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 VIII 11화

in kr-game •  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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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동굴]
(배에서 내리겠습니까?)
겔다 :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싶었더니 비너스의 눈물을 선물해 준 친절한 사람들 아냐? 그나저나 이렇게 희한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다니.
얀거스 : 너... 너는 겔다! 대체 왜 이런 곳에!?
겔다 : 소문을 듣자하니 이 곳에는 위대한 해적, 캡틴 크로우의 보물이 잠들어 있다지? 나는 보물이라는 말엔 사족을 못 쓰거든. 그래서 이렇게 친히 배를 몰고 찾아왔지... 보아하니 너희도 나와 같은 목적인 모양이군. 흥, 재밌겠는데? 그럼 해적의 보물은 먼저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라는 이야기로군... 그렇다면 한가로이 노닥거리고 있을 수 없지. 난 먼저 가 보겠어!
얀거스 : 어... 어이, 기다려. 말만 뱉어 놓고 가 버리면 다야? 게다가 여기는 마물도 나오잖아? 너 혼자서 보물이 있는 곳까지 어떻게 가려고 그래!
겔다 : 날 뭘로 보는 거야? 내 잠입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너도 잘 알잖아? 마물 따위에게 이 몸이 발각될 것 같아? 둔해 빠진 너랑은 다르다고!
[지하 1층]
겔다 : 여긴 아무래도 캡틴 크로우의 거실이었던 것 같군. 이 방이 아무래도 수상해. 내 직감이 여기에 뭔가 있다고 말하고 있어. 자, 너희도 멍청히 서 있지 말고 이 방의 비밀을 찾아보지 그래?
(군데군데 찢어진 오래된 일기장이 있다.)
[전 세계의 바다를 장악하며 무수한 보물을 손에 넣은 나의 생애는 영광과 승리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후회가 남아 있으니 그것은 끝내 전설의 신조가 있는 섬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것이다. 이미 나이가 들어 모험을 떠날 수 없는 나는 그 섬으로 가는 길을 기록한 유일한 단서를 비밀의 보물 창고에 봉인하기로 했다. 나의 뜻을 이어받고자 하는 자여. 이 방에 숨겨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내가 있는 곳까지 와 주기를 바란다.]
(이 장식품은 회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돌려 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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겔다 : 역시 이 방에는 숨은 문이 있었군. 역시 내 감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었어... 그럼 경쟁을 다시 시작하자구. 너한테만큼은 절대 지지 않아!
[지하 3층]
겔다 : 엥, 또 너희들이야? 미리 말해 두지만 이 앞에는 값나가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어. 뭐, 믿거나 말거나 너희들 자유지만.
(회전하는 핸들이 있다. 돌려보겠습니까?)
겔다 : 흠, 그 핸들을 돌리면 물이 빠지는 구조였군. 아무튼 고마워. 너희가 알아내 준 덕분에 나도 앞으로 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너희는 운이 나쁜걸? 트릭을 푼 건 너희였지만 먼저 가는 건 나니까 말이야.
[보물창고]
겔다 : 왜 이렇게 늦어? 아무튼, 결국 내가 이긴 것 같네. 약속대로 보물은 가져가겠어.
캡틴 크로우 : 내 이름은 캡틴 크로우. 과거에 전 세계의 바다를 장악했던 해적 중의 해적... 내 보물을 노리는 자여. 그대는 이 보물을 얻을 자격이 있는 자인가? 자격이 있다면 나와 싸워서 그 힘을 증명하라. 자격이 없는 자는 해치지 않을 테니 어서 물러가거라.
겔다 : ...쳇, 난 싸움에는 별로 자신 없는데...
얀거스 : 겔다!! 약해 빠져서 왜 나서고 난리야!
겔다 : ...으윽.
(겔다는 의식을 잃었다.)
캡틴 크로우 : 그대들도 내 보물을 원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와 싸워 그 자격을 증명하라.
(캡틴 크로우가 나타났다! 캡틴 크로우를 물리쳤다!)
