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디자인] 키르케의 마법

in kr-gazua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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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키르케가 사는 섬으로 가. 이 여인은 약초에 능했으며 풍미에 능했어. 그녀는 자기 집으로 남자들을 초대하고 성찬을 대접하지. 그리고는 그들이 먹고 마실때 그들과 건드려서(접촉하여) 돼지로 변하게 만들어. 돼지는 후각이 발달된 동물이지. 이성에 사로잡혀 있던 그들은 그들이 무시한 후각을 가진 동물이 되는 거야.

사실 그리스인들에게 있어 후각은 저렴한 감각이었어. 후각은 통일될 수 없는 감각이었기 때문이야. 즉 어떤 사람에게 좋은 향이 어떤 사람에게는 좋지 않는 향이 될 수 있어. 유전적인 이유야. 예를 들어 어떤 이성에게 좋은 향이 난다는 건, 그(녀)가 자신과 다른 면역질서를 갖고 있기 때문이야. 이때 그(녀)의 페르몬은 좋은 향이 나지. 면역정보가 다른 짝끼리 만나야 자식의 면역력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야.

그러나 이 감각은 통일성이 없었지. 그래서 무시했던 거야. 동물의 감각이라고.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극복해야 하는 감각이라고. 이성의 화신 오디세우스가 키르케를 제압했듯이. 이렇게 후각을 경시한 바는 미각에서도 이어져. 우리에게 쉽게 연상되는 미각은 아마 혀지도일거야. 혀의 앞은 단맛, 뒤는 쓴 맛 뭐 이런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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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미감의 시각화지. 사실은 전혀 이렇지 않거든. 혀에 있는 각각의 미뢰는 짠맛, 단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을 다 느껴. 각각 다 느끼는 거지. 이렇게 구획되어 있지는 않다는 거야. 더군다나 미감은 후각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많아. 즉 맛은 그냥 혀로 맛보는 게 아니라 음식을 먹기 전의 향과 입안에 넣었을 때 향으로 느끼는 거야. 이를 풍미flavour라고 해.

금요일이네. 금요일에는 좀 동물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그게 진짜 사람이니깐. 킁ㅋ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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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도 경시했다고 보임. 오딧세우스야 말할 것도 없고(키르케의 노래소리), 오르페우스도 그렇고(목소리에 현혹되고, 악기 소리는 여자들의 이성을 잃게 만들어서 결국 죽음 )...오늘은 충전중이라 댓글만 달고 감 ㅋ

ㅎㅎㅎ 맞아 맞아. 청각도 경시된 감각이야. 청각은 시각 보다 더 직접적으로 뇌에 닿거든. 그 흔들림이 싫어던 거겠지.

그냥 간단히 이성 vs 감각이라고 보면 되니깐...

응~~ 신화화된 이성을 탈신화해야지.

근데 그게 20세기까지 계속 이어진거고, 또 이성을 탈피하려는 것도 항상 있었던데다가 이제 꽤나 연식이 되었음. 결국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봄...

연식은 되었는데, 감각이 싱싱한 사람은 드물어. 즉 논의만 되엇던 거지. 머리로만. 실제는 감각이 싱싱해야지.

감각이 싱싱한 걸 표현할 방법은 결국 기존 방법이겠지. 게다가 논리를 갖춘 글로 표현하기에도 한계가 있어서 "예술"로 돌아가는 것 밖에는...

예술로 감각을 표현하는 것. 그렇게 생각해. 그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각자의 삶 속에서 감각의 싱싱함을 표현해야 할 거야.

  ·  7 years ago (edited)

키르케 넘 예쁘넹 누구그림일까?
그리스인들이 여자는 좀 무시했지만
성욕은 무시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여긴듯해

Waterhouse~~~

그리스인이 감각을 너무 무시했구나. 난 감각적이 발달한 사람이 좋던데, 뭐든지 다! 나는 이제 늙어 무감각해지고 있어. 그게 젤로 슬퍼!

응 ~ 늙는다는 건 감각이 무감각해 진다는 거 같아. 요즘엔 어린 아이들도 늙은 감각을 가진 애들이 만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