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해 가는 마음 안의 거대한 저수지를
나는 발효시키려 한다.
나는 충분히 썩으면서 살아 왔다.
묵은 관료들은 숙변을 내게 들이부었고
나는 낮은 자로서
치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땅에서 냄새나지 않는 자가 누구인가
수렁 바닥에서 멍든 얼굴이 썩고 있을 때나
흐린 물 위로 떠오를 때에도
나는 침묵했고
그 슬픔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한때 이미 죽었거나
독약 먹이는 세월에 쓸개가 병든 자로서
울부짖음 대신 쓴 거품을 내뿜었을 뿐이다.
문제는 스스로 마음에 뚜껑을 덮고 오물을 거부할수록
오물들이 더 불어났다는 사실이다.
뒤늦게 나는 그 뚜껑이 성긴 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물왕저수지라는 팻말이 내 마음의 한 변두리에 꽂혀 있다.
나는 그 저수지를 가 본 적이 없다.
물왕저수지로 가는 길가의 팻말을 얼핏 보았을 뿐이다.
그 저수지에
물의 법이 물왕의 도가
아직도 순환하고 있기를바란다.
그 저수지에 왕골을 헤치며 다니는 물뱀들이
춤처럼 살아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물과 진흙의 거대한 반죽에서 흰 갈대꽃이 피고
잉어들은 쩝쩝거리고 물오리떼는 날아올라
발효하는 숨결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음을
내 마음에도 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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