캡틴 크로우 : 나를 쓰러뜨리다니 과연 훌륭한 실력이로다... 그대들을 자격을 지닌 자로 인정하겠다. 용사들이여. 내 보물을 이어받아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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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는 빛의 해도를 발견했다.)
겔다 : ...쳇! 우스운 꼴을 보이고 말다니. 게다가 보물까지 먼저 빼앗기고. 근데 그게 뭐야? 보물이라는 게 그작 그 종잇조각이었어? 우와~ 실망인데! 그런 하찮은 물건인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런 곳엔 오지도 않았을 거야. 뭐, 이번엔 도중에 손에 넣은 10000 골드로 만족하도록 하지.
얀거스 : 저 녀석, 이 동굴에서 그렇게 큰돈을 손에 넣었단 말이야!? 아무튼 약삭빠르다니까... 이제 노리던 물건도 손에 넣었습니다요. 여기서 이만 슬슬 나갑시다요.
겔다 : 기다려! 나도 당신들과 함께 가겠어.
얀거스 : 뭐라고?
겔다 : 당신들에게서 돈 냄새가 풀풀 나거든.
얀거스 : 이봐, 너무 제멋대로 굴지 마. 이건 장난이 아니라고.
겔다 : 일일이 시끄러운 녀석이네. 내가 그렇게 마음 먹었어. 네 의견따위 듣지 않아.
얀거스 : 뭐야, 기껏 걱정해 줬더니만...
트로데 왕 : 음, 괜찮지 않겠나.
얀거스 : 으헉! 아저씨, 언제 오셨수!
트로데 왕 :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고 하잖나? 그러니 동료가 한 명이라도 많으면 나도 안심일세.
얀거스 : 아저씨까지... 네이, 네이. 전 이제 아무 말 않겠습니다요.
겔다 : 결정된 거네. 그럼 잠시 신세 좀 지겠어.
(겔다가 동료가 되었다!)
트로데 왕 : 성을 나왔을 때보다 여행 동료도 꽤 늘었구먼. 제안을 하자면 마차를 떠날 땐, 나의 미티아 공주의 경호를 위해 누군가 남아 주겠나? 동굴을 탐색하는 데에 많은 인원이 우르르 몰려갈 필요도 없으니 말일세. 물론, 경호할 사람이 뭔가 특별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면 내가 주머니에 넣어 두겠네.
겔다 : 그럼 난 먼저 배에서 기다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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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시아]
마을사람 : 오옷!? 그럴 리 없겠지만 너 혹시 섬 밖에서 온 사람이야? 이야~ 깎아지르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이 섬에 외부인이 찾아오다니 깜짝 놀랄 일이군. 여기는 레티시아 마을이다. 레티시아란 신조 레티스를 받드는 자라는 의미지.
마을주민 : 레티스가 마구 날아다니는 탓에 마물들은 놀라 날뛰고 사냥감은 점점 줄어들지. 민폐야 민폐! 아무리 신조라지만 따끔하게 말해둬야 직성이 풀리겠군! ...하지만 그림자밖에 안 보이니 뭘 어떻게 할 수가 있나. 아아,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군!
장로 : 흠냐흠냐... 어라? 누군가 자네는? 보아하니 이방인 같네만...? 호오... 신조 레티스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마음가짐이 기특하군. 전설에 의하면 레티스는 이 세계와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더군. 그 능력은 오로지 레티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힘이지.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세계의 사악한 존재가 이 세계를 노리고 두 세계를 잇는 거대한 문을 만들었다네. 레티스는 이 계획을 막으려고 다른 세계로 떠나 있는 힘을 다해 열린 문을 닫았어. 그러나 힘을 다 써버린 레티스는 자신의 그림자만 이 세상에 남긴 채 결국 다른 세계에서 돌아오지 못했어. 음, 그리고 레티스가 힘이 조금은 남아있어서 가끔 저 그림자로 다른 세계에 통하는 틈새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다네. 그 균열이라는 게 어떤 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거기에 들어가면 다른 세계에서 길을 잃고 헤메게 된다더군. 하여간, 자네도 괜히 레티스의 뒤를 쫓거나 그 균열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네.
