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반 아무말 대잔치 '내가 폐 끼칠까봐'

in kr-dawn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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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어르신들을 만날 때면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내가 폐 끼치면 안되는데..." "애들이 고생이지" "나 때문에 선생님이 고생이네" 와 같은 말들이다. 뭐가 그렇게도 미안하신걸까.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줄까봐 걱정을 많이 하신다. 그리고 상대에게 불편함과 폐를 끼치는 자신을 향해 비난을 하기도, 자책을 하시기도 하다. 그리고 그 눈에서 비치는 것은 미안함이었다. 나를 보시는 중에서도 그 미안함을 앉고 나를 마주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썩 좋지 않다. '폐를 끼친다'는게 결코 당신의 의지가 아닐 것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조금씩 상대의 말을 잘 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며, 어제의 일들을 종종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물었던 것을 다시 묻기도 하고, 했던 부탁을 또 다시 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것이 상대에게 '폐'라고 느껴지실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어려움이 계속 될 것이라는 사실 앞에 마음의 무게는 더 무거워 질 것이다. 그리고 나도 어르신의 생활에서 무게감을 전달 받는다.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어르신의 삶에 대한 안쓰러움이 느껴지기도 했고, 언젠간 어르신
나이가 될 나와 가족들,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부담'이 떠올랐다.

딱히 내가 어르신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단지, "저에게 폐끼치시는 것 없어요. 괜찮아요."라는 말과 환한 웃음이 최선인 듯 하다. 그리고 그냥 당신의 마음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라고 진심으로 바라는 것 뿐.

제목이 좀 원색적인 것 같은데, 글 솜씨가 부족한 탓에 어떻게 더 다듬어서 나은 표현을 써야 할 지 잘모르겠다. 일단 있는 그대로 적었는데, 뭔가 아쉽다. Am.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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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에도 의미가 다를텐데 정말 미안해서 폐를 끼친다가 아닌 그냥 고마워서 폐를 끼친다라고 어르신들이 표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드미님도 마음이 더 가벼우실듯 합니다. :-)

아... 그러게 말입니다.
고마워서 그런거다. 그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시는 것도 참 지혜로운 방법인 것 같아요!
아주 중요한 부분 인 것 같습니다 ㅎㅎ감사해요 :)

따뜻한 말한마디와 진심이 어르신들께 큰힘이 될꺼에용 보팅 팔로우 하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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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힘을 드릴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죠 ㅎㅎㅎ
방문하시고 덧글주셔서 고마워요 :)

제목이 원색적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진솔한 글 감사해요 ㅎㅎ

당케님~! ㅎㅎ
적절한 표현의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들린 그대로 적었는데 다행입니다 ㅎㅎ
진솔하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

@dmy 님의 따뜻한 마음과 진지한 관심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Youngking님 안녕하세요. 처음 봬요~!
마음을 잘 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조금이나마 전달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ㅎㅎ
방문하고 덧글 주셔서 고마워요:)

뭉클.. 어르신들도 드미님 마음을 느끼셨을거에요:)

아믿슈님 안녕하세요~!! ㅎㅎㅎ
오랜... 만이에요! ㅎㅎ잘 지내셨는지요.
요즘 도통 못 찾아뵀네요 ㅜㅜ

어르신들께 조금이라도 마음 전달 됐다면
다행이지요 ㅎㅎ

2시30분까지 잠을 안 주무시다니 ㅠㅠ 피곤하시겠어요.ㅠㅠ

ㅠㅠ 몸이 아프기 때문에 상대에게 또는 가족에게 폐가 되고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 그런 마음이 더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더 안으로 움츠려 들게 되는거 같아요. 저도 아플 때 엄마가 들어와서 한국에서 치료받으라고 했지만, 그 당시에는 갈 수가 없었어요. 오빠가 허리 수술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저까지 가면 그게 너무 가족에게 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가 한참 지나서 어쩔 수 없이 들어가 다른 치료를 받아야 했네요 ㅋㅋ.)

드미님의 따뜻함이 꼭 전달이 될 거라고 믿어요. 아플 때는 더 예민해지기 때문에 작은 것에도 크게 반응을 하기도 했던 거 같아요. 꾸준히 한결같은 모습을 보면 안정이 되고 그러면서 폐가 된다는 생각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드미님 마음을 아시고 곧 좋아 지시길...

