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이야기 - 힘내라 동기야.

얼마전 인사발령이 있었습니다. 동기가 저와 이녀석 둘인데한명만 승진이 되는 일이 저한테 일어났습니다. 저와 이 동기녀석을 두고 몇몇 선배들이 말씀하시던게 생각납니다.

정OO 팀장 : "ㅋㅋㅋ 단 둘이 동기인데 한명만 승진되면 진짜 난감한뎈ㅋㅋㅋㅋ"
배OO 과장 : "설마. 둘인데 둘이 같이 올려주겠지. 한명만 올려주겠냨 ㅋㅋㅋㅋ "
김OO 차장 : "한명만 되면 둘이 서로 연락하기 힘들거얔ㅋㅋㅋㅋ"

우리 회사의 승진 체계
이렇게 막 웃으며 말했던 선배들의 농담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승진 되었거든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원 → 계장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이런식으로 직위가 올라갑니다. 여러분들 회사도 비슷하겠죠?

물론 계장, 대리는 정해진 연차에 의해 거의 대부분 승진이 됩니다. 물론 간혹 가다 대리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완전 찍히거나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제 때 되면 되는 직위인 것 같고 과장부터가 제대로 된 첫 인사평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동안의 성과, 행실, 평판 등을 종합하고 운칠기삼의 운 칠까지 보태져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과장 이상부터의 승진. (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대기업도 아니고 그냥 중견입니다. 중견! ) 물론 krw 채굴능력 향상되었다는 것과 좋은 평가로 승진된 것은 내심 무척 기분 좋은 일입니다만. 너무 째지게 웃고 다닐수도 없는 노릇은 이번에 떨어진 제 동기녀석이 있기 때문이겠죠. ㅠㅠ

동기가 여러명이 있는 경우에 한 둘이 올라가는 거야 얼마든지 축하해주고 낙심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단 둘이 있는 경우는 정신적으로 타격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비교 대상이 한명밖에 없다면 그만큼 자존심에 상처도 많이 받을 것이고 그동안 동기로서, 한명의 직장동료로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업무에 임해왔는지, 회사에 얼마나 크게 공헌했는지 아는 일인으로서도 그가 얼마나 상심했을지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함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기적인 마음...
저 또한 반대로 이 친구가 올라가고 제가 떨어졌다면 겉으로는 축하한다고 말하며 맨탈을 부여잡기 위해 노력했더라도 엄청나게 상심했을 것입니다. 아마 술을 몇날 몇일을 푸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참 이기적이죠? 동료가 되었을 때 축하를 해줘야 하는데 이런 심보라니.

고질적인 소심한 성격
인사발령을 보고 얼마나 상심했을까요. 주변 선배들도 저에게 축하한다며 한마디씩 건네지만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눈치입니다. 저도 현재는 외부에서 프로젝트 중이지만 곧 본사로 들어가면 만나게 될텐데 어떤 얼굴로 마주해야할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이거 미안하다고 해야하나?'
'미안해할 일은 아닌데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처럼 대하면 되는건가?'
'장난스럽게 놀려야 되는건가?'
'다음번엔 꼭 될거야 라며 위로를 해주어야 되는건가?'

이 놈의 소심한 성격이 어딜가지 않아 어찌 처신을 해야 그녀석에게 좋을지도 고민이 됩니다. 내심 고민고민하다가 이녀석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니가 회사에 기여한 바가 얼마나 큰지 아는데 참 안타깝다. 다음엔 꼭 될거야. 힘내라 동기야."

뭐 실제로는 이렇게 닭살 돋게 말은 못하겠죠. 아마 실제로는 이러지 않을까 싶은데. ㅋㅋ 저도 좋은 성격은 못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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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분이 해주신 좋은 말씀
이번 인사발령과 동기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예전에 XX회사를 졸업(정년)하시고 저희 회사의 고문으로 계셨던 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신게 생각이 납니다. ( 몇년 전에 다시 자기 사업하신다며 떠나셨습니다. )

"회사에 너무 올인하지 마라. 회사에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에 분명 실망할 수 있는 시점이 올 수 있는데 그러지 않기 위해 취미 생활도 하고, 자기계발도 해라."

정말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직장인으로서 어느정도 정점에 스셨던 분이 말씀하시니 더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취미도 계발도 다 회사든 저에게든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이겠죠. 아까도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썼는데 저도 직장생활에 있어서 이 지론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 간혹 기삼으로 올라가시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대단한겁니다. )

하지만 이 말의 뜻처럼 실력 3할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있어도 실력 3할이 없다면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니까요. 암튼 이 땅위에 직장인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으잉? 결론이 이게 뭐냐? 무지몽매하고 우유부단한 녀석 같으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