여자 : 이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가면 유달리 높은 바늘 모양의 바위산이 있다는 걸 알고 있나? 그 바위산의 이름은 신조의 둥지라고 하는데 말이지.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르겠어. 그런 높은 곳은 하늘을 날지 않는 한은 오를 수가 없으니까 누가 확인해 볼 엄두라도 냈겠어? 애당초 그런 그림자밖에 없는 새한테 둥지란 게 필요한 걸까?
남자 : 저기 큰 바위로 만들어진 문 같은 것은 신조 레티스가 휴식을 취하기 위한 횃대라더군. 실은 이 마을을 나가서 왼쪽으로 가다 보면 나타나는 넓은 초원에 저것의 원본이 있는데 말이야. 그 주변에 레티스의 그림자가 자꾸 서성거려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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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레티시아]
마을사람 : 뭐... 뭐야, 저 녀석들은! 화려한 차림의 희한한 모습... 설마 레티스와 한패!?
마을주민 : 잠깐! 잘 살펴봐. 희한하게 생기긴 했지만 레티스랑은 전혀 안 닮았는걸? ...오히려 인간이랑 더 가깝게 생기지 않았어? 그래. 기묘한 모습이지만 인간인 것 같아.
마을사람 : 인간이라고!? 하지만 레티스가 아니고서는 저렇게 색깔이 있을 리가...
마을주민 : 아... 아무튼 위험하진 않은 듯하니 괜히 자극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너는 장로님을 불러오도록 해!
마을사람 : 그... 그래, 알았어!
장로 : 오오, 그 모습은 설마...? 그대들은 혹시 세계의 틈새를 통해 이쪽으로 온 빛의 세계의 주민이 맞는가? ...역시 그랬구먼. 그렇다면 지금 그대들이 온 것은 필시 하늘의 뜻일 터... 흐음, 그대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네. 나중에 내 집으로 와주게나. 그것만 약속해 준다면 이 마을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도록 허락해 주지. 그럼 기다리고 있겠네. 내 집은 가장 큰 건물이니 금방 찾을 수 있을걸세. 레티시아의 주민들이여, 이 자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고 온 자들이 아니네. 진정하고 평소처럼 지내게나.
마을사람 : 아하~ 너희들, 빛의 세계의 인간이었군. 어쩐지 겉모습이 그래 보이더라니. 이야~ 이 섬에 이방인이 오는 일도 드문데, 게다가 그게 다른 세계의 인간이라니 깜짝 놀랐어. 여기는 레티시아 마을이다. 레티시아란 신조 레티스를 받드는 자라는 의미인데... 이제는 불쾌하고 괘씸한 이름이야. 제기랄, 그 머저리 새 자식!
여자 : 우리는 아름다운 색깔을 지닌 레티스를 먼 조상 때부터 숭배해 왔습니다. 레티스도 이 섬에서 날뛰는 마물을 물리쳐주는 등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그럼에도 레티스는 그 오랜 믿음을 저버리고 갑자기 이 마을을 습격해왔어요. 다행히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보다시피 마을의 건물들은 엉망진창.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너무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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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 장로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 세계와 당신이 사는 세계는 서로 떼어놓지 못할 관계라더군. 두 세계는 아주 가깝긴 하지만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가는 건 원래 레티스만이 할 수 있다던데. 그런데 어떻게 당신들이 이쪽 세계에 나타난 거지?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일이야.
여자 : 저, 저기요... 당신들은 레티스처럼 색깔이 선명한데 우리를 공격하거나 하진 않을 거죠? ...휴우, 다행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솔직히 아직은 좀 불안해요. 레티스처럼 오랫동안 우리 편을 들어 준 자도 어느 날 갑자기 배신하니까요. 빛의 세계에서 온 사람은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어요.
