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로 간다
어릴 적엔 산으로 갔다
결혼 후에도 산에 좀 다녔지만
아이들이 하나둘 태어나고는 그마저도 잊혀져 버렸다.
한동안은 육아와 일에 이끌려 살았다.
내 존재가 무엇인지 잊혀 가도록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어 나는 지금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아하던 산도 잊혀 버렸고 아무 생각 없이 직장과 집을 오가는 단순 노동자가 되어 있었다.
아 허무한 것.
무엇인가 나를 좀 깨워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낚시.. 바다낚시가 내 속에 가만히 들어왔다.
낚시라 하면 어릴 적부터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 아니 사회 초년까지, 결혼 초까지 민물 낚시에 여가를 할애하고
지낸 시절이 만만치 않다.
아버지께서 낚시하는 놈은 미친놈이다 하는 소리도 들었다..
아버지는 왜 낚시를 그리 싫어하셨을까..
아버진 내가 보아도 농사밖에 모르시던 농사꾼이셨다.
농사꾼이 뭔 낚시야 당연히 낚시하는 놈은 미친놈이지.. ㅋㅋ
웃을 일 아니다 아버진 취미로 고스톱은 치셨어도 낚시는 아니였던 것이다..
나는 물이 좋았다. 그저 흐르는 시냇물, 저수지, 강, 바다 물만 보면 그리 기분이 좋았다 .
그래서 결국 난 이제 민물을 넘어 저 큰 바다로 가야 할 운명인가 보다....
"도다리 쑥국을 꿈꾸며 도다리를 잡으러 왔으나 참 실망스러운 하루였다.
낚싯배는 어선 비스무리하고 낚시 포인트도 어디 어촌 동네 앞에 다 닻을 내리고 계속 죽 때리고 있다.
처음에 두 마리를 낚았으나 이후 거의 입질이 없다.
조금 있으니 선장이 배에서 잡은 고기를 모두 걷어 가더니 전부 회를 친다.
그리고 가리비 등등 잔뜩 준비한 해물로 점심을 차린다.
뭐 점심은 잘 먹은 거 같은데 그 이후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거의 마찬가지..
그걸로 끝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동네는 오전에 잡은 고기는 배에서 모두 먹어 치우고 만다는 것이다.
한 마리라도 집으로 들고 가야 하는 우리 낚시꾼 문화가 아니다.
그냥 생활낚시라 하여 배에서 즐기고 마는 것이다.
헐.... 내 도다리 쑥국 쩝."
집에 갈 때 가락시장 들렸다.. ㅋㅋ