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12]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2017) - 보랏빛 궁전과 무지개로도 채워지지 않는 슬픔

in kr-movie •  7 years ago 

안녕하세요 혀니입니다:)
어제는 <플로리다 프로젝트>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기전 제가 생각한 모든 상상이 깨졌습니다

영화포스터만 보면 아주 밝고 희망찬 영화일 거 같은데,
오히려 짙은 슬픔이 깔리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영화를 왜 이렇게 마케팅한건지... 낚시아닙니까?

영화 리뷰를 쓰다보니 이번에도 스포를 배제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스포 없이 보실 분들은 중간 파트를 생략하고 읽어주세요~!!

어떤 영화인가?


디즈니 랜드 건너편 모텔 '매직 캐슬'.
이곳에 엄마 '핼리'와 '무니'가 하루 벌어
하루먹으며 살고 있다.

매직 캐슬과 주변 모텔들은 무니와 친구들의
놀이터이다.

영화는 무니와 핼리, 그리고 모텔 관리인 '바비(윌렘 데포)'의
시점을 오고가며 매직 캐슬을 비롯한 모텔촌의 하루하루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당연히 풍족한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아이들을 키우기에도 좋지 않은 환경이다.

보랏빛 궁전과 무지개로도 채워지지 않는 슬픔


영화의 주 무대인 매직캐슬은 시종일관 아름답습니다.
마치 보랏빛의 아름다운 궁전 같습니다.

주변 건물들도 너무 이쁩니다. 하나 같이 아름다운
조형물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색감에 취합니다...

영화의 스틸컷, 포스터만 보신 분들도 충분히 느끼실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색감도 아름답고 건물도 너무 이쁘고, 아이들도 사랑스럽고
이거 완전 러블리한 성장 드라마인가보군. 갈등 조금있는

아닙니다... 영화는 지속적으로 슬픔과 사랑스러움이 공존합니다.

먼저 슬픔입니다.
핼리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입니다. 온전한 가정환경은 아니죠.
핼리의 딸인 무니와 함께노는 친구들인 '스쿠티'와 '젠시'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스쿠티 역시 미혼모인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고요. 젠시도 부모님없이
할머니 손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올바른 가정의 통제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매직캐슬의 유명한 말썽꾸러기들이죠.

이들은 모두 하루하루 살기에 급급합니다.

특히 무니의 엄마인 핼리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요.
일자리를 구할 수 조차도 없습니다.

사실 누가 봐도 핼리를 고용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불량한 옷차림과 문신으로 도배된 몸 같은 외관때문도 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른의 느낌이 더 강합니다.
아니 오히려 사춘기 소녀 같습니다

아직 엄마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한 핼리.
보는 내내 아이가 이런 환경에서 자란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고, 아직 준비가 안된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삶을 유지해가는 핼리를
바라보는 것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런 슬픔 사이사이에 사랑스러움도 존재합니다.

앞서 말했던 말썽꾸러기 아이들..
이 아이들이 작정하고 말썽을 피울 때는
정말 감당 불가능입니다.. 한대 쥐어박고 싶은

말썽 피우는 아이들이 밉다가도 어쩔땐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좋지 않은 환경속에서 나쁜 것도 많이 배웠지만
아직 아이로서의 순수함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좋아 죽으며 서로서로 나눠먹고,
모텔이 떠나갈듯 행복하게 웃기도 하고,
아이들다운 솔직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핼리와 무니의 케미도 사랑스럽습니다.

핼리가 엄마로서 부족하고 문제가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깊게 사랑한다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지 방법을 모르고, 본인의 감정 또한 컨트롤이 안될 뿐이죠

핼리와 무니가 함께 노는 순간들, 카트를 끌고 장을 볼 때,
젠시의 생일파티를 같이 열어주고 불꽃놀이를 볼 때
이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슬픔과 사랑스러움이 공존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슬픔이 분위기를 압도하고,

끝으로 향할 수록 강해집니다.

결국 핼리와 무니는 이별을 맞이하게 되죠.
이때 처음으로 무니는 완전한 아이의 모습을 띄게됩니다.

그 전까지는 영악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었는데,
영악함 따위 전혀 없는 솔직하고 순수한 아이가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전까지 취하던 관찰자적 시점을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씨네마틱한 순간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마지막 결말 부분은 아이폰으로 찍었다고 하네요.
역시 아이폰.. 느낌 있습니다.

마지막에 영화가 그나마 우리에게 숨통을 틔워주긴 하지만

영화 전반에 깔린 슬픔은 보랏빛 궁전과 아름다운 무지개로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영화의 배경이 너무 아름다우니
영화가 주는 이야기가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기억하자, '션 베이커'감독


'션 베이커' 감독, 이제 이름 기억해야겠습니다.
일단 영화 색감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구요.
우리가 마치 모텔 거주민이 된 듯,
그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준 연출도 좋았습니다.