마을주민 : 레티스도 신경 쓰이지만 요즘 들어 부쩍 강력해진 마물도 큰 골칫거리야. 특히 신조의 둥지라고 불리는 유딜리 높은 바위산 주변에는 본적도 없는 마물이 출현한다고 해. 너희들이 나타나서 아무래도 이 섬 전체에 무언가 황당한 이변이 일어난 것 같아.
장로 : 흐음, 잘 왔네. 이리로 오면서 마을의 상황은 봤을 테고, 당장 본론으로 들어가겠네. 이 마을의 황폐한 모습.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신조 레티스인 건 자네들도 이미 들었겠지. 하지만 난 아무래도 레티스가 원해서 그런 짓을 한 것 같지가 않아. 레티스를 숭배해온 건 단순히 모습이 우아하기 때문만은 아닐세. 그 신조가 사람의 편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부탁이 있다네. 자네들이 이 마을을 습격한 레티스의 진의를 알아봐 줬으면 해. 나는 자네들이 빛의 세계에서 이곳까지 어렵게 온 게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네. 과거에 두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레티스의 힘. 그 힘이 자네들을 부른 게 아닐까 싶네만. 만약 그렇다면 레티스가 자네들을 불러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 자네들에겐 반드시 진실을 말해줄 걸세. 염치없는 부탁인 건 알고 있네만 이대로라면 마을 사람들과 레티스가 싸우게 될 수 밖에 없어. 그리되기 전에 레티스의 진의를 확인해야겠어.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겠나? ...오호~ 해주겠단 건가!? 고맙네. 그럼 우선 레티스를 만나야 하네. 레티스는 초원에 놓여진 레티스의 횃대라는 큰 바위 주변에 자주 나타난다네. 일단 그곳에 가서 레티스를 찾아보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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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스의 횃대]
(레티스가 나타났다! 레티스를 물리쳤다!)
레티스 : 역시 제 그림자를 쫓아 빛의 세계로부터 건너온 용기 있는 분들. 훌륭한 실력이었습니다. 이미 눈치 채셨을지도 모르겠으나 방금 전의 전투는 여러분을 시험하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 힘 있는 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기에...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트로데 왕 : 그게 무슨 소리냐? 설마 우리에게 마을 습격을 도우라는 건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사람 잘못 봤네! 그런 일을 우리가 도울 리 없으니!
레티스 :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마을을 습격한 건 제 본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가 도움을 바라는 이유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과거에 빛의 세계까지도 손에 넣으려 했던 암흑신 랩손과 싸웠고 그를 봉인하는 데 힘을 빌려 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암흑신의 부하인 마물들로부터 원한을 샀고, 그것이 이번 일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섬에 있는 제 둥지 안에는 제 아이가... 알이 잠들어 있습니다. 언젠가 부화할 날을 기다리면서. 하지만 제 둥지가 암흑신의 부하 중 하나인... 요마 게몬의 손에 넘어가며 알이 볼모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게몬은 알을 구하고 싶거든 인간의 마을을 덮치라고 협박했습니다. 저는 거기에 굴복해 버린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게몬 따위는 제 적수가 아니지만, 알이 볼모로 잡혀 있는 이상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대신하여 게몬과 싸워줄 용기와 힘을 겸비한 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제 그림자를 쫓아 주저없이 이 어둠의 세계로 오셨지요. 그 용기는 참으로 대단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실제로 겨루어 본 후 확신했습니다. 게몬을 해치울 수 있는 건 여러분뿐이라고!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 섬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제 알을 구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역시 여러분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이 세계로 이끈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제 둥지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가파른 바위산 정상에 있습니다. 게몬이 망을 보고 있는 탓에 제가 정상까지 올라갈 수는 없지만, 산기슭까지라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로 출발하시겠습니까? ...그럼 출발하시죠. 모두 마차 안으로 들어가시거나 마차를 붙잡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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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스의 둥지]
레티스 : 여기서 더 다가가면 게몬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으니 제가 안내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바위산 내부는 동굴로 되어 있어 인간의 다리로도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초원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는 저를 불러 주시면 원래 계시던 곳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그럼 제 알을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게몬 : 뭐냐, 너희들은? 어째서 이런 곳에 인간이 있지? 게다가 그 행색. 이 어둠의 세계 사람이 아니로군. 도대체 어디서 기어들어온 거지? ...뭐 됐어. 나도 마침 알만 지키고 있기가 지긋지긋하던 참이었다. 기껏 여기까지 왔으니 암흑신 랩손 님의 심복인 요마 게몬이 직접 놀아 주지.
