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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kr-diary •  4 years ago 

어디로 가야 하는가

연말이 또 다가 왔고 이런저런 소식들이 들려온다.

평소에도 남들을 많이 의식해왔고 벗어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남들은 하나둘 씩 자리 잡을 생각을 하고 있고 또 자리를 잡아가는데

나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

그러러면 또다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데 나이도 나이고 나이가 많이 들어서 과연 그 새로운 일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위대한 수학자 하디는 나이많은 수학자는 쓸모가 없다며, 수학은 젊었을 때 위대한 정리가 나온다는 말을 남겼다. 그럼에도 나이가 찬 상태로도 훌륭한 수학자가 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뭐 굳이 수학 뿐이 아니라 해도 나이가 찬 상태로 무엇인가를 공부하는 것은 확실히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해야 할 것이 많으니까... 나는 그런 것들을 다 포기하고 나아갈 수 있을까?

머릿속에 잡생각이 많아진다. 물론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국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것이 아니란 것이 문제이다. 어짜피 그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것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쓸모있는 일꾼이란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으니까...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이 크게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어느정도 이루었고 뭐랄까 내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되지는 못했다. 사실 내가 일했던 분야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은 누구나 그런 사람을 꿈꾸며 시작하지만 하나 둘 씩 다 포기하고, 심지어 학부에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끝내 대학원에 학위를 받아도 다른 분야보다 지독히 긴 계약직 포닥 과정을 거쳐도 교수자리 하나 보장 받지 못한다. 그래서 예전 학부 때 나의 지도교수는 내가 처음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우리 집이 얼마나 사느냐를 물어봤었지...

하나를 채워나가면 나갈 수록 다른 하고 싶었던 그 일에 대한 욕구 욕망이 커져갔다. 오랜만에 나의 사정을 아는 다른 친구와 카톡을 나누었다. 그 친구는 아직도 나에게 미련이 남았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어떻게 보면 이게 나의 미련...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에게 꼬리표처럼 따라오던 그 미련이 아닐까 싶다.

이리저리 졸업 후 다른 일을 하면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지워질 줄 알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더니 꽤나 시간이 흘렀는데도 다시 지펴진 불씨는 꺼질 생각을 안한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ㅋㅋㅋㅋ

최근엔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예전의 트라우마도 다시 되살아났다. 예전처럼 존재와 "무"에 대한 사색으로 새벽은 감성과 불안함으로 가득하다. 가족과 잠시 떨어져 지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예전의 그 트라우마의 장소에 몇주 지내고 있어서 그런걸까....

몇몇 그리운 얼굴들을 보며 그들은 내가 능력이 좋으니 사람들이 찾을 거라고 말을 한다. 그들이야 그들이 힘들었을 때 나에게 도움을 받았었으니까 그런 말을 하는거지.. 그 잘한다고 소리 들었던 피아노도 10년 넘게 안 치니 이제 악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고, 과거의 나를 아는 사람들이나 그런 말을 하지....

실적이 많았다고, 다 빛좋은 개살구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보다 내 내부, 내면이 더 중요한데 내 내면은 아직도 채워지지 않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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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의 갈등은 참 끝이 없는 것 같네요... 요즘 저도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현실과 타협하느냐 힘들어도 이상을 추구하느냐... 평생 고민해야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계속 그러면 해봐야 겠네요.
(뭔진 모르겠지만.. ^^;;)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