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05.01 토

in kr-diary •  4 years ago 

누구나 이런 경험, 있을거에요.
'지금 당장은 귀찮으니 대충 해버리고 넘어가자. 다음에 문제되면 다시 하면 되지~'
그랬는데 나중에 결국 문제되서 다시 처리하려고 하니 원래 필요했던 노력의 10배, 20배의 노력이 요구되어서 후회했던 일이요. 이런 경우를 바로 "엔트로피의 저주"라고 (제가) 그러지요.

이런 상황이 개인이 수습할 수 있는 영역이면 그래도 괜찮은데, 환경 문제로 번졌을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타인 혹은 후손들에게 피해를 물려주게 됩니다. 아래에 소개된 뉴스가 딱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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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relof DDT found off the coast of Santa Catalina Island in California.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 카탈리나 섬 인근 해저에서 발견된, 살충제 DDT가 담긴 드럼통
(From https://ucsdnews.ucsd.edu/feature/seafloor-survey-finds-thousands-of-barrels-at-ddt-dumpsite-off-la-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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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카탈리나 섬은 미국 LA 해변에서 불과 2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위에 언급된 링크에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는데, 간략히 소개하자면,
2011-2013년에 UCSB의 교수인 David Valentine은 LA 인근 바닷가에서, 침전물 속의 DDT를 발견, 그리고 해양 동물들 몸에서 이상 농도의 DDT와 다른 유기 화합물을 발견하였고, 또한 해저면에서 약 60통의 드럼통을 시각적으로 확인합니다. (사진을 찍어서 봤다는 뜻이겠죠. 상당히 깊은 바다니까요.). 이 지역은 1947년에서 1961년 사이에 "Montrose Chemical Corp. of California"라고 하는 화학 회사가 약 2000 드럼 정도의 DDT가 함유된 슬러지 쓰레기를 바다에 투기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회사들도 1972년에 해양 보호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계속 투기해왔던, 당시의 쓰레기장이었다고 하네요.

이후 이 지역을 전문적으로 탐색하는 팀이 꾸려졌고, 첨단 장비를 동원해 깊이가 거의 1000미터에 이르는 깊은 바다 속 36,000에이커 (145.7 km^2 = 약 12km x 12km)의 땅을 탐색했고, 그 결과 드럼통임이 확실해보이는 것이 약 27,000개 그리고 그 외 물체들을 약 100,000개 식별해내었다고 합니다. (심해이고 해서 음파탐지기를 썼기 때문에 아직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른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런 물체들 중에 선을 따라 늘어져 있는 모습이 여러 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움직이는 배에서 차례로 떨어뜨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DDT는 다이클로로다이페닐트라이클로로에테인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 참 기네요~)의 약자로써 19세기 말에 처음 합성되었고 20세기 초에 살충제로 사용되었습니다. 살충제로써 당시에 획기적으로 일을 잘하기는 했는데, 문제는 독성이 너무 강해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에 고루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물의 체내에서 지방과 결합하여 체내에 쌓이기 때문에 (분해가 안되기 때문에) 생태계 피라미드를 따라 점점 농축되어 간다는 문제도 있다고 나무위키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다른 대책 없이 갑자기 사용 금지되는 바람에 다시 말라리아같이 곤충을 매개로 한 전염병이 창궐하게 되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 얘긴 여기서는 넘어가도록 하죠.

수심 1000미터에 이르는 심해에서 유해 화합물이 담긴 드럼통을 수거할 수 있을까요? 돈과 시간이 엄청 들겠지만 로봇 잠수정을 이용해 아마 회수할 수 있긴 할거에요. 그런데 혹시 회수하다가 드럼통에 손상이 가서 안의 유독 물질이 새어나오면 어떡하죠? 아니, 이미 부서져서 새어나와 버린 건 어떡하죠? 50년 전만 해도 바다는 무한히 넓어서 뭘 버리든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결국은 이렇게 후손들에게 피해가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지구라는 환경은 유한하니까 자연에서 해소되지 않는 오염은 쌓이고 쌓여 필연적으로 문제가 커지지요. 무한하게 넓은 것 같은 하늘에 바람이 실어나르는 오염물질이 미세먼지로 인간에게 돌아오는 것 처럼요. 게다가 가해자와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환경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지금 당장의 약간의 불편함이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데, 우리의 시야는 매우 좁아서 당장의 불편함이 불편하네요. 일단 앞으로 LA 근처에 가게 된다면 그 동네 해산물은 피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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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도 저런데 일본 핵폐기물 바다방류는 어찌해야 할까요. 정말 답답합니다.

사실 핵발전 자체가 당장의 편의를 위해 위험을 감수한 측면이 큰 거라서 이건 예고된 재난이라고도 할 수 있죠.

죽일 놈들입니다.
저걸 머리에 뿌리던 시절이 있었으니 ~~~

당시에 빈대나 벼룩이 워낙 심각하긴 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과연 얼마나 나타났을지... 그런데 가습기 청소기 문제도 그렇고, 역사는 반복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