(데스 터키가 나타났다! 요마 게몬이 나타났다! 암흑조가 나타났다! 몬스터 무리를 물리쳤다!)
게몬 : 이럴 수가... 이, 이렇게 강한 인간이 존재했다니... 그랬군, 레티스로군! 놈이 이 몸을 쓰러뜨리기 위해 빛의 세계로부터 네놈들을... 이... 이놈! 이렇게 된 이상 순순히 죽을 수 없지! 놈의 알도 함께 데리고 가 주마! 황천길 길동무로 삼아 주지! 이 게몬님을 상대로 머리를 굴린 걸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크하하하하...
레티스 : 방금 그 소리는 대체 무슨...? 이, 이것은!? 어째서 이런 일이? 내 아이가... 알이 산산조각 나다니...
제시카 : 레티스... 정말... 미안해.
레티스 : ...여러분에게까지 고통을 안겨 드리고 말았군요. 빛의 세계에서 불러 놓고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하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에 더 있어 봐야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빛의 세계의 문으로 보내 드리지요.
신조의 혼 : 어머니, 기다려 주세요.
레티스 : 서, 설마 내 아이...?
신조의 혼 : 맞아요, 어머니. 태어나지도 못한 채 이런 모습으로 이야기하게 되어 죄송해요. 저를 구하려고 와 주신 저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나타났답니다.
레티스 : 인사? 하지만 너는...
신조의 혼 : 아니에요, 어머니. 이런 저이기에 가능한 일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실체를 지니지 않은 영혼인 제가 여러분의 몸을 빌리면 하늘을 날 수 있게 될 거에요. 저도 여러분과 여행을 함께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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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스 : 에이트, 저도 부탁하겠습니다. 이 아이가 여러분의 도움이 된다면 저 역시 구원받을 것입니다. 부디 이 아이의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에이트. 여러분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신조의 혼 : 그럼 저는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도록 모습을 바꿀게요. 제 힘이 필요할 땐 언제든 불러 주세요.
(에이트는 신조의 혼을 획득했다.)
레티스 : 그 영혼의 결정이라는 돌을 사용하면 당신들 인간도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 힘은 원래 우리가 속한 세계. 즉, 빛의 세계에서만 발휘할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자, 그럼 가보실까요? 제 등에 타십시오. 우선은 기슭까지 내려가도록 하죠.
[레티시아 평원]
트로데 왕 : 거 참, 신기한 경험을 했구먼. 또 하나의 세계가 존재했다니, 실제로 가 본 자가 아니라면 믿기 힘든 경험일 게야. 지금도 저기에 문이 없다면 필시 꿈을 꾸고 일어난 것이 아닌가 의심했을 테지.
[여관]
미티아 : 대단해요, 에이트!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되다니! 있잖아요, 저도 어릴 때 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답니다. 새를 꿈꿨던 건 에이트가 성에 오기 전이었죠. 매일 공부만 하느라 함께 놀 동갑내기 친구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새처럼 날개가 있다면 '성 밖으로 나갈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했어요. 저주로 말이 되었는데 새처럼 하늘을 날다니 마치 꿈만 같아요... 혹시 앞으로 물고기가 될 수도 있을까요? 아! 안 돼! 바다에는... 들어가면 절대 안 돼요. 왜냐면 저는 헤엄을... 못 치거든요...
