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디 버드와 연두빛 날들

in kr-daily •  6 years ago 

한달에 두번 당직인 신랑이 지난 주에 모든 당직이 몰려서 오늘도 당직

마치고 일찍 퇴근해서 낮에 아가들과 올림픽공원 산책을 했다. 

청이 너무 신났다... 나랑 다닐 때는 그렇게까지 

안 신나보이는데... 기분 탓이겠지. 


아가들 산책 덕에 자주 들르고 있는 올림픽공원은 코스를 자주 바꿔가면서 

다닌다. 지루하지 않도록 히히 오늘 들렀던 곳은 복사꽃이 피어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다. 곳곳에 초록 잎들이 움터서 참 좋다. 

5월이 되면 신록이 짙어지겠지. 하루하루 다른 요즘 풍경을 보면 너무 재밌다. 

이 나무들, 들풀들 긴긴 추운 겨울동안 꽃이랑 잎 숨기고 어찌 지냈을까. 

오늘 날씨가 좋아서 동네 조금 더 멀리 산책도 했는데 내 눈에 확들어온 

너무나 아름다운 라일락 나무. 이렇게 나무에 꽃이 많이 달린 건 처음본다. 

양지 발라서일까. 꽃도 가득 피어있고 너무 건강했다. 저 멀리서도 

바람에 향이 느껴지고 그 모습도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지나가던 행인인  

나도 이렇게 행복해지는데 이 집의 주인은 매년 이 맘 때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일락이 보이는 통유리가 있던데 

멋진 회화작품보다 더 값진 자연의 풍경이다.  

꽃의 힘이란 참 신기하다. 그 아름다운 모습과 생명력에 보고만있어도 

덩달아 나까지 에너지가 솟는다. 

지금 올림픽 공원에 한창인 귀룽나무. 평소 산책코스보다 조금 더 멀리

나가야 볼 수 있다. 내일 아가들과 들러서 노닐다 와야지. 

신랑의 이른 귀가로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 레이디 버드도 봤다. 

기대 했던 것보다 더 좋았던 영화. 다만, CGV 강변이 리모델링 공사중이라서 

영화보는 내내 소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서 힘들었다. 공사 끝날때까진 

강변은 안가야지. 레이디버드의 각본과 연출을 한 그레타거윅을 

매기스플랜이라는 영화에서 처음 봤다. 그 때도 참 독특하면서 재밌다 

생각했었는데 본인이 만든 영화는 더더더 좋다. 

고등학교에서 대학 초기의 내 모습이 많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찡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랬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베스트 프렌드인 줄리의 집에 찾아가 울고 있던 그녀를 안아주고 

웃고 떠들던 장면. 별 것 아닌 것들에 불행해졌다가 

또 위로받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 예뻤다. 

핀터레스트에 찾아보니 영화 메이킹 사진들도 많은데 서로를 

존중하고 호의를 갖고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어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너무 멋졌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들의 

캐릭터를 보고 싶고 다양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야.라는 말이 자꾸 떠오르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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