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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kr-dairy •  5 years ago 

어제는 정말 바쁘게 지냈다.

금요일의 불의의 사고(?) 를 메꾸기 위해 거의 밤을 새가면서 일을 했고 5시간 넘어서 침대에 누웠다. 좀 자고 일어나서 일을 마무리해야겠다 하면서 잠에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아버지가 어머니와 동생을 데려다주고 집에 오자마자 나를 깨웠다. 비몽 사몽한 상태에서 10분동안 빨리 씼고 차릍 타고 할머니 댁이 있는 수원으로 향했다.

ㅋㅋㅋㅋ 이런 이럴 줄 알았다면 밤샘을 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잘껄 ㅋㅋㅋㅋ

차 안에서 졸려운 눈을 견디며 버텼다. 아버지도 피곤하셔서 말동무가 필요해 나를 불렀다는데, 내가 자버리면 운전에 영향이 생길테니까 라디오 소리를 키우며 참고 버텼다.

농수산물 센터에 들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홍어와 꼬막, 귤 등등을 사가지고 들고 갔다. 수산물 코너는 진짜 언제 가도 항상 추운것 같다. 할머니네 댁에 갈 때마다 항상 들리는 이 곳은 친숙하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맨날 사는 것이 똑같은 것도 있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내가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고, 여기서 음식을 사 간다는 것은 점심을 사간 홍어와 꼬막으로 먹는 다는 것이라 ㅋㅋㅋㅋㅋ

농수산물 센터에서 할머니네 댁으로 가는 길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마침 라디오에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대표가 정부관계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왜 감소하는지에 대한 강연이 시작했다. M세대와 Z 세대의 인간 관계 이야기와 연애관 이야기를 하며, 이전 기성세대와 이 세대들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들은 이전에 비해 사람을 더 많이 만나지만, 일종의 소모적으로 인간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는 이야기를 했다.

맞는 말이다. 인스타나 페이스북 친구는 수백 수천이면서, 당장 술을 같이 먹을 친구는 없는게 현실이라는 대표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강연은 그 외에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그 중 하나는 노처녀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의 노처녀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일단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있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과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있다는 것이라는 건데, 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우, 자신보다 더 좋은 경제력을 가진 남성을 만나라는 것이 사회에 펴져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적 지위가 높았지만, 이제는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향상되서,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게 되는 그룹이 생겼다는 것이다.

ㅋㅋㅋ 어느 한 인터넷 강사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기가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통계적 수치로 설명하는데 ㅋㅋㅋ 자신이 여성에 박사학위 소지자이기에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에 맞는 쌍을 찾기가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ㅋㅋㅋㅋㅋ 일반적으로 남성은 자신보다 학력으로 보았을 때 같거나 낮은 사람과 결혼한다는데, 학력으로 보면 박사가 가장 높으니까 [뭐 그렇지 포닥은 학위가 아니긴 하지..] 자신과 매칭이 될 만한 풀이 적다 이 이야기였다. ㅋㅋㅋㅋ

강연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수원에 도착했다. 강연의 마지막 이야기는 주차장 이론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이 주차장 이론은 정말 맞는 말이라면서 공감을 표했다. ㅋㅋㅋㅋ 이 주차장 이론은 뭐 결혼 뿐만 아니라 그냥 인생 자체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경제니 투자니 다 들이맞는 정말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 이 아닌가 싶다.

이 주차장 이론에도 여러가지 변형이 있는데, 강연에서 말하는 주차장 이론은 다음과 같다.