[신비한 샘]
미티아 : 왠지 이번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게 꽤 오랜만인 것 같네요. 고마워요, 에이트. 저와 아버지의 저주를 풀기 위해 힘든 여행을 계속해 줘서... 괜찮아요? 지치지 않았나요? 만약 그렇다면 여행을 그만둬도 좋아요. 아버지가 혼잣말처럼 제게 하신 말씀이 있어요. 에이트에게는 에이트만의 인생이 있다고. 언제까지고 우리가 붙잡아 둘 수는 없다고 말이에요. 그러니까 에이트,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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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벨라 대성당]
트로데 왕 : 오옷, 누가 오는구먼. 이쪽에 숨도록 하세!
마르첼로 : 여기 계셨군요. 제게 하실 말씀이 무엇입니까?
교황 : ...이곳은 속세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라네.
마르첼로 : 네, 저택의 경호는 저희 성당 기사단에게 맡겨 주십시오.
교황 : 허나 어디에 있든 남의 소문은 들리게 마련이지... 마르첼로여.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자들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바로 자네라네. 좋지 않은 소문이 들리더군... 그리고 그것은 필시 근거없는 소문은 아닐 터.
마르첼로 : 모난 돌이 정을 맞는 법이지요. 위대하신 교황님께서 그런 중상모략을 믿으시다니...
교황 : 오딜로는 나의 가까운 벗이었다네. 세상에 둘도 없는 단 하나의 벗. 서로 그리 생각해 왔다네. 자네에게 저택의 경호를 맡기고 내 곁에서 시중을 들게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바로 오딜로를 위해서라네.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릴 때부터 마치 오딜로의 자식처럼 수도원에서 자란 자네가... 더 이상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적어도 내 눈이 닿는 곳에 두어야겠다... 그리 생각한 것이라네. 마르첼로여. 자네는 머리가 좋고, 실력도 있지. 성당 기사단 역시 잘 이끌어 주고 있다네. 어째서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이대로 가면 나는 자네를 벌할 수 밖에 없다네. 아니, 비단 자네만의 책임은 아닐 터. 성당에 부정이 만연하고 돈으로 얼룩지게 된 데에는 내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게야... 이야기는 여기까지라네. 잘 듣게. 아직 늦지 않았네. 그 힘을 부디 옳은 곳에 써 주게나.
마르첼로 : ...실례하겠습니다. 교황님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
교황 : 이제 내 말도 통하지 않는단 말인가... 나의 벗 오딜로여. 저자의 영혼을 구제해 주기를...
니노 대주교 : 마르첼로 녀석이 교황님의 경호 담당이 된 뒤로는 뇌물도 챙길 수 없게 됐어. 이 몸이 나서서 교황님께 추천한 덕분에 지금의 지위를 손에 넣은 주제에. 에잇, 은혜도 모르는 놈! 내가 교황이 되면 그 녀석은 외딴곳으로 쫓아 버릴 테다! ...뭐냐? 네놈들은, 썩 꺼지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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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골]
마물 : 키~키~! 캬칵!! 너!! 인간이로구나! 잘 왔다~ 캬~ 여기는 삼각골이야~!
트로데 왕 : 뭐... 뭐냐!? 이놈, 아무리 봐도 마물이 아니냐!
얀거스 : 아저씨, 언제 오셨... 이 대사도 이제 질려서 못 해먹겠구만.
트로데 왕 : 어이, 이놈! 마물이면서 도망도 습격도 않고 우리를 환영하다니 무슨 속셈이냐!?
마물 : 이곳 삼각골은 인간과 마물과... 엘프가 함께 사는 마을이거든~ 그래서 인간을 봐도 도망치지 않지롱.
트로데 왕 : 뭐... 뭐 이런 일이. 설마 이런 마을이 있을 줄이야... 오오, 그렇지! 여기서라면 나도 숨지 않고 당당히 걸어 다닐 수 있겠구먼! 좋아! 에이트, 가 보세! 날 따라오게나!
[주점]
주인장 : 으음? 못 보던 분이군요. 이 골짜기에 오신 이상, 삼각골 명물 칵테일을 꼭 맛보고 가셔야죠. 퓨어 기간테스라는 이름의 칵테일로, 1잔에 9골드입니다. 마셔 보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금방 만들어 드릴 테니 그쪽에 앉아서 기다려 주십시오... 여기 퓨어 기간테스 나왔습니다.
