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 여행기(신과 함께- 인과 연)

<내가 구매한 영화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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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투브/ 롯데엔터테이먼트>

"나쁜 인간은 없다! 나쁜 상황이 있는거지"마동석이 맡은 성주신이 영화에서 말한 대사이다. 영화 이후에도 계속 머리 속에 맴도는 대사였다. 성주신은 나쁜 인간은 없다고 했다. 환경이 인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영화 속에서 악한 행동을 했던 인물들은 모두 악한 환경을 맞이한다. 1000년 전에 천한 동생의 탁월함과 아버지의 편애라는 환경을 겪은 강림 차사, 1000년 전 공직자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국고를 자의로 쓸 수 밖에 없었던 환경에 처한 혜원맥 차사, 1000년 전 자신을 도와준 이를 죽이려는 자를 검으로 찌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이덕춘 차사, 총기오발로 인한 처벌과 진급 불이익이라는 환경에 쳐한 원 일병과 중위 등

나 역시 악한 환경이 인간을 악하게 만든다는 말에 절반 이상 동의한다. 그러나 이 주장이 본래 인간은 선하다는 논리까지 전개될 수는 없다.생각해보자. 그 악한 환경은 누가 조성했는가? 그 환경 역시 인간이 조성하지 않았는가? 나는 선한 인간이 악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적 전개를 이해할 수 없다. 어떤 논리에서 선함에서 악함이 도출될 수 있는가?

나는 한비자가 진시황제에게 이야기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화목했지만 가난했던 부부가 있었다. 한 날 부부는 하늘에 비단을 많이 내려달라고 빌고 있었는데. 아내가 비단 100필만 내려달라고 빌었다. 이를 들은 남편은 비단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데, 왜 100필만 달라고 비는지 따졌다. 아내는 남편에게 말했다. 100필 이상의 비단이 있다면 당신은 첩을 들일 것입니다...

이 일화로 한비자는 인간의 악함을 이야기했지만, 더 부유해졌으면 하는 남편이나 자신만으로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아내나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아니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졌을 뿐이지, 각 인간의 본성은 선악이 아닌 백지와도 같다. 각자의 입장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악한 선택을 한 인간이 악한 상황을 만들고, 그 악한 상황은 다시 인간에게 악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성주신의 주장을 크게 비판하는 이유는 악한 선택을 한 개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주장은 악함에 대해 인간의 의지와 선택을 배제함으로써 인간이 악한 환경이라는 배경 뒤로 숨을 수 있게 빌미를 제공한다.우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그런 사람과 현상을 여럿 목격했다. 나치정권 하에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유대인을 수송한 자는 국가와 상급자가 시킨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일제강점기시대에 국가와 민족을 배신은 친일파 역시 시대적 상황을 운운하며 자신을 어쩔 수 없었다며 법정에서 변명했다. 더 나아가서 어떤 이들은 자신은 떳떳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행동이다. 추악한 자신을 마주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제시하는 방법은 독서를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나는 독서를 통해 추악한 내면과 마주한다. 악에 흔들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용기이다. 나는 절대 악을 선택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교만한 것이다. 명심하자. 우리는 추악함을 마주할 때만이 아름다움도 마주할 수 있다.

영화는 나쁜 상황 뒤에 숨어 자신의 악행을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쁜 상황을 해결해 가는 인물들의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1편과 같은 감동은 약했지만,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정재가 말한 염라의 정체... 궁금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