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려 다니는 생에 익숙해진 불안은
타인의 선택 속에 앉아 웅크리고 있는 나다
나의 삶이 누군가의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초라한 악몽
나는 꼿꼿이 서서 나로서 생의 모든 순간을 결정하겠다
그로인한 능동적 상처는 고통이 아닌 화려한 탄생이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세상 속에 진정한 삶이 존재하는가?
擇
좁은 울타리에 갇힌 한 마리 양(洋)이 되어 도망 다니며
누군가의 손길에 택하여지는 것이 아닌,
나의 손으로 울타리를 짓고 내 마음을 하나씩 택(擇)하는 삶
- 가려서 선택하다 ‘택’
선택 받는 자가 아닌 선택하는 자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사는가? 그 모든 구차한 상황과 물음을 순식간에 초토화시키는 것은 나의 선택이다. 나의 삶이 누군가의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초라한 악몽. 나는 꼿꼿이 서서 나로서 생의 모든 순간을 결정하겠다. 곳곳에서 밀어닥치는 졸개들의 행렬이 갖가지 술수로 농락하지만 선택하는 자는 순식간에 줄을 끊고 피동의 고뇌착각에서 벗어난다.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것. 불안과 기대망상 속에서 안절부절 하다가 구차한 거미줄에 걸리는 무능의 상태. 과감히 선택하고 질주하여 통쾌한 실패로 능동적 상처를 입으라. 그렇게 찾아오는 상처의 치유는 고통이 아닌 화려한 탄생이다. 모든 것을 나의 의미로 새로 바라보는 것. 이미 결정되어 버린 체계나 기준을 철저히 거부하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세우는 것. 미명의 권력으로 세워진 인간도구의 세상. 구태의 유물세계. 자신의 생을 세상의 요구에 따라 재단하고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인생을 살 것인가, 자신의 선택이 창조하는 선택하는 인생을 살 것인가. 이끌려 다니는 선택은 물질적 생을 추구하지만 주도하는 선택은 정신적 생을 추구한다. 정신적 생은 물질적 생 또한 자연스럽게 이끌어가게 되며 삶의 균형을 조화롭게 만들어낸다.
다양한 지평의 의미들이 숨 쉬고 뛰어노는
불규칙과 무 규정의 언덕에 올라서라 .
익숙해진 불안은 타인의 선택 속에 앉아 웅크린 나이다. 선택이란 무엇인가. 선택을 왜하는가. 선택을 한다는 것은 의미와 가치를 따져서 나에게 더 이득이 되는 것을 취하는 행위다.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 것이 장기적인 인생에서 본다면 나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나쁜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난 후 역으로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선택에서의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을 그 순간에 하나의 조각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내가 능동적 선택을 했다는 그 건강함이 주도적 인간을 만들어가고 주도적 인간이 주체적 생을 창조하게 된다. 인간이 건설한 현대사회는 선택하는 자 보다는 피동적 선택 당함에 순응하는 자를 대량생산한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앉은 권력자가 선택을 하는 자로 군림한다. 선택하는 자가 많아지면 사회는 분산되고 흩어져 질서가 어지러워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질서는 누구를 위한 질서인가.
우리가 왜 능동적 선택을 하는 삶을 추구해야하며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깊게 고민해야한다. 사회는 4차 5차 6차 산업혁명이라 말하며 기술의 발전을 입고 더욱 폭주할 것이며, 우리의 정신은 편리해지고 윤택해진다는 주문에 홀려 모든 생을 사회의 연료로 헌납하게 될 것이다. 편리함에 중독될수록 더욱 그들의 거미줄에 엮이게 되고 선택을 당하는 것을 넘어 일상의 솜털 같은 작은 부분까지도 그들의 관리와 선택에 조정당하는 생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편리해지고 편해진다는 달콤한 중독의 이면에 우리의 정신과 영혼이 어떠한 상태로 중독되고 있는지 심도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더욱 빠르게 변모하는 사회의 시스템과 구조 안에서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지 깊게 들여다 봐야한다.
빠르게 쫒아 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세상 속에 진정한 삶이 존재하는가?
진정한 삶은 나의 선택에 존재한다. 속도에 존재하지도 않고 첨단 기술사회 속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거대한 그들에게 선택받은 나, 단순하고 소박한 일생을 선택한 나. 이 둘 중에 진정한 삶은 어디에서 살아 숨 쉬는가.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아주 오묘하고 복합적인 기분이다. 자연의 섭리처럼 미지의 세계처럼 아주 복잡하고도 신비로운 정서의 자연반응이다. 아홉 가지가 마음에 들더라도 무엇인가 단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인간 심장에 담긴 솔직한 순수. 마음 편하게 살아간다는 것. 그 안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삶의 본 모습을 바라보고 느끼며 삶의 의미를 가슴에 진실로 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단 한 번 살다가는 내 인생전부를 내가 선택하는 오직 단 하나의 올바른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