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지식密儀知識] 아들에서 왕으로

in kr-gazua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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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포종노차를 마시니 가슴이 편안해져서 좋아. 대만에서 나오는 차인데 가슴을 편안하게 해 주거든. 59는 59년도에 만들어졌다는 차이고. 많은 세월을 지나면서 발효가 된 차야. 보이차와 다른 계열의 황차라고도 하던데, 굳이 황차라고 할 것인지는 좀 의문이기도해. 여하튼 가슴에 맺혔던 소소한 감정들을 풀어주는데 좋은 차야.

어제 동생과 블랙팬서 이야기를 했어. 블랙팬서를 보면 여친과 노을을 보면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오 잖아. 주인공이 존경했던 아버지의 허물을 알게 되지. 그러면서 주인공은 고민을 해. 아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거야. 그런데 여친이 주인공에게 말해. 아들이 되지 말고 왕이 되라고 말야.

남자의 심리 성장에서 중요한 마디가 아버지의 허물을 알았을 때야. 어릴 때 거세공포로 인해 아버지로 상징되는 질서를 받아들이지. 그러면서 성장을 하는 거야. 자신의 세계관은 아버지의 팔루스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 질서를 내면화 하는 과정을 겪는 거야. 그런데 어느날 알게 되. 아버지의 허물과 잘못을. 그러면서 자기가 알던 가치관이 흔들리는 경험을 해. 기존에 자기 삶을 근본적으로 규정지었던 질서들이 무너지는 거지.

그러면서 갈등을 하게 되는 거야. 아버지의 길을 따라갈 것인가. 더 나아가 아버지와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실존적인 고민이야. 아버지를 인간으로 보기 위한 마디를 지나야 하는 거야. 그러면서 자신도 인간이 되는 거고.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거야.

즉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왕으로 말야. 왕이라 함은 사회적으로 책임으로 지면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자를 말하는 거야. 자기 영토를 지키되 그것이 배타적이지 않을 수 있는 자를 말하는 거야. 그렇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중심이 잡혀 있어야 하겠지.

연인이란, 정말 좋은 사랑의 관계란 서로가 자신의 삶에서 중심을 잡도록 자극을 주는 관계가 아닐까 싶어. 블랙팬서 주인공의 여친처럼 말야. 로맨스, 물론 중요하지. 그러나 그건 조미료 같은 거야. 물론 조미료가 아닌 심심함을 겪고 났을 때 생기는 달콤함도 있지만. 누구에게 잘해 주고 못해주고, 챙겨주고 못챙겨주고. 그런 밀당의 관계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 사람이 자기 삶의 중심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걸 말하는 거야. 그 과정에서 트라우마의 심리적, 생리적 재현이라는 과정도 물론 겪어야 하지만. 은근하게 겪는 게 좋겠지? 사랑의 연금술에서는.

블랙팬서가 아이언맨과 다른 점은 소아적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지 않다는 거야. 아이언맨은 정말 소아적이지. 자기 중심적이야. 자기 자존심과 자기 잘난 맛에 영웅질 하는 거지. 그런데 블랙팬서는 슬픈 눈을 가진 전사잖아. 우리에게는 그런 왕의 원형들이 있어. 아들에서 왕으로는 그런 원형을 자기화하는데 필요한 마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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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블랙펜서 안봤는데 꼭봐야 겠어요

^^ 감사합니다~ 추천드립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나 모두 자신의 희망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던 한 사람이었을 뿐임을 깨닫게 되는 때가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순간인 것 같아. 말한 것처럼 자신도 인간이 되는 거지.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표현도 좋다.

자기 영토의 왕으로서 스스로 살아가되, 사회적 책임을 지는 단계로까지 나아가야 진짜 왕이 되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해.

연인이 이런 과정에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말도 공감이 되고. 커플은 잘 하면 둘 다 자기 삶의 왕이 되도록 촉진하는 관계가 되는 거고 못 하면 오히려 유아독존적인 나로의 퇴행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함축적이면서도 간명한 글 잘 읽었어.

읽어주고 공감해줘서 고마워~ 왕으로서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래.

블랙팬서 안봤는데...볼까?

응 추천해~~

블랙팬서 저도 재미있게봤어요... 전 보면서 정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상을 해봤네요... 저도 왕의 여친이 정말 멋지더라고요~~~아들이 가지는 아버지에 대한 심리 잘 읽고 갑니다!!

네 아마도 어딘가 그런 나라가 있겠죠? ^^

아~ 정말 설명이 맞는 것 같아요, 아이언맨은 소아적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는 요소들이 너무 다분한 영화지요.

네~~ 그래서 재밌기도 하지만 그래서 유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