그덕에 벌써 졸리네요 ㅎㅎㅎ지금 한국 오후 8:13분인데 ㅋㅋ아직 저녁이 남았는데!!!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상대에게 부담을 줄것 같을 때 한 없이 움츠러드는 것 같아요.
해피써클님 말처럼 꾸준하고 한결같은 모습. 그런 믿음을 줄 수 있을때 상대가 정말 한결 편해질 수 있겠죠? 좋은 마음 바래주셔서 고마워요 ㅎㅎ

마음이 담긴 글이네요.
그리고 제목 괜찮은데요?

마음이 잘 담겼다면 참 다행입니다ㅎㅎ
단테님이 부족한 글에 찰떡같이 이해해주신 덕이죠! ㅎㅎㅎ

goodpost dmy, upvoted

마음 한 편이 짠해지는 글이네요. 사실 돌아보면 멀쩡한 몸으로도 주위에 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어르신들이 지탱해오신 삶의 무게 덕에 누군가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저는 오히려 지금의 제목이 더 와닿네요. 마치 그네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아서요. 잘 읽었습니다. ^^

문외한 님 안녕하세요 ㅎㅎ
부족할 글에 좋은 말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고민했던 제목이 와닿는다고 하시니 다행이군요ㅎㅎ

  ·  7 years ago (edited)

@dmy 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그래서 그분들도 감사한 마음에 더 미안해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_^

아이고ㅎㅎㅎ따뜻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 미안한 마음을 조금 내려 놓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ㅎㅎㅎ참... 어렵습니다 ㅎㅎ

사랑하는 가족이 내 존재를 버거워할까 그게 두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저런 말을 하는 밑바닥에는 미안함도 있지만 자괴감도 있는 거 같아요. 이제 나란 존재는 모두에게 짐만 됐구나, 쓸모가 없구나 하는..

맞습니다. 결국 ‘나’라는 존재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으실까 싶어요ㅜㅜ
글 쓰고 덧글 달면서 또 생각해 보니,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몸이 아픈 사람들도 가족들에게 그런 두렵고 자괴감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르신들이 어떤 마음일지 이해는 너무나 가네요ㅠㅠ 서로서로 행복하게 잘 살았음 좋겠네요~~

키키님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ㅜㅜ
맞습니다. 서로서로 잘 이해하고 보듬고 살아가면 좋겠어요.

디미님의 따뜻한 마음이 제 마음도 따뜻하게 만드네요 ㅎㅎ 잘읽고 갑니다~ 팔로우 하고 가겠습니다!

yuouystar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ㅎㅎ
따뜻함을 전달해 드렸다면 참 다행입니다 ㅎㅎ
방문하시고 팔로우 주셔서 감사해요 :)

전혀 엉뚱한 연상이긴 하지만, 아픈 개들은 주인에게 폐가 될까봐 일부러 혼자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한다던 강형욱 조련사의 말이 떠오르네요.
마음씨가 착하신 어르신분들이라 더 안타까운 것 같아요.

앗 케콘님 이 댓글을 늦게 봤네요 ㅜㅜ
처음 알았습니다!!
아픈 개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군요.
동물의 그 마음도 참 따뜻하네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폐 끼치게 되는 마음이 얼마나 무력할까요. 설령 그것이 폐가 된다고 해도, 누가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고... 드미님처럼 그것이 '폐' 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라 받아들일 수 있다면 모두에게 좋을텐데 말이죠. 가까운 누군가가 떠올라 주절대고 말았네요 ㅎㅎㅎ 새해 복 또 많이 받으세요 드미님 :-)

스프링필드님 늦게 댓글을 봤네요 ㅜㅜ

맞습니다. 폐를 끼칠수 밖에 없는 몸과 마음의 상황이 참 무력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사실 저또한 글 쓰면서 떠올랐던 분이 있었네요ㅎㅎㅎ
스프링필드님도 새해 복 많이! 가득! 받으세요 :) 고마워요!

그런 말씀 많이하시는군요 ㅠ.............ㅠ 찡 ㅠ..ㅠ.......

네...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안좋았던 일들 중 하나였네요..

  ·  7 years ago (edited)

누구나 생각해 보는 주제일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오래 병원에 다니셨던(투석)
친정엄마를 보면서 늘 생각했더랬습니다
'나는 내 자식들한테 짐이 되면 안 될텐데'

나이가 점점 많아지니
저 생각을 안 할수가 없더라구요

혼자 사시는 어른들(일명 독거노인)
열분정도 7년쯤 돌봐 드렸었는데
가슴이 많이 아팠었지요

폐를 끼칠 수 있는 자식이 있다는 것도
어쩜 복이지만 결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삶의 끝을 귀찮은 노인네가 되어 산다면 정말......

그리고
전문 작가가 아닌 이상
이런 진심어린 날것의 글이 더 좋아요

팔로하고 갈게요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