결말은 개인적으로 올해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제일 좋았습니다.

소름이 쫙 돋더군요

감독이 평소에 얼마나 세심하게 어려운 계층의 사람들을
관찰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테일적인 부분도 그렇고, 마치 실화 같았어요.

유명한 배우가 나오지 않는 점도 영화의 몰입을 도왔습니다.

영화가 아닌 진짜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윌렘 데포는 유명하죠! 남우 조연상을 못타다니..
남우 조연상도 <쓰리 빌보드>가 가져갔던데, 너무 보고싶네요ㅜㅜ


이상으로 오늘 리뷰도 마치겠습니다.
이것 역시 여운이 강하게 남는 영화였네요.
그리고 생각할 것도 많기 때문에,
아마 저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많은 분들이
더 훌륭한 리뷰를 써주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통 영화를 보고 나면 리뷰를 찾아보고 싶은 영화가
있고 그냥 별로 관심없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전자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전자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리뷰 쓸때 영향 받을까봐 다른 분들의 글은
아직 안 읽고 있는데, 이젠 글을 다 작성했으니
맘 편히 리뷰를 읽으며 영화에 대한 식견을
더 넓히고 싶네요:)

스틸컷 사진의 출처는 전부 '네이버 영화 포토'입니다.

★점
<플로리다 프로젝트> 8/1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팅과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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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전부터 벼르던 영화인데 아카데미 기획전으로 선개봉하는건 이상하게 그때마다 일이 생겨서 놓치고 개봉 이틀만인 오늘에야 봤네요 ㅎㅎ

아카데미 기획전 저도 가려고 했는데, 제가 보고 싶은 영화들은 어쩜 매진이 그리 빨리되는지... 그냥 편하게 개봉하고 보려고 합니다 ㅋㅋㅋ

저도 주말에 한번 봐야할까봐요.
10만 만점에 8점이면 굿이죠?ㅎ

아주 굿입니다:)
인상깊은 영화였네요^^

슬프고 아름다운 영화네요. 결말이 어떤지 너무 궁금해요.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넵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죠 ㅎㅎ 결말은 제가 별 생각 없이 봐서 소름돋았지만, 너무 기대하고 보시면 별 거 없을 수도 있어용:) 기대감을 낮추셔야합니다 ㅎㅎ 급불안..

영화를 정말 좋아하시네요.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하시는것 같습니다.^^
다소 편식하는 저랑은 너무 다르십니다. 멋지세요.^^

  ·  7 years ago (edited)

정통 로맨스 장르는 저도 잘 안보긴 하는데.. 다른 영화들은 골고루 보는 편이긴 합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영화볼건 쌓여있고 새로운건 계속 나오구ㅎㅎ

맞아요... 그래서 저는 죽을 때까지 보고 싶은 영화를 다 못볼 것 같습니다 ㅜㅜ

저도 위 사진보고 색감이 이쁘다...했는데 역시 영화에서도 색감이 계속 이쁜가봐요!! @hisc 님이 올해 영화 중 제일 좋았다면 정말 믿고 볼 수 있는 영화겠어요!!!

그리고...영화리뷰를 @hisc 님보다 잘쓰는 분이...어딨죵?

색감 끝내줍니다 ㅎㅎ 색감은 이쁘지만 영화는 지독하게 슬프네요 ㅜㅜ
ㅋㅋㅋㅋㅋ 저보다 리뷰 잘쓰시는 분들은 차고 넘치지만..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색감이 좋은 영화네요 ㅎㅎ

색감 최고죠. 영화 속 모텔도 그렇고 아이스크림 집이나, 전반적인 건물들이 너무 아름답고 이쁩니다 ㅋㅋㅋ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존버앤캘리 이번편은 왠지 찡함..^^
https://steemit.com/kr/@mmcartoon-kr/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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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프리다' 라는 영화도 색감에 취해서 행복하게 본 기억이 생생해요^^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이 영화도 색감이 정말 아름답지만, 짙은 슬픔이 깔려있어서 ㅎㅎ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하지만 매우 추천합니다:) 에스더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아름다운 영상미와 색감이 내용을 더 슬프게 만드는 것 같아요 ;0

맞아요 ㅜㅜ 영상미와 색감이 아름다운게 역설적으로 이야기를 더 슬프게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ㅜㅜ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꼭 봐야겠어요~

추천합니다 ㅎㅎㅎ 특히 극장에서 보면 더 좋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