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괜찮아지는 마음>의 책장을 덮은 느낌은 "참을 수 없는 내용의 가벼움"이다. 49가지의 마음 챙김의 내용은 읽기 쉽고 짧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쉬워도 너무 쉽지 않은가. 하지만 읽기 쉽다고 좋은 책이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람은 7년 정도 살다 보면 성격이 어느 정도 변한다'라고 한다. 하지만 급한 성격으로 7년을 기다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지침서를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초조하거나 우울하거나 고민에 빠져있는 독자의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검증된 다양한 논문을 바탕으로 마음 챙김에 필요한 핵심을 뽑아 활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담았다고 야심 차게 밝히기도 한다.

"조금은 경박해져도 괜찮다! '자신의 좋은 점'에 주목해본다." p28
"어느 정도 나르시시스트가 되면 정신건강에 좋다"라는 주장은 충분히 공감된다. 현시대가 타인과 어울려 살아야 함을 강조하다 보니 내가 기준이 아니라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기에 급급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적당한 자기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하지만 우울하게 만드는 내용도 보인다. 사실 저자의 의도는 충분히 알지만 세상에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라니. 여태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주문처럼 외우며 위안 삼곤 했는데 저자는 이와 정반대로 '비례한다'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이제부터 로또가 희망인가.

"우리의 고민 중 대부분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5
결과를 기대하지 않거나, '원래부터 스트레스는 받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체념하거나, 일이 잘 안될 수 있으니 적당히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는 식의 조언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거기에 사람 많은 곳에서 하면 창피하니 화장실이나 비상계단 같은 데서 하는 게 좋다는 체조는 솔직히 적응이 안 된다. '이런 걸 조언이라 할 수 있나'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쁘며 '무엇이든 좋니 일단 해본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시도하면 불안해지지 않는다." p175
솔직히 읽는 내내 저자의 주장이 일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심리 특히 자존감에 관한 자기 계발서는 자존감 향상을 위해 스스로를 치켜세우기를 추천한다. 한데 저자는 오히려 너무 허세 떨지 말고 '나는 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라고 생각하길 조언한다. 그래야 자신의 재능이 별것 아니라는 게 '발각' 되어도 상처받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무턱대고 긍정하는 일이 위험하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부정보다도 긍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정설을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해야 더 낙담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충고는 이해하기 힘들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읽는데 이번엔 '모든 것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라'라고 말한다. 이 무슨 말인지. 진짜 쉬워도 너무 쉽게 아무 말이나 막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