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끄적임] 피아노는 바이엘부터 [2018.10.01]

in kr-diary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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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다.
아마 초등학교 1학년 때 였을게다. 아파트 같은 동 아래아래집에서 피아노를 가르친다고 해서 '엄마'가 나를 보냈다. 피아노의 시작은 "바이엘"이다. 도레미 솔파미 뭐 이런 것들을 했던 것 같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재미 없었던 것은 확실하다. 바이엘 상권을 마칠 때 즈음에, 아니 어쩌면 그마저도 마치지 않고 나는 피아노를 안배우겠다고 했다. 그 때, '엄마'는 왠지 나에게 피아노를 강요하진 않으셨다. 그러나 내 여동생은 피아노를 꽤 오래 친 걸 보면 '남자'가 피아노를 배울 필요는 없다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피아노를 다시 배우게 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큰 딸이 제 엄마에게 피아노를 배우다가 혼나던 어느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게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래서 큰 딸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쉬운지 자기가 가르쳐보겠다고... 동생은 너무 어리니 결국 아빠 당첨 ㅎㅎ 그래서 타의로 딸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다.

피아노의 시작은 바이엘이다.
바이엘 바이엘 말만 들었지 자세히는 몰라서 이 글 쓰는 김에 한 번 찾아봤다.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페르디난트 바이어(Ferdinand Beyer, 1803년 7월 25일∼1863년 5월 14일)가 만든 피아노 연습곡 모음. (From 나무위키)

어렸을 적 기억에 물론 30년도 더 지나서 가물가물 하지만 바이엘 책은 참 재미 없었는데, 요새는 확실히 책이 잘 나왔다. "어린이를 위한 재밌는 바이엘"을 모토로 한 책인데, 약간의 연습과 그 연습한 부분이 나오는 동요가 연달아 나오니 지루하지가 않다. 비록 한 손이어도 내 손으로 내가 아는 노래가 연주된다는 것이 신기하고 그래서 더 재미가 느껴진다.

다만 지금은 아직 악보가 눈에 잘 안들어온다. 오히려 음표 위에 적혀있는 숫자(손가락 번호)가 더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숫자만 보면 계이름을 못읽어도 술술 칠 수가 있는데, 문제는 왼손 5번이면 "도"를 쳐야 하는데 오른손 기준으로 "솔"로 손가락이 나간다는 점, 그리고 중간 중간 숫자가 없어지기 시작하면 당황한다는 점... 그렇다, 나는 생 초보다...

"딸에게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한다" 라는 것.
생각해보면 참 감개무량한 일이다. 아직도 내 기억 속에는 기저귀 갈아주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모습이 선 한데, 그리고 사실 아직 제 앞가림도 잘 못하는 것 같은데, 하루에 7-8시간 정도를 밖에서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지내고, 그리고 아빠에게 피아노를 가르친다. 중간에 내가 틀려도 뭐가 틀렸는지 잘 모르지만ㅎㅎ 그래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먼저 어떻게 하는 건지 보여주고, 내 손을 보며 손가락을 세워야 한다고 알려준다. 중간에 도돌이표가 나왔는데, 자기가 안가르쳐줬는데 아빠가 어떻게 아냐고... ㅋㅋ

아이야,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자. 아빠가 아직 생 초보에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이지만, 그리고 사실 코인 시세도 확인하고 스티밋 하느라 피아노에 매진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하다보면 언젠가는 트와이스 노래도 치고, 오마이걸, 러블리즈 노래도 치고 그런 날이 오겠지. 내 실력이 늘기 전에 먼저 해체하는 건 아니겠지

좀 뜬금없지만, 가요 얘기가 나온김에 마지막엔 요새 문득문득 생각나는 옛날 노래를 붙여본다.


미스미스터 (Mis=Mr) 2집 끝난게 아냐 (1997) 06. 필요

10원이 모자라 걸었다는 느낌이 요즘 사람들에겐 어떻게 전달될까...




미스미스터 (Mis=Mr) 2집 끝난게 아냐 (1997) 02. 영원히Good Bye

사랑... 영원... 이런거 그때는 잘 몰랐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가슴이 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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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커서 벌써 아빠를 가르킬정도군용
만약 저희 딸도 제게 피아노를 갈켜준다고 생각하니 정말 감격이네요ㅜ.ㅜ

금방입니다~ ㅎㅎ
(아니 사실 아주 금방은 아닌데... 등산하다보면 내려오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가면 돼, 조금만.. 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ㅎㅎ)
찡이가 학교갈 무렵이 되면... 또 모르죠 그때는 세째가 있을지도 ㅋㅋ

타의로인해 피아노를 배우시다니... 대단하십니다.
그것도 딸에게...ㅋ
딸에게 무언가를 배우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네요 진짜 ㅋ

하라면 하는거죠 ㅋ
처음엔 살짝 대견하고 나중엔 좀 귀찮고 그래요 ㅎㅎ

젓가락행진곡 유튜브 영상이에요.
링크
신기방기하네요.

아이구야.. 저게 저의 노력만으로 도달할만한 곳인지.. 너무 멀어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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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zipanda님의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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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판매이 올라와 냅다 사버렸습니다.
게임을 꽤 좋아하는 편이라 신작게임 세개를 50스팀에 주신다길래 땡큐 하고 집어왔네요.
무슨게임인지도 모릅니다.
이런건 모르고 해야 재미있습니다.
그냥 이유없이 1/3로 떨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