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당(不知堂)의 17번째 茶 이야기.
한국인들은 명절날이 되면 모두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고속도로가 주차장처럼 되어 거북이들의 대이동이 시작되면 함께 가는 어린 꼬마도 짜증이 나기 마련입니다.
“아빠, 다른 날 가면 안되는거야?”
“안돼. 오늘은 차례를 지내는 날이니까.”
“왜 제사를 차례라고 하는 거야?”
“글쎄... 순서를 지킨다는 뜻일까?”
아이의 질문에 아버지는 갑자기 말문이 막힙니다. 오랜 기간 제사를 지내오면서도 왜 이를 차례(茶禮)라 부르는지 따져 본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차례속의 한자가 ‘차(茶)’이란 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우리 차의 역사를 서기 48년경까지 올라가 가락국에 나타난 허황후 때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때 인도에서 가져온 차씨가 우리 차의 시작이라는 것이지요.
그보다는 신라 흥덕왕 때(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이 차 종자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는 기록을 더 신뢰하기도 합니다.
이러니 서기 750년경에 나타난 육우의 다경(茶經)에 감탄하면서 중국차의 뒤꽁무니를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되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어째서 기원전 2333년 고조선 시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茶의 례법(禮法)에는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이 때 등장되는 차(茶)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우리의 제사 문화를 좀 더 살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네 제사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기제(忌祭)와 천제(天祭)가 있다는 것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천제를 왜 차례(茶禮)라 했는지 알 수없습니다.
차례에 관해 발표된 논문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내용인즉 한반도에 불교(佛敎)가 도입되면서부터 부처님께 차를 올리는 헌다례가 시작되었고, 이것이 일반 백성에게 전해지면서 차례가 시작되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고조선 때는 차(茶)가 없었을 것이니까.
이 주장은 그럴 듯 해 보이기는 하지만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한반도에 불교를 최초로 도입되었던 때가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372년경이고, 450여년이 지난 신라 흥덕완 때(825년) 차 종자(種子)를 들여왔다면, 그 사이에는 무엇으로 차례를 지냈다는 것인지 설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이야기들은 결국 차례속에 나타난 차(茶)란 존재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제사상에 올려지는 제물(祭物)이 잎차(茶)일 것이라는 관점으로 고정시킨다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여 본인은 차(茶)란 글자를 식물의 한 종류(種類)가 아니라, 하늘과 소통을 상징하는 특수 문자(文字)로 보고있습니다. 다시말해 차(茶)라는 한자를 ‘제사지낼 차(茶)’자로 보면 ‘차례(茶禮)’를 제사지내는 예법으로 해석되는 것입니다.
이리되면 제사상(祭祀床)에 술을 올리면서 왜 이를 차례(茶禮)라 말해왔는지 설명이 가능해 지고, 우리 전통차들도 왜 차(茶)라는 이름이 붙여질 수 있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명절에 제사상에 올릴 술을 집집마다 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가양주(家釀酒)라고 했고, 고향에 내려가면 이 술을 맛보기 위해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차례 상에 올리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술을 담았고, 뿐만이 아니라 상에 올릴 다양한 차들도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수많은 전통차들이 탄생했던 것입니다.
이리되면 신농(神農)의 전설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 역시 우리 역사에 나오는 단군(檀君)중의 한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당에 찻잎만이 차(茶)가 될 수 있다고 우기는 것은 중국인이라면 몰라도 웃을 일이지요.
하지만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차(茶)란 글자가 어떻게 제사(祭祀)를 상징하는 문자가 되었는지를 설명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차례의 형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조선의 신화(神話)를 정리해 봅시다.
하늘을 지배하는 환인께서는 자신의 아들 환웅(桓雄)에게 5,000의 무리들을 주어 인간 세상을 다스리도록 명했던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 환웅은 한 여인과 만나 결국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조선(朝鮮)을 건국하여 단군이 되었다는 신화(神話)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제정일치(祭政一致)로 국가체제가 유지되었던 고조선의 통치 질서를 전하고 있는데, 이때 제왕이었던 단군이 어떤 형태로 천제(天祭)를 지냈을까요? 차례(茶禮)의 진실은 이 속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Hi, I just followed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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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거사님! 오랫만에 들어와 좋은 글 통독했습니다.
요즘 암호화폐시장이 아직 제 자릴 못찾아서 스팀잇도 동트기 전의 모습이네요. 조만간 좋은 서상이 비칠거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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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는 차 만드는 시기가 되어
스팀 마실을 게을리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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