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 출근했는데 오늘은 상사가 출근하지 않았다. 분명 어제 내일 보자고 했던것 같은데? 이런.. ㅋㅋㅋ 어제는 공휴일이었지만 금요일이라고 해서 미팅을 잡은 건가... 일단 그래도 지난달 말에 부른 같이 일하는 친구와는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해서(그 친구는 바로 연구소 앞 호텔이 숙소니까 사실 출근하는것은 크게 무리가 없지) 점심을 먹고 지금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와 코딩들을 좀 하며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출근했을 때 비를 꽤 맞아서 인지 가방과 바지 그리고 신발도 다 젖었고 상당히 찝찝한 상태에서 일을 해서 인지 일도 제대로 안되고, 그냥 코딩 함수 두개 만든것 외에는 뭔가 시간은 썼고 대화는 많이 했으나 실질적으로 얻은게 없어 슬프다.
점심 3시 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가 일이 끝나고 아버지와 같이 오늘 할머니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온다는 이야기였다. 곧 있을 아버지 생일에 아버지에게 백만원을 보내기로 한 것에(아버지 환갑이라 가족들 사이에서 61만원을 보내기로 했었는데 그냥 100만원을 보낸다고 동생한테 이야기 했었고 이게 아버지 귀에 들어갔나보다) 아버지가 기뻐했다고 어제 신발도 사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돈이 좋긴 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일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어 식당에서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평소처럼(이번주 맨날 야근하다보니까 7시 퇴근이 낯설다) 퇴근을 했다. 저녁 7시가 넘으니 확실히 비가 안오고 바람만 불더라. 집에 가면 8시 쯤 되겠지, 내일은 그냥 하루 집에서 푹 쉬자는 생각으로 신나게 걸어 왔는데 생각보다 집에 일찍 도착했고, 비도 안 오니 그냥 2만보나 채우자고 공원길을 계속 걸어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에게 전화가 울렸다. 어머니가 할머니네 집에 가서 술을 좀 많이 마셨다고, 취했다면서 나에게 전화를 했다.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자기가 부족해서 내가 고생하는 것 같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하셨다.
나도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내가 더 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답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한다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하셨다. 아버지가 계속 대기업에 다녔었으면 경제적 어려움도 없었을 것이고 외고도 무리없이 지원해 주었을 것이며, 유학도 가고 기도 더 살며 공부나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괜히 울먹이며 한참 통화를 했는데, 마음 좀 정리하자고 글을 쓰는 도중에 또 전화가 오고 있다. 아마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같은 내용으로 계속 통화를 할 것 같은데, 내가 못나서 어머니가 이렇게 신경 쓰고 계신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가 돈 벌라고 하는 것도 (돈버는 직장으로, 대기업(삼성)에 들어가라고 하는것)도 결국 다 나를 위해 하는 말일텐데... 그 놈의 연구원, 교수자리를 꿈꾼다고 앞으로 더 고생을 하러 간다니까 신경 안 쓰신다고 하시면서 신경이 많이 쓰이시는가 보다.
요즘 상사한테도 시달리고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어서 괜히 눈물이 난다. 내일은 슬픈 영화나 음악을 들으며 한바탕 펑펑 울고 싶다.
오늘 걸음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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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좋긴하구나.... 이 대목에서 웃다가
부족하게 해주셨다는 어머니 자책에 콧등이 찡하네요.
이런 가족이 있으니 걱정없어요.
꿈을 향해 전진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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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실겁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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