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연애 시즌 2- 이 사람이라면..

in kr-lovelove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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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dabok


썸 시즌

  1. 교회누나
  2. 썸이되기까지
  3. 그것은 썸
  4. 그 사람이 누나라면요


연애 시즌
1. 생각나는 대로 쓰는 추억


이전에 마음의 소리 라는 포스팅에서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선교장학생이 되어 장학금을 받고 후에 병원에서 지정하는 선교지로 의료선교를 나가야한다는 걸 언급한적이 있다.(저의 예전 삶이 궁금하시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습니다. 안잡아갑니다. ) 그래서 웬만하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교제(교회 용어로 연애를 가르킨다.)를 하려고 했다. 내가 선교 나가는 것에 대한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만났던 이전의 남자 친구들(많지 않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안가면 안되냐, 잘 다녀 와라 뭐 이런 반응이었다.
한명이야 교회를 안다니는 사람이었지만 두명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던 사람이라 날 좀 이해해 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걍~ 무늬만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만났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 친구와 교제를 하기 이전에 소모임에서 종종 나는 의료 선교를 나갈 것이다. 그래서 내 삶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신랑은 내가 했던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없었나 보다. 하긴..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룹이 좀 갈리긴 했다. 그래서 난 의료 선교에 대해 남자 친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따로 말한 적이 없었고, 남자친군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귄지 얼마 안되었을 것이다. 1월 26일에 사귀기 시작했다니깐... 한달인가 두달 좀 안되는 때에, 갑자기 병원 선교 복지회에서 이메일이 왔다.
방OO에 있는 병원으로 의료 선교를 갈 수 있겠냐는 메일이었다. 그땐 한참 신앙심으로 불타고 있었을 때라 남자친구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당연히 가겠다 답장을 보내고 나서..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나 방OO에 있는 병원으로 의료 선교가라고 연락 받았어. 가야 할 것 같애.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남자친구가 당연히 내가 가야하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별 생각없이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멘붕에 빠졌던 것.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기 시작했는데... 뽀뽀도 해 놓구선.... 사귄지 며칠이나 됐다고 방OO으로 간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단다.
아무튼 난 그 말을 던져놓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남자친구를 만났다. (남자친구와 나는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수시로 왔다갔다했다.) 난 그새 방OO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나한테 방OO이란 나라에 대해 나한테 브리핑을 하기 시작했다.
인구는 몇이며, 내가 가는 곳은 날씨가 어떻고, 거기에 한국 커뮤니티는 규모가 어떻고 그래서 본인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까지를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아... 이 남자... 뭐지?
새롭다.

그래 그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건 뭐 내가 간다니깐 그렇다치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까지 찾아보는건 뭐지?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자기야.. 같이 가려고?

당연하지. (사귀기 시작하고 며칠 뒤부터 바로 말을 놓고 호칭은 자기야로...)

아... 심쿵.

난 이래 저래 신이 났다. 미국에서 RN 시험에 통과하고, 간호사 해 보겠다고 토플 공부를 하면서 있었으나, 사실 공부보단 교회 생활이 우선이었고 아르바이트가 주가 된 삶을 살고 있어서 시험 점수가 영~ 오르질 않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계속 하고 있던 찰나에 이 막막한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고, 마음의 짐처럼 살면서 내내 날 무겁게 짇누르고 있던 과업을 해결 할 수도 있으며, 더군다나 남자친구까지 든든하게 같이 따라가겠다 나서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이메일이 왔다. 방OO말고, 카OO에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그래서 냉큼 남자친구에게 말했다. 그러곤 다시 저녁에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이번엔 카OO이란 나라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역시 자기가 거기에 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까지 조사를 했다. 내가 가야하는데 나보다 그 나라에 대해 더 열심히 조사하고 나에게 알려주는 모습이라니...

멋진 놈이었다.
그래...
이 사람이라면...
내 남은 생을 같이 살아도 좋겠다...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남자가 지금 내 옆에서....

애들을 다 재워 놓고 게임을 하고 있다. 귀여운 것.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 알게 된 일이지만 신랑은 조사하여 알려주는 병이 있다. 요즘도 나에게 여러가지에 대해 설명과 브리핑을 엄청 해준다. 내가 그다지 관심 없어 하는 것까지도...
다~ 결혼 하려고 그게 멋있어 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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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years ago (edited)

방OO
방배동입니까?
농담이구요, 선교지를 저렇게 표기하는 거 오래간만이네요. 제가 있었던 선교회에선 C국 이런 식으로도 썼는데요. 아무튼 재미있네요.

자려고 하다가 방배동에 빵터져서 댓글에 오래간만에 보팅 날려봅니다. ㅋㅋㅋㅋ

아... 제가 교횔 좀 많이 쉬었나봅니다.. 맞아요.. C국... 그런식으로 표기했었죠. ㅋㅋㅋㅋㅋㅋㅋ 나라명을 다 적을뻔하다가 그건 아닌거 같아서 땡땡을 썼네요. ㅋㅋ

저도 오래 쉬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이 교회 보내야 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전 보내고 싶지 않은데 어째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어머니=교회 전도사, 동생=목사.

저희 아버님도 목사님이십니다. ^^;;
하지만 멀리 계시기도 하고 저희에게 교회 나가는 것에 대해 push하시진 않아요.
오히려 친정 근처에 오니 친정어머니(그냥 집사)가 교회 자꾸 나가야한다고 하셔서 그 맘에 안드는 교회(신랑이 큰 교회를 싫어하는 바람에 저까지 같이 싫어하게 됐네요.)에 애들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 효도하는 셈친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주일에 놀러가는 곳이 있으면 괜찮겠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런데 이상한 교회 교육을 받아올까봐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일호가 한번씩 말할때.. 저건 대체 무슨 멍멍이 같은 소리지? 란 생각이 드는 말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안가고 싶다고 할 땐 안보내고 가고 싶다고 할땐 보냅니다.