트로데 왕 : 우하하하. 내가 술 좋아하는 걸 단번에 알아차리다니, 자네 프로가 확실하군. 잘 마시겠네... 음? 으으음? 놀랍도다! 여보게, 주인장! 정말 맛있는 술이로구먼!
주인장 :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한잔하시면서 이곳 삼각골의 유래라도 한번 들어 보시겠습니까?
트로데 왕 : 오오, 나는 요놈을 홀짝홀짝 즐기고 있을 테니 어디 말해 보게나.
주인장 : 자, 그럼... 그 시초는 지금부터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곱 현자 중 하나인 쿠퍼스 님은 여행 도중 상처를 입은 엘프와 기간테스를 구해 주셨습니다. 은혜를 입은 엘프와 기간테스는 그 이후로 쿠퍼스 님을 모시며 여행에 동행했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엘프, 마물은 수명이 다른 법. 시간이 흘러 쿠퍼스 님은 천수를 다하셨습니다. 남겨진 엘프와 기간테스는 쿠퍼스 님의 유지를 후세에 남기고자 이 골짜기에 마을을 만들었던 거죠. 그런 연유로 이 골짜기에서는 인간과 마물과 엘프가 사이좋게 살게 되었습니다. 쿠퍼스 님의 유지란 이 세상을 덮친 암흑신 랩손의 공포를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지 않는 것. 그래서 이 골짜기에 사는 자들은 마을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반드시 암흑신의 공포에 대해 이야기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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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데 왕 : 호오, 호오. 그랬구먼. 흐음, 그런 게로군. 그나저나 이 술은 참 맛있구먼... 음, 참 좋은 술이야! 이런 깊은 숲 속까지 찾아온 보람이 있었구먼. 그럼 또 보세.
주인장 : 좋은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관]
미티아 : 포그 씨와 유케 씨, 두 분 모두 무사히 계승의 시련을 극복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이제 두 분이 협력해서 카지노를 운영을 하겠죠. 평소엔 투닥거리지만 사실은 매우 사이좋은 남매일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저와 에이트도 옛날엔 가끔 다투기도 했었네요. 피가 섞인 남매는 아니지만 에이트는 저에게 오라버니 같은 존재거든요. 하지만 당신은 지금 오라버니라기 보다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안녕히 주무세요, 에이트.
꼬마아이 : 나 말이야, 어릴 때 이곳 골짜기 밑에 떨어질 뻔한 적이 있어. 근데 드라키 형이 공중에서 받아줘서 살았어! 아저씨도 마물이구나! 나, 마물 완전 좋아해!
마물1 : 첼스가 현자의 후예란 사실을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줄곧 숨겨왔지. 라쥬 님의 명령이었거든. 그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 사실을 알려주려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다니.
마물2 : 암흑신 랩손은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는 신이었지. 하지만 놈은 너무나도 강한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했어. 놈은 이 빛의 세계까지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고 이 세계로 온 것이지. 그러나 암흑신 랩손은 일곱 현자의 손에 의해 이 빛의 세계 어딘가에 있는 거대한 바위 속에 봉인되었지.
마물3 : 라쥬가 울고 있었어. 첼스 님의 생명이 사라져 버렸대. 첼스 님은 현자 쿠퍼스 님의 후손이야. 하지만 이제 돌아오지 못해. 정말이지 외롭고도 슬픈 일이야.
마물4 : 만약 암흑신 랩손의 봉인이 풀려버리면... 인간도 마물도 엘프도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사라지거나 그림자가 되던가, 둘 중 하나다아. 암흑신을 깨우면 절대 안 된다아. 인간도 마물도 지금은 서로 으르렁거릴 때가 아니다아!
드랑크 : 드라드라드라큐~! 내 이름은 드랑크. 계곡 입구에 있는 드라키의 벽의 조각은 내가 새긴 거야. 내가 생각해도 회심의 걸작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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