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에 갇힌 존재
타인에게로 향해있는 감정의 소모
비방하거나 타인의 이야기를 거룩히 소비하는
爾이, 줏대 없는 인류의 탄생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가
편리와 수단을 거부한 채 늙어온 한 櫓人노인의 이야기
고달픔도, 고독도, 만족도, 환희도 모두 爾이 사람의 생이다
櫓
노를 젓는 막대기 - 방패 ‘노’
괴팍한 노인이 서있다
괴팍한 노인이 서있다.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과 누구와도 사귀지 않는 올곧 자신만 믿고 가는 성격이다.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도 없다. 길을 가다 길을 잃어도 누구에게 물어보는 법이 없다. 끝내 목적지에 도착한다. 편리와 수단을 거부한 채 늙어온 한 사람의 이야기. 이것에 옳고 그름이란 없다. 고달픔도, 고독도, 만족과 환희도, 모두 이 사람의 생이다. 누구도 그 노인이 살아오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수도 평가할 수도 없다. 기어 다니는 짐승과 날아가는 새를 비교할 수 없고 서로를 하나의 기준에 두고 평가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비 내린 종로 뒷골목에 버려진 종이에 쓰여 있는 누군가의 인생. 이미 쓸쓸한가? 그것이 당신이 빠진 착각의 생이다. 쓸모없는 감정의 소비와 소모가 너무 많은 줏대 없는 인류의 탄생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가. 다수의 목적과 제시된 목표가 인생의 정점이 되어 치닫는 스포츠인간. 이 시대 인류의 이름은 거대한 올림픽. 공허하고 공허한 숫자와의 씨름에 빠진 얼빠진 시대. 잠시 사라질 타인의 머리위에 올라선 유치한 쾌락을 오직 비교에 의해 느끼는 삭제된 능동적 정서. 먹이가 제시되고 경쟁의 불이 켜져야 맹목과 맹신의 혈투사가 되어 오직 스포츠의 극단으로 달리는 인간은 자신과 타인이 죽어가는 쾌감에 살아 있음을 느끼는 텅 빈 행복을 쫒는 착각의 노예. 어느 산길과 지번 없는 구불 길을 지나 막힌 길을 뚫고 묵묵히 찾아간 노인. 그의 삶이종로 뒷골목에 쓰여 버려진 이야기와 상관없는 생이라면, 누가 쓰여 버려진 생인가? 착각의 판단은 소비된 감정과 소모된 생 전반의 기록. 기록과 경신, 추격과 질주, 추월과 승리. 성공과 행복의 단어에 집착 도착된 착각의 생. 기록 없이 살다간 저 노인의 삶이 소나무 뒷길에 짙은 향으로 베어 나온다. 나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바라볼 때 시선은 이탈하고 모든 소모가 생성된다.
감정은 숨 쉬며 깨지고 비워지면 울리고 채우면 기울어져 쏟아진다
감정이 물질과 현상을 담고 채우는 쓸모 있는 도구라 생각하는가? 감정이 도구가 되면 쉽게 깨지는 항아리에 불과하다. 감정은 괴팍한 길이다. 길이 없는 대지를 바라보고 괴팍하리만큼 묵묵히 걷는 것이 소모되지 않는 감정의 길. 생성의 길. 괴팍한 노인이 걸어가는 불편한 길은 의도하여 구부러지고 인지하여 꺽은 길. 합리적이라는 이론의 이치나 논리적 합당을 과감히 버리고 비합리의 지팡이 하나들고 장애물을 건너는 강단 있는 걸음. 의지를 지녔기에 의지하지 않을 당당한 선택이 지닌 모험의 눈빛. 관심의 분할을 통해 순간장소에서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도 주위를 차단할 시선과 자신을 응시할 시선을 명확히 열고 닫는다. 자신의 지도를 만들며 찾아가는 괴팍한 노인에게 소모는 사라진 신기루다.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물질의 겉을 지나 깊은 알맹이의 심지에 닿는 그의 촉각은 아주 느린 쾌속선. 이토록 젊은이가 노인인 이유는 생물의 시간을 지나온 노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굴곡진 삶이 만든 주름과 그로인해 견고하게 다져진 바위를 이룬 자연. 그 위에 협곡과 평야의 물줄기를 뚫어 바다와 조우한 내면공간이 자신의 된 노인이다.
자신의 바위위에 걸터앉아 숨을 내 쉰다
짧지만 길었던 공간의 이동과 계절의 변화가 눈에 스쳐 사라진다. 그저 풍광이지만 자신의 몸과 정신에 응축된 자연의 모습. 하얀 태양과 붉은 바다와 푸른 대지가 노인을 바라본다. 또 다른 방향에 서서 지금껏 손에 들었던 지팡이를 내 던지고 새로운 길을 향한다.
하산이다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마다 그는 젊어지고 손등과 발목에 굵은 핏줄이 솟아난다. 호랑이의 두꺼운 발이 곳곳을 내딛듯 묵직하다. 어깨를 펴고 가슴이 하늘로 향한다. 시선의 높이에서 수직과 수평으로 날아가는 독수리의 날개가 새로운 문을 연다. 없는 문을 열고 있던 문을 닫는다. 사라진 문이 문의 문을 열고 닫혀있던 문이 열리며 사라진 문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괴팍한 노인이라 소리를 들었던 청년은 문 뒤에선 그들을 바라본 후 문밖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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