내가 주차장에 주차를 하러 들어갔을 때, 운이 좋게 자리가 있어 주차를 바로 할 수 도 있지만, 자리가 없으면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가서 자리를 찾거나 아니면 자리가 비키기를 기다리면서 뺑뺑 돌면서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면서 자리가 비어 주차를 하려고 해도, 운이 나쁘면 나보다 먼저 기다렸던 사람이나 혹은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그 주차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연예, 결혼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타이밍이 좋게 마침 빈 자리에 내가 들어가 그 사람을 만날 수도 있지만, 자리가 차 다른 곳에 주차, 즉 다른 사람을 만날 방법을 선택할 수도, 또 그 자리를 빙빌 돌며 그 사람이 다시 혼자가 되기를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다만 기다린다고 해도 그 자리가 내 자리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ㅋㅋㅋ 차에서 내려 할머니네 아파트 현관에 들어가는 순간, 할아버지께서 나오셨다.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밀대(?), 소쿠리(?) 를 들고 오라고 하셨다고, 홍시(?) 감 한박스를 노인대학에서 싸게 구입하셨다고 ㅋㅋㅋㅋ 할머니가 있는 노인대학 쪽으로 한참을 뛰어가서 감 한박스를 받았다. 할아버지가 끌고왔던 밀대(?) 같으로 옮기기에는 크기가 매우커서 그냥 내가 들고 옮겼다. ㅋㅋㅋ 이거 할아버지가 옮길만한 그런 사이즈가 아니었다. 진짜 마침 나와 아빠가 할머니네 댁에 간게 타이밍이 정말 좋았던듯, 그냥 걸어가도 10분은 걸어야 할 거리인데, 그걸 할아버지가 옮기면서 가려면 30분은 넘게 걸릴듯 싶다. 게다가 그 도로는 사람들도 많이 다니지 않는 도로라 누군가 도와줄 사람도 없을테고 ㅋㅋㅋㅋ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타이밍과 관련된 일이 생기다니 ㅋㅋㅋㅋ 그 큰 박스에는 홍시 감이 한 30개쯤 들어있던것 같다. 할머니네 집에 오자마자 하나하나 꺼내서 홍시로 숙성시키기 위한 작업(?)을 했다. 뭐 특별한 건 없었고 그냥 따로 하나씩 닦아 꺼내놓는거? ㅋㅋㅋ 일을 마치고 사온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난 뒤, 할머니, 할아버지 집의 화분들 정리와 장독대 정리를 도와드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힘만 엄청 쓰고 왔다. ㅋㅋㅋ 된장, 고추장 장독대를 정리하는데 항아리는 왜 이렇게 크고 무거운지 ㅋㅋㅋ 게다가 할머니네 집은 꽃, 나무, 등등이 매우 많아서 그걸 또 옮기는데 힘을 꽤나 썼다. ㅋㅋㅋㅋㅋ

마지막에 할머니가 결혼은 언제하냐고 묻는다 ㅋㅋㅋ 결혼은 커녕 만나는 사람도 없다고 ㅋㅋㅋ 앞으로 몇년은 더 바쁘게 살 것 같다고 답했다. 할머니는 전쟁 중에도 다 할건 다하고 살았다고 ㅋㅋㅋㅋ 맞는 말이긴 한데, 일단 뭐 여자를 만나야 연예를 하고 결혼을 할텐데, 일하는 사람들도 다 남자고, 만나는 사람들도 다 남자라 가족을 빼고 여자사람 만날 경우도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ㅋㅋㅋ 애초에 나는 학창시절부터 미팅이나 동아리활동 등등 이성이든 동성이든 따로 만나서 놀지 않고 혼자 싸돌아다녔기에 ㅠㅠ

어려서부터, 영어, 과학 캠프나, 수학 여행을 가도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그 동네 주변을 조깅하며 동네탐방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ㅋㅋㅋ [나의 캐치프레이즈가 "자유로운 영혼"인 것은 이 때부터이다. 새벽에 친구들이 깨서 항상 내가 사라져서 놀랐다고 ㅋㅋㅋ ㅋㅋ] 학교 행사차원에서의 의무적 MT 에서도 술자리가 무르익어가기 전에 친구와 둘이 빠져 도중에 튄적도 있었고, 내가 만든 동아리 조차도 MT나 따로 모임을 가려고 하지 않았으니 ㅋㅋㅋㅋ 이 아싸 기질은 뭐랄까 좋은거려나? ㅋㅋㅋㅋ

게다가 나는 자만추(?), 즉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데 ㅋㅋㅋ 환경 자체가 이런 상황이라 ㅋㅋㅋㅋ 결혼은 커녕 언제 연예는 해볼수 있으려나? ㅋㅋㅋㅋ 결혼, 연예 이런건 다 타이밍이라는데 ㅋㅋ 항상, 대학가면, 졸업하면, 취업하면, 등등등 으로 미루다보니 지금 이 상태까지 왔다. ㅋㅋㅋㅋ 미루기 대마왕 ㅠㅠ

아무튼 어제 너무 힘을 썼는지 온 몸이 쑤신다 쑤셔 ㅋㅋㅋ 오늘은 진짜 푹 쉬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을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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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모자란 잠을 채우셔야쥬. ㅎㅎ
beoped님의 가정을 쓰윽 스캔할 수 있었네유. 성격도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여자분을 만날 날이 오겠지요.
그래도 혼자 새벽에 돌아다니는 거 말고, 동아리 활동 하나는 해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네요.
2020년에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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