으하핫. 저는 오글거려서 남편 만난 비하인드 스토리는 잘 못쓰는데 ㅋㅋㅋ 재밌네요. 보팅 누르고 갑니다, 교회언니님~

ㅋㅋㅋ 저도 원래 이렇게 까지 쓸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전 이제 평생 이남자에게 묶여 살아야하는 팔자가 되었나봅니다. ㅋㅋㅋㅋ

어휴 넘나 달달한 거

이 닦고 주무십시용~ ㅋㅋ

남편분 커엽네요ㅋㅋㅋ 브리핑하는남자

저희 신랑이 좀 커엽습니다.
애교도 종종 부리는데... 때리고 싶을 만큼 커엽습니다. ㅋㅋㅋㅋㅋ

멋지녀석이군요~ 애들 다 재우고도 게임할 체력이 남았다는 데서 가장 멋집니다 하하. 제가 바로 그 무늬만 교회다니는 사람같아요. 어릴 때부터 신앙심이 불타오르다니... 힘들 때만 기도하는 저의 기복신앙은, 우울하니까 밑으로밑으로 가라앉기만 합니다.

아픈대도 본인은 놀아야한다며 앉아서 폰들고 게임하고 있네요.
젊어서 그런건지... 놀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건지...

보통 어릴때 불타오르지 않나요? 나이가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눈에 보이는것도 많고 들리는 것도 많고, 예전에 내가 알던.. 믿던 사실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들을 알게 되면서 혼란스러워 하다가 요즘은 걍 멍~ 한 타임입니다.
믿는것도 사람이 하는건데 기복이 당연히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하나님이 몹쓸(?) 자유 의지를 주셨잖아요. 이렇게 살아보고 저렇게 살아보고 전 그것도 괜찮다고 봐요.

저는 여기와서 첨에 넘 무섭고 그래서 교화를 다녔어요. 초기 3-4년에는 불타올랐던 기억이 나기는 해요. @megaspore님 글에 댓글 다신거 보고 웃었어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를 딱지앉게 들어서 박혀있다는 말. 저도 어릴때 숨수한 마음에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면 아마 지금의 이 시기도 마음에 박히고 머리에 박힌 믿음으로 그러려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하며 지나갈 수 있었지 않겠나 싶어요.

먼저된 자가 나중되고 나중된 자가 먼저되고.. 란 구절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평생에 걸쳐서 도를 닦는게 종교생활이지 않을까요?
기독교던 불교던 그런거 같아요.
느긋하게 보자구요.
우울한 상황이지만 거기서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살아날거예요.
그러고 보니 존버는 어디서나 진리군요.
이러다 존버교 창시해야할듯...^^;;;
저도 아직 제 문제에서 허우적 대고 있지만... 이것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애들을 재우고 게임까지 할 수 있는 그 체력에 반하신건 아닌지 ㅎㅎ
다른 종교이긴 하지만 학생 때는 동아리 회장도 하고 했는데, 어느새 그냥 휴머니스트야~ 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ㅋ

애들을 재우고 게임까지 할 수 있을정도로 아직은 젊나봅니다. ㅎㅎ
젊음에 반한거겠죠?? ㅋㅋ

ㅋㅋㅋㅋ 휴머니스트... 뭐.. 저도 휴머니스트 하렵니다.

멋진놈...이시군요.....
지금은 귀엽게...게임을 하고 계시구요....ㅋㅋㅋㅋㅋㅋ
아..(어제군요...ㅋㅋ)같은시간이라면...지금도 게임을 하고 계신가요..
귀엽게....

  ·  7 years ago (edited)

지금은 게임을 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습니다.
귀엽습니다. ㅋㅋㅋㅋ
연하키우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남편이 있느냐?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meagaspore님 글 참조.)

저는 방이동 할께요~ ㅋㅋ

저도 결혼 전에는 친절하게 설명을 많이 했는데, 십년이 넘어가니 직접 설명대신 찾아보라고..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줬더니 지금은 완전 잘 잡습니다.
남편분 천사이신듯!! ㅋㅋ

아... 천사... 천사 맞죠. 설명하길 즐기는 천사.
저도 다 찾아볼수있고 한데... 굳이굳이 찾아서 설명해줍니다. (이미 알고 있는것도..)
정작 내가 해달라는 건 안해주고...
저희 신랑은 설명 천사인것 같네요. ㅋㅋㅋ

결혼하려고 멋있어보였나보다ㅋㅋㅋ
결혼하고도 왠지 알아서 다 해주실것 같은데요?
리자님은 그시간에 스팀잇으로~ㅋ

결혼 하려고 멋있어보였죠. 만약 연애기간이 길었음..... 아마도 안 멋있어보였을지도....ㅋㅋㅋ
하지만 일을 많이 해주는것 또한 사실이라...
덕분에 스팀잇을 조금 더 할 수있긴 합니다. ㅋㅋㅋ

연애기간이 길었어도 연애 당시에는 아마 계속 멋있었을거에요...ㅋㅋ
리자님 글을 보니..은근 자랑하는 것도 같고...
좋으시겠어요 ㅋㅋㅋ

어머 남편분 브리핑 하는 남자셨네요 ^^
정말 지금도 그러실것 같지만 그때당시 정말 믿음직스러우셨을것 같아요 ^^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