이라면 우리가 굳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어차피 세상은 부조리할텐데요.


카뮈는 내가 가진 의문을 예상하기라고 한 것처럼 '시지프 신화'를 지필했다. '시지프 신화'를 통해 나는 카뮈에게 다시 한 번 더 놀랐다.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구성적인 충격은 독자의 예상을 완벽히 꿰뚫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비판을 칼날을 겨누려고 하면, 다음 장에는 바로 나의 공격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한 글이 전개된다. 손오공이 부처님의 손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듯이 나는 카뮈의 예상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카뮈는 자신의 글을 보고 또 보았으리라 예상한다.


카뮈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인생이란 살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가치판단이야말로 철학의 근본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의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나와 같은 이분법적인 사고가 강한 사람이라면 살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야한다. 아니면 스스로 자살을 해야하니까. 그러나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는 능력에 있어 천재인 카뮈는 다음과 같이 썼다. "자살을 하든 안 하든 철학적으로 맞든 틀리든 두 가지 길만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은 채 의문인 상태로 있다." 


그렇다. 우리가 부조리를 어떻게 느끼게 되는지 살펴보면 카뮈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카뮈는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문득 '왜'라는 의문이 들었을 때 동반되는 권태의 느낌 속에서 우리는 부조리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왜 싫어하는 일을 하고 있지? 나는 왜 폭언을 듣고 있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거지? 나는 왜... 즉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 대해 '왜'라는 의문조차 가진 적이 없기 때문에 인생에 대한 가치판단을 한 적이 없는 의문인 상태로 있는 것이다. 원색적으로 표현하면 나는 숨쉬어지니까 살아거다.


여기까지 이해한 나는 더 궁금해졌다. 그럼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부조리를 인식한 뒤에 우리는 자살을 하거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나 카뮈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살보다는 살아갈 것을 말한다. "참다운 노력이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능한 그 곳에서 버티고 살아남아 구석진 고장에서 서식한 식물을 가까이 관찰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의 맨 앞에 적힌 아폴론 축제경기의 축가3에서 나온 구절. 나는 이 구절이 카뮈가 우리에게 말하려는 교훈라고 생각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애써 바라지 말고, 가능의 영역에서 남김없이 다 살려고 노력해라." 


카뮈는 세상은 부조리하나, 우리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라고 말했다. 비록 세상이 부조리해도, 최선을 다해서 살아라? 아직 명쾌하지 않다. 카뮈는 왜 살라고 했을까? 그것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살라니 무슨 말인가?

<계속1>


- "시지프 신화"에서 일부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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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ㅎㅎ
보팅 꾹 누르구 가용~^^

감사합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철학책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저도 칼 막스 '자본' 읽고 있는데요, 10번정도는 봐야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요 ㅎ

저도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읽고,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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