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diary •  3 years ago 

WOW 정말 오랜만에 공황이 찾아왔다. 주변에 신경정신과가 없어서 그냥 내과에 가서 안정제를 받아 왔다. 이번주만 버티면 되는데 그 심리적 부담감이 상당하나 보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이성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의식으로는 나의 또다른 컴플렉스로 인해 무시하지 못하나 보다.

얼마전 침대에 누워 몸이 떨리는 것을 느껴서 지진이 났나 했었는데 그 빈도가 잦아져 뭔가 했더니 예전의 그 공황오기 직전의 느낌이었나 보다. 심박수가 빨라지고 맥이 뛰는게 계속 느껴지고 그래서 부정맥인줄 알았었는데
알고보니까 공황장애였다는 것을 깨닫고 진료 받았던게 10년 전 일이었고 꽤 길게 약과 운동 등 치료를 하고 약을 안 먹고 살아간게 4-5년은 됬는데 다시 찾아오다니....

처음 이 공황장애 증상이 심해졌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그런가 이곳으로 돌아온지 채 1년도 안 되서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잘 참고 살아왔다가 최근에 일이 터지고 이번주에 있을 큰 행사 때문에 심리적 고통이 극심했나 보다.
주변 내과를 찾아갔는데 진료하는 대기시간만 2시간 넘게 걸렸다. 지방이라 병원이 확실히 없는 것도 있겠지만, 건강검진 시즌인가 사람들이 참 많다. 담당의사는 내과 의사라 그런지 내가 증상을 말해줘도 잘 모르고 10년전에 부정맥 관련해서 이런저런 심전도 검사랑 심장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어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이야기 하며 최근에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어서 일단 진정제라도 처방해 달라고 한 뒤 약을 처방 받고 돌아왔다.

밤 낮이 바뀌고, 그놈의 죽음과 존재에 대한 답이 없는 고찰만 하다가 증상이 더 심해진 듯 싶다. 며칠 전에 한 큰 실수들도 영향을 줬을지도 모르겠는데 이성은 별 문제 없는 것이라고 아는데, 내 무의식은 그렇지 못한듯 자꾸 몸에 이상을 일으킨다.

나는 내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내가 참 유리멘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남들은 나보고 정신력이 참 강하고 인내와 끈기가 장난아니다란 말을 하지만, 그것도 역치가 넘어 갔나 보다.

분명 지난주 토요일만 해도 몸무게가 1kg 가 쪘었는데 그 몸무게가 다시 하루만에 빠지고 더 밑으로 내려갔다. 확실히 몸에 이상이 있어 보이긴 한다. 급하게 내일 아침에 서울 집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원래 내일 올라가려고 하긴 했는데 모르겠다.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꽤 했는데 어머니는 다시 내가 대학병원에 신경정신과에 다닐까봐 걱정하신다. 이거 끝나면 다시 괜찮겠지 하며 스스로를 다그쳤는데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내 정신 건강과는 결을 같이 하지 못하나 보다. 이런

방에 와서 짐을 싸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가, 또다시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나가서 갈비탕이라도 먹고 산책이라도 하고 오라고....

시청 근처의 갈비탕 집에 들려 갈비탕을 먹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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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탕 집에 고양이 한마리가 찾아와서 야옹야옹 거리고 있다. 갈비탕 주인집 아주머니가 갈비를 고양이한테 가져다 주는데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고양이를 보면서 내 몸상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다. 생각이 너무 많아 걸리는 병인데 그럼에도 생각이 너무 많다.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는 과학자인가? 철학자인가? 그냥 코딩맨인가 계산기인가? 사회의 하나의 부품으로써 내가 빠져도 사회는 잘 만 돌아가는데 무엇을 위해 어떤 사명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괜히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인식하며 과학자니 철학자니 지식인 코스프레를 하는게 아닌가? 그냥 다 까놓고 보면 고학력 백수와 다를바가 없는 사람인데 왜 자꾸 답이 없는 것들에 대해 질문하면서 고생하는가

그냥 남들처럼 실적 잘 되는 일들이나 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만 하면서 별다른 고민하지 않고 살아가도 되는데 왜 자꾸 겉으로 돌고 다른 곳으로 빠지려 하는가? 나는 10년전 나와 달리 더 이상 젊지 않은데 왜 자꾸 10년전의 내가 했었던 것 처럼 또다시 도전하고 안주하지 못하는가?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뭔가 달라질까?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친구 회사에 꽤 큰 돈을 투자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수수료를 내고 보니 원금에서 크게 달라진 바도 없다. 아무리 김프를 고려해서 계산했다고 해도 뭐 그래 친구 알고리즘을 사용한 거니까 수수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익률 계산은 잘못되도 너무 잘못됬다. 나에게 큰 돈을 벌 것처럼 엄청난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그러한 기대에 비해 수익률은 은행 적금 수익률과 거의 흡사하게 나온 듯 싶다.

아마 남의 손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으려 했던 나의 태도가 잘못된 것 같다. 그리고 처음 한달 동안 투자금의 10프로를 벌어서 기대했던 바도 크다. 금액이 커져도 10프로가 됬어야 하는데 금액은 커졌는데 승률은 더 떨어졌고 최근에 비트코인이 7000만원이 됬는데 바이낸스에 들어있는 내 계좌는 수수료를 내고 난 뒤보다도 더 떨어져 있다. 수수료를 내고 남은 금액을 원금이라 봐야되는데 원래 내 원금의 금액으로 수렴하고 있으니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나는 돈 복은 없나 보다. 마음 고생은 마음 고생대로 엄청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그냥 이번 일 끝나면 주식 공부해서 내가 아는 만큼 소액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내년에는 그런 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남이 뭐라 하든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뭘 해야지 이거 안되겠다.

아무튼 이번주만 좀 잘 버티자. 이성은 아는데 왜 내 몸이 아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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