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 날뛰는 개를 잡으려다
여러 사람이 물렸다.
미친개가 짖어대고 물린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뒹굴때
바람이 스산하게 불었다.
탄탄한 그물망을 가지고 한 힘센 남자가 다가와
개를 낚아챘다.
한 소녀가 미친개 앞에 바들바들 떨며 서있다.
개주인이었을까?
화가 난 것도 같고, 무서워 떠난 것도 같았다.
소녀의 양팔과 양다리에는 물린 자국이 여럿있었다.
이 개를 잡을까? 꼬마야?
힘센 남자가 물었다.
소녀는 개를 죽이라고도 살리라고도 하지 못하고
왕구슬만한 눈물만 뚝뚝 흘렸다.
한 여자가 다가와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고
놀란 아이를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
그리고 아주 잔잔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자신의 사랑하던 개가 강아지가
이제는 미쳐 날뛰는 노망난 개가 되었으니
아이의 머릿속에 추억과 공포가 함께 뒤섞인다.
그 개는 분명 처형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던 소녀의 미소를 잊어가는
미친개는 수면제에 취해 깊이 잠들었다.
소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노래를 가만히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