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쿡] 레나의 어디까지 먹어봤니?? 002_볼펜으로 라면먹기

in kr-life •  7 years ago 

때는 바야흐로 레나의 첫 직장생활 중.... 당시 레나는 기업교육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 때문에 미국으로 갈 일이 생겼답니다.
샌디에고에 있는 학교에서 몇 차례 수업을 들었는데, 저는 과정의 TA로 따라갔구요.
교육과정 구성원은 주로 금융계와 제조업체에 계신 50대 분들이 많았었어요.

조별과제를 진행하느라 함께 모여 작업하던 중. 유난히 저를 예뻐하셨던 모 은행 상무님께서 간식을 사주시겠다고 하더라구요.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던 우리는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마트로 얼른 가보았답니다.

당시에도 마트털이에 일가견이 있었지만... 일단 조신하게 간식거리 몇 개 사고, 상무님이 특별히 골라주신 아이스크림 한 통 사고 진열대를 돌아나오는데...

어.머.나.
먹음직한 주황색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아이가 눈을 사로잡았으니 그것은 바로바로

저는 외국에 나가서 한식을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꽤 반갑더라구요.
게다가 과정 구성원 분들은 다들 고추장이 없으면 기숙사 카페테리아 식사(일명 학식)가 어려운 분들!
상무님이 통 크게 쏘셔서.. 완전 신나게 김치사발면과 과자들, 그리고 내사랑 아이스크림까지 한아름 안고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머물던 기숙사 방에는 주방시설이 없었고, 학교 카페테리아도 이미 닫은 상황.
어디서도 젓가락을 구할수가 없었답니다.

전체 20여명의 교육생 중 단 한분만 나무젓가락 2개를 챙겨 오셨더라구요.
2개의 나무 젓가락은 4인분의 짧은 나무 젓가락으로 변신...
그걸 또 씻어가며 12분 정도 차례차례 드셨구요.

저랑 제일 친하게 지내시던 모 이사님이 화장실에 다녀와서 슬며시 저의 손에 쥐여주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모나미 1.5.3 볼펜.
하얀 볼펜대가 저를 보며 반짝거리고 있더라구요.

그날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볼펜의 색다른 용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
그 이후 저의 여행 짐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나무젓가락이 들어갑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ㅋㅋㅋㅋ 모나미가 그런용도로도 사용시 가능하군요!!!! ㅋ

아마 발암물질을 냠냠 먹었겠지만..... --;;
평생 한번뿐이니까요. ㅋㅋㅋ
모나미 볼펜을 볼때마다 그때 함께 지냈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헐..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ㅋㅋ 좋은 정보인가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을 정확히 느꼈던 에피소드 였답니다. ^^

볼펜으로 라면 끓여드신 줄 알았어요 ㅎㅎ

젓가락이 없을 땐 나뭇가지라도 꺽어서 먹는다던데 모나미라니...좋네요 ㅋㅋㅋㅋㅋ

ㅋㅋ 밤이 늦지 않았으면 나뭇가지 꺾으러 간다는 분도 있긴 했었어요.
그 학교가.. 밤에 기숙사 부근에 뱀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저희가 막 말렸습니다. ^^

ㅋㅋ. 다 추억이죠
팔로 꾸욱~💕

반갑습니다. ^^
그럼요. 추억이죠. 가끔 그때 그분들 생각 납니다.

모나미의 새로운 용도ㅎㅎ

다신 하고싶지는 않습니다만...ㅋㅋ
당시에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했던건 라면을 먹겠다는 일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다가 흰색 볼펜 가운데로 국물도 쪽 빨아서 마시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상상만으로도 진짜 어메이징한 일상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꺅~ 르캉님의 상상력은 당해낼수가 없어요. ㅋㅋㅋ
그정도까진 아니였고.... 그냥 볼펜을 분해해서 하얀 볼펜대로 면만 건져 먹었지요.
속까지 들어간 국물의 기름기 때문에 볼펜은 장렬히 전사하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