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 무서운 이야기 1화. 긴 생머리의 그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저는 축구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언제나 방과 후에는 늦게까지 연습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정문을 빠져나가면 교사에 둘러싸인 운동장이 있는 형태의 이상하게 뒤바뀐 구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즉 어느 교사의 교실이라도 교정(운동장)을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평소처럼 연습에 힘쓰고 있는데 친구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본관 3층을 보라고 하더군요.
말한 대로 그쪽을 보니까 여자아이가 창틀에 팔꿈치를 받히고 턱을 괴고선 이쪽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였습니다. 축구부가 교정에서 연습하고 있을 때마다 언제나 그녀는 교실에서 엿보고 있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소문이 제멋대로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언제나 똑같은 교실에서 엿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용되고 있지 않은 교실에서...
도대체 몇 학년인지 몇 반인지도 몰랐습니다.
언제 한번 확인해보자는 말이 나오게 되었고, 운이 나쁘게도 제가 가게 되었습니다.
본관 3층에 도착해서 그 교실 앞까지 왔습니다. 창문에서 들여다보니 그녀가 있었습니다.
팔꿈치를 받치고 교정을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긴 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앞에 놓인 책상에 가려서 어깨까지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의자에 앉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긴장하면서 말을 거는 방법을 생각하고 문을 열었어요.
문을 여는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인지 그녀는 아까처럼 계속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어..."
말을 거는 것과 동시에 저는 알아차렸습니다. 어깨로부터 아래로 드리워지는 긴 머리...
그 어깨부터 아래로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거기에는 콘크리트 벽만이 보였습니다.
패닉에 빠진 제가 얼어붙어 있을 때 그녀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습니다.
새하얀 얼굴로... 입술만이 피와 같이 새빨갰습니다.
눈의 표정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입만 '이아이오이이아이'라며 웃고 있었습니다.
"으악!!!!"
제정신을 차리고 저는 교실을 쏜살같이 뛰어나왔습니다. 복도를 가로질러 가고 있는데,
'스스스스스스윽 스으윽'
뭔가를 질질 끄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달리면서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리니 3~4m 뒤에서 그녀가 굉장한 기세로 팔을 쭉 뻗친 채로 몸을 질질 끌면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전 그 후로 뒤도 안 보고 눈 깜짝할 사이에 교정까지 도망쳤습니다.
부원들에게 이걸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제 이야기를 믿어주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