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전용

in kr-feminism •  6 years ago 

어제 하루종일 컴퓨터를 해서 아침 5시가 되어서 잠이 들을 수 있었다. 최근 꾼 꿈중에서 제일 재미있는 꿈을 꾸다가 갑자기 뭐에 홀린듯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가 나오는 장면처럼 쉬이이익 하면서 조용해지면서 눈이 떠졌다. 9시 40분 쯤이였던 것 같다.

대전 큰댁에 다녀오신 부모님과 여동생의 등장으로 정신이 말똥말똥해졌다. 간단한 인사와 다시 침대에서 딩굴고 있었다. 여동생이 남자친구와 공원으로 운동을 간다길래 나도 가고 싶다고 혹처럼 달려서 나갔다.
공원에 마련되어있는 체력 단련실이라고 해야하나. 하나는 아무것도 안 적혀 있는 곳과 하나는 여성전용이라고 써있는 곳이 있었다. 아무것도 안 적혀 있는 곳에는 웨이트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와 아령들이 있었다.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뭘 하면 좋을 까 하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서 아무도 없는 텅텅 빈 여성 전용으로 갔다. 그리고 여성 전용이라고 써 있으니 궁금했다. 뭐가 있길래 이렇게 특별하게 써 놨을까?

가본 여성 전용 공간에는 유산소 운동실 같았다. 자전거와 간단한 어깨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가 있었다. 그런데 나는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할거니깐 이런건 필요 없었다. 다시 여동생과 남자분들이 모여 있는 아무것도 써있지 않는 곳으로 갔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맨몸 스쿼트를 시작했다. 스쿼트를 하나도 못하는 여동생에게 스쿼트 비법 전수를 하는 동안 아저씨들이 주변에 몰려와서 구경하고 자기들끼리 스쿼트 논쟁을 펼친다. 아이 참 여기 전무가가 있는데 뭘 저렇게 틀린 소리하시는 지.
한 아저씨는 옆에서 서 보면서 "참, 아가씨는 스쿼트를 열심히 했나봐. 허벅지랑 엉덩이에 근육이 참 많네!"라고 말을 하였다. "네~ 제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잖아요. 저 진짜 잘하죠?"라고 이야기 했다.
스쿼트를 하고 거울 앞에서서 25kg 쯤 무게로 데드리프트를 시작했다. 거의 한달 만에 하는 운동이라 그런지 꽤나 파이팅이 넘쳤다. 매일 혼자 운동하다.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려서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여동생 남자친구와 자세 이야기도 하고, 근육에 힘이 얼마나 들어 오는지 이야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마무리 운동으로 스미스로 스쿼트를 하려고 이동하면서 여동생과 수다하고, 여동생 남자친구 순서가 끝나고 하려고 하는데 파란색 운동 복을 입은 아저씨가 나를 보면서 말했다.
"여자는 저기 여성전용으로 가세요!" 꽤나 빈정상하게 왜, 여자는 여자 전용으로 가야하는거야. 거기에 가면 뻔히 유산소 운동 하는 것 밖에 없는 거 알면서. 내가 분명 저기서 데드리프트 하는 거 봤으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여자는 무게도 못들어요!" 라고 아저씨에게 소리질렀다. 아저씨는 고개를 돌리고 벤치 프레스를 시작했다. "여기는 남자만 쓰라고 써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라고 한마디 더 했다. 더욱더 못 들은 척 했다. 여동생이 말리지 않았으면, 그 아저씨에게 물어 보고 싶었다. 차라리 좀 조용해 달라고 했으면, 충분히 조용히 할 수 있다. 생각보다 수다를 길게 했다는 것을 알지만 그 이유로 내가 웨이트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고, 내가 여성전용으로 가야 할 이유도 없기때문이다.

페미니스트들은 말한다 [여성전용]인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여성을 차별 안으로 넣는 것이 아닐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공간 안에 밀어 넣어지는 것은 아닐지 생각 해 봐야한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 그것이 꼭 남녀를 구분해야 할 수 있는 것인지.
지하철을 탄다는 것이 꼭 남녀를 구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요가를 한다는 것이 꼭 남녀를 구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필라테스를 한다는 것이 꼭 남녀를 구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차를 한다는 것이 꼭 남녀를 구분 히야하는 것도 아니다.

이 구분을 하다는 것은 사람을 남녀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라는 존재가 일반 사람에 속하지 못하는 것을 더 들어 내는 기분이다.
지하철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맥가이버 칼을 들고 자신을 스스로 지키면 되고.
요가를 할때 어떤 누구도 상대방을 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수련하고 있으며,
필라테스를 할때 남자들은 여자들의 달라 붙는 레깅스가 불편에 시선처리 하기가 어려움을 있고,
좁은 공간을 주차를 잘 할 수 있는 주차 하는 것을 연습을 하면 된다.

여자라는 존재자체가 그다지 특별하거나 특별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여자라서 저렇게 전용이라는 것에 고립되어 그토록 싫어하는 보호 받음에 속하려는 태도.
그것은 절대 21세기 아니 22세기로 나아가는 여자의 태도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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