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친구와 저는 도무지 회사에서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려 22년만의 솔리드 콘서트, 그것도 센터좌석 티켓이 손에 있었으니까요.
천년같은 하루를 겨우 보내고 도착한 콘서트 현장에 진짜 우리 '오빠들'의 사진을 봤을 때
우린 바로 10대의 우리로 돌아가 챙피한줄도 모르고 인증샷을 찍어대고 너무나 오랜만에
가수를 '오빠'라고 불러보며 난리를 쳐댔죠. ㅋ 그런데 우리 주위에 그런 사람들 뿐이어서
서로 묵언의 '그래그래.이순간을 우리 그냥 즐기자, 부끄러움따위 내려놓고'라며 서로의 민망한
순간을 응원했죠.
제 친구는 콘서트가 시작하자 마자 울기 시작.. 96년 콘서트에서 의자하나 부숴먹은 그 꼬맹이는
애엄마가 되어서 녹록치 않은 22년을 보내고 왔는데, 오빠들은 왜 아직도 멋있냐며, 왜 아직도
춤을 잘추냐며, 왜 아직도 랩을 잘하고, 디제잉까지 하냐며...
'솔리드'의 완전체가 우리에게 왜 이렇게까지 의미가 있냐면. 흑인음악을 영어로만 듣다가
한국어로 그것도 엄청 멋진 교포오빠 세명이..엄청 세련된 흑인음악을 들려주었고.
당시 힙합패션에 심취해서 온동네를 바지로 청소하고 다니던 사춘기 소년,소녀들은 당연히 열광할 수
밖에요... 지금처럼 숫자도 셀 수 없을 정도의 아이돌들이 쏟아져 나온 세대가 아니었으니 그들은
단순히 가수가 아니라 우리의 10대의 그냥 일부였으니까..
아무튼 여전히 멋지고, 세련되었고, 심지어 음악은 더 잘하고, 정말 2시간 내내 22년을 쏟아부으며
이것이 '솔리드'라고 인증해준 오빠들과 너무나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사실 가수를 '오빠'라고 부르며 소리질러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서 그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죠.
그리고 왜 20여년전 들었던 노래들인데 가사가 다 기억나는거죠? 제 머리가 이렇게 좋았나요?
요즘은 내 전화번호도 가끔 잊어버리는데...ㅎㅎ
요즘 아이돌처럼 꽃미모의 칼군무도 좋지만, 뭔가 자연스러운, 말그대로 '스웩'의 끝판왕이었던
'솔리드'의 콘서트는 단순히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현재진행 탑오브더탑 퀄리티의
공연이었어요.
이 글을 읽고 도대체 '솔리드'가 뭐냐 하는 어린 분들이 있으시다면 'into the light' 한번 들어보세요~
맨날 아재들이 회식 후 노래방에서 부르던 '천생연분'을 진짜 라이브로 솔리드 완전체가 부르는 거 들은
제 귀... 너무 기특하네요...
흥분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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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진짜 초 흥분상태였어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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