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채굴자의 기록]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feat. 이더리움 하드포크)

한 3일 정도 전부터 제가 채굴하는 모네로의 양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전체 해쉬레잇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https://www.coinwarz.com/network-hashrate-charts/monero-network-hashrate-chart

그리고 이건 다른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같은 결과입니다.

https://www.cryptunit.com/coin/XMR

난이도는 해쉬레잇과 거의 같은 경향성을 가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 일단 여기까지 보면,

제 채굴량이 줄어든 것은 요 며칠 사이로 난이도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이며, 이것은 전체 해쉬레잇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요 며칠 사이 채굴자가 늘었다는 얘기겠지요.

그럼 확인을 해 볼까요?
위 2번째로 올린 사이트에는 채굴자의 머릿수와 채굴자 1인의 평균 해쉬레잇도 알려줍니다.

채굴자 인원 추이

평균 채굴 능력 추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단 채굴 인원은 감소 추세입니다. 감소 추세 자체는 놀라울 게 없습니다. 제가 전에 [취미 채굴자의 기록] The Chicken Game에서 썼듯이, 채산성 감소로 채굴을 접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게 작금의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1 채굴자 당 해쉬레잇은 1월 9일부터 이상하리만큼 확연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이 2가지 그래프를 종합해보면, 쉽게 말해서, 저같이 잔챙이 취미 채굴자가 2-3명 그만 둘 때 기업형 전문 채굴자가 1명 추가 유입되었다는 뜻이겠죠. 그것도 정확히 1월 9일 부터요.

최근 채굴 업계에 무슨 일이 있냐 하면... 큰 이슈는 하나밖에 없죠. 바로 이더리움의 하드포크 소식입니다. 아직 정확한 실행 날짜는 안나온걸로 알고 있는데요, 대략 1월 16일 전후가 아닐까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더리움은 모네로와 마찬가지로 ASIC을 냉대하고 GPU를 환대하는 대표적인 코인이죠.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드포크 전후의 혼란한 상황에서 채굴기계가 멈추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더리움 채굴 업자(?)들이 잠시 모네로로 피난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죠.

그럼 증거를 한 번 찾아볼까요?
이더리움의 최근 해쉬레잇 추이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 전체적으로 아주 약간 줄긴 했지만, 별로 두드러지는 특징은 안보이는데요, 그래도 정확한 비교를 위해 정규화(normalizing)을 해보도록 합니다. 무슨말이냐면, 모네로와 이더리움은 알고리즘이 다르므로, 해쉬레잇 숫자를 직접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한 번 변환해서 비교할만한 수치로 바꿔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취한 방법은 같은 그래픽카드 (RX570을 골랐습니다)가 몇 개 필요한 지로 바꾸는 것인데요,

whattomine.com 사이트에 따르면, 같은 RX570 카드 1장으로 이더리움의 알고리즘인 Ethash는 약 27.9MH/s를 뽑아낼 수 있고, 모네로의 CryptoNightV8은 약 730H/s를 뽑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이용하여,
제일 위의 모네로 해쉬레잇은 약 350MH/s에서 500MH/s로 약 150MH/s 정도 늘었습니다.
= 모네로에 RX570 카드가 약 48만개에서 약 68만5천개로 20만 5천개 정도가 늘었습니다.

바로 위의 이더리움 해쉬레잇은 190TH/s에서 184TH/s로 약 6TH/s 정도 줄었습니다.
= 이더리움에 RX570 카드가 681만개에서 659만개로 22만개 정도가 줄었습니다.

우연히도 숫자가 거의 비슷하게 나오네요!

그나저나 이더리움은 확실히 레벨이 다르네요. 모네로에 비하면 채굴에 사용되는 자원이 10배에서 15배 정도 더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이제 다음 문제는 '과연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끝난 후에 모네로로 임시 대피왔던 기업형 채굴자들이 이더리움으로 돌아갈 것인가'겠죠. 안가고 눌러 앉으면 어쩌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