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즐거운(?) 과학 대회

해마다 학년초가 되면 과학교육부장 선생님은 몇몇 선생님께 전화를 돌린다.

저...선생님, 혹시 과학 탐구대회 하나 맡아서 지도해주실 수 있나요?
_{난 올해 과학교육부장이 아니다}

그런데 사실 과학에 열의를 가진 몇몇 분을 제외하고는 내가 지도하겠소! 라고 나서는 분은 없다. 일과를 마치고 따로 아이들을 지도해야하고, 대회 날에는 주말에 애들 데리고 대회를 가야하니...

그래서...결국 젊은(?) 내게 한 종목이 주어졌다.
그 종목은 바로

기계과학

기계과학이라면 무슨 종목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과학상자라고 하면 다들 알 것이다. 나와 과학상자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클럽활동을 기억하시나요?

예전 국민학교 시절 클럽활동이 있었다. 보통 목요일이나 금요일 5, 6교시 자기 부서로 이동해서 다양한 클럽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역시나 가장 인기 있는 부서는 축구부, 농구부와 같은 채육 종목인데...나 같은 소위 잘 나가는 학생이 아닌 그냥 못 나가는 애들은 언감생심 갈 수 없는 그런 부서.

6학년 때 일찌감치 인기부서들을 포기하고 부서명을 살펴보는데 과학상자부가 있었다. 과학상자? 뭔가 재미있겠군. 그렇게 들어갔다.

그리고 첫 수업 때 알았다. 과학상자를 개인이 사야한다는 것을...그리고 꽤 비싸다는 것을...

없는 형편에 부모님은 과학상자 3호를 사주셨고, 난 멋도 모르고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다. 어쩌다보니 학교 대표로 시대회도 나갔고 수상도 했다.

하지만 그 수상보다 내게 기억에 남는 것은 과학상자를 만들면서 엄청 즐거웠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십여년 후...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해마다(?) 기계과학 지도를 맡게 되었다(맡은 거 아님. 맡게 된 것임.)

기계과학 대표 아이들을 지도할 때면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래서 대회가 끝나면